[책] 이방인을 다시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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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독서모임이 있습니다.
이달의 책, 이방인을 이번에 다시 읽었습니다.
오래 오래 전 읽은 느낌과 다릅니다.
그때의 나란 사람과
지금의 나란 사람이 다른 사람이어서인 듯합니다.
1930년대 알제리에 사는 프랑스 사람.
수영을 즐기고, 아랍인을 총으로 쏘았습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 남자 뭐 이렇담. 주인공에대해 불만스러움이 컸습니다.
멋있는 것 같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어 보이고, 잘 이해가 안 되었던 듯합니다.
ㅎㅎㅎ 그렇다고 이제 읽으니 다 이해가 된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다릅니다.
엄마의 나이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틀리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 얼버무리는 거나,
결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하다가, 결혼을 해야겠다고 느낀다는 순간의 묘사라거나…
왜 그런지 알겠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어쩌면 가장 이해되지 않기도 합니다.
가장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게 과연 나일까 의심이 들기도 하니까요.
내 생각으로의 나가 아니라, 내가 한 선택, 행동들이 결국 나를 증명하는 것 아닐까합니다.
그러니 과연 정답이 있긴 할까요.
뫼르소가 냉담하고 별로인 놈 같다고 생각했던 옛날의 제 생각은,
이제 다릅니다.
그 불안한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때로 다소 신경질적인 느낌이 들긴하지만,
뫼르소는 냉담하거나 무감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각의 증폭에 고통받을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가장 결정적 순간이 총격의 순간이었겠죠.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하기 어렵고 알량한 명분조차 없는 살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어울려 살고, 이뻐하며 살기도 하니, 참 사는 게 미스터리하기도 합니다.
1930년대 알제리에 사는 프랑스인에 대해 생각하는
2020년대 한국에 사는 한국인의 생각이 얼마나 감응을 할지 이해가 깊을지 잘 감이 안 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계속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살면서, 세상이 결코 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조금 쓸쓸해져버린 어른들은 누구나, 이방인일테니까요.
님의 댓글
핑크연합님의 댓글의 댓글
다시 읽으니 낯설었습니다.
책이 아니라, 책을 읽었을 때의 그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은 그대로이니까요.
책 소개글에 책을 읽어보겠다는 댓글처럼 고맙고 반가운 글이 또 있을까요.
고맙습니다. ^^
란초님의 댓글
요즘에는 책들이 표지가 화려해서 눈이 가는데
예전 책들은 이방인처럼 다들 비슷한 디자인의 책들이 많았던 듯 합니다
오늘 알뜰폰 신청하면서 밀리의서재를 재 신청할 예정입니다~
거기에 이방인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임, 가족, 단체, 국가, 직장 그 속에서 한명의 나이기를 바래봅니다~
독서모임 단디 하고 오세요~~~
핑크연합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