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곡] Wolfgang Amadeus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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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onJovi입니다. 이번엔 비디오 링크를 앞에 걸었습니다. 읽으시면서 한 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BonJovi가 왠 갑자기 인생곡이 클래식으로 갔을까 의야한 어르시느앙님도 계시겠지만, 이 곡이 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음악 감상이라는 행위를 경험했을 때 제 귀에 울려퍼진 곡이라서 한 번 그 때의 기억을 짧게나마 적어보려고 해요.
아버지는 젊으셨을 때(아마 제 나이보다 훨씬 젊으셨을 무렵이시겠지요.) 휴일이면 신사용 자전거를 타고 여기 저기 다니셨는데, 형은 뒷 자리에, 저는 아버지의 자전거 앞 쪽 프레임에 걸친 조그만 안장에 앉혀서 같이 데리고 여기 저기를 다니곤 하셨어요. 어렸으니 당연히 저는 앞자리에서 산만하게 이런 저런 뭔가를 했고, 아버지는 자전거를 운전하시느라, 제가 설레설레 장난치는 걸 말리시느라 여러가지 고충이 많으셨을겁니다.~ 엄청 장난꾸러기였거든요.~~
어느 날인가 아버지가 뭔가 신기하게 생긴 것을 제 귀에 얹어주셨는데... 그것이 바로.
두둥.~ 가오겔에서도 나왔던 워크맨이라는 물건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어째서 큰 오디오를 풀셋으로 구입하시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아버지도 자전거를 타고 출, 퇴근 하시는 동안 음악감상을 하시기를 원하셨던 것 같아요. 음악이랑 뗄레야 뗄 수 없는 직업에 있으셨으니... 멋진 선택이셨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만, 여튼 어린 제 귀에 덮인 이 요상한 물건을 통해서 뭔가 상당히 감미로운 선율이 귀로 들어오는데,
'어... 이것은 신세계...? 천상의 소리?? 뭐지뭐지?'
산만하던 BonJovi 어린이는 순식간에 경험하지 못했던 소리에 지배되어 그 순간부터 얌전히 귀로는 클라리넷의 선율을 들으며 눈 앞에 펼쳐지는 한가한 오후의 시골 풍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답니다.
2악장을 들을 무렵 귀로 들려오는 클라리넷 선율과 군데군데 보이는 엎질러진 햇살, 벼가 익어가는 논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거대한 색감의 물결, 그 바람에 흩날리는 BonJovi 어린이의 머리를 아버지가 쓰다듬어 주시던 그 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눈부시고 황홀한 즐거움으로 남아있어요.~
글을 적는 동안, 아버지께 화상통화를 연결해서 지금 적고있는 글을 말씀드렸는데, 아버지도 기억이 나시는지 허허허 하고 웃으시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더 많이 만들거라.~"하시네요. 그래서 "아버지. 많이 많이 사랑해요."라고 말씀드렸어요. 다른 때보다 더 애틋한 느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웃어주고, 더 많이 안아주고 보듬으면서 더 열심히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사랑한다고 말씀드려도, 만나뵐때마다 꼭 안아드리고 다독여드려도 항상 애틋하고 생각나는 부모님입니다. 더 많이 사랑해드리고, 더 많이 보듬어드리고 해야겠습니다.
연랑님의 댓글
사진도 많이 찍어두시구요.
영상두요...
전 평소에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는 않았는데도 가시고난 뒤에
뭔가가 달라요. 암튼 좋은 추억 많이 기록하시길..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의식하지 않고 많은 기억을 남기려고 하는데, 가끔은 그런 의미 때문에 혼자서 훌쩍 훌쩍 하게 됩니다.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란초님의 댓글
자전거 하나에 앞뒤로 태우고 조심조심 운전하셨을 아버님이 떠오릅니다.
어디서 들어본 음악이다 했더니
예전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에 나왔던 음악이네요.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베토벤 바이러스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그전엔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밖에 몰랐습니다.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2악장 들으시면 '아!~' 하실수도 있어요.~
colashaker님의 댓글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봅시다.
이젠 나도 아버진데..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와 쌓아올릴 더 아름다운 추억을 위해.~ Salute!!"
비가그치고님의 댓글
BonJovi님의 댓글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앞으로 더 자주 안아드리고, 더 많이 사랑한다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거대하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계셨지만, 이제는 제가 아버지를 꼭 안아드려도 될 정도가 되었네요.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맑은생각님의 댓글
Out of Africa OST가 카세트테이프로 있었네요.
자전거와 워크맨 서사가 너무 아름답네요.
BonJovi님의 댓글의 댓글
비행하는 장면은 확실히 이 음악과 함께 하니 압권이네요.~~~
도미에님의 댓글
든든한 아버지 자전거 앞자리에서 씽씽 달리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선율을 들었으니 정말 귀에 와 콱 박혔을 거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서 더욱 아름답고 감동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