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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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쓸모의쓸모 221.♡.14.17
작성일 2024.08.16 22:07
분류 생활문화
3,193 조회
23 댓글
27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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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글이 마음에 들어서 

친구하고 싶다고 다른 사이트에서
쪽지가 옵니다  

나는 글을 쓴 적이 없는데? 

일단 고맙다고 하니 그 이후로도
안부쪽지가 매일 날아오고
3일쯤 지나자 쪽지가 불편하니
카톡하자고 아이디를 보냅니다  

멀티 프로필로 친구를 추가하니
연예인급 미모의 여성분 사진이 가득.
구글 이미지 검색에 돌려봐도 
같은 이미지는 없습니다.

오호, 치밀한데....

아침에는 출근했냐고 인사가 오고
식사때마다 자기전에 톡이 꾸준히 옵니다. 

와, 진짜 부지런 하다. 

20대  미인이
왜 중년과 친하고 싶어하냐고
대놓고 묻자
자기는 나이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컴플렉스가 있다고 합니다. 

맞춤법도 정확하고 문장도 좋아요. 
자기는 목소리 좋은 사람에게
끌린다며 보이스톡을 걸어옵니다.

여자 목소리도 예쁩니다.
1분 가량 통화. 목소리가 좋다, 
저녁은 먹었냐...이런 칭찬들. 

이제 투자인가 영통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커피 한잔 하자고 해요. 

에헥- 이거 참신한데?

마포에서 저녁에
커피 마시기로 약속을 잡습니다.

이런 대화 중간에 가끔 라방을 한다,
라방 중에는 톡이 늦을 수 있다고 
밑밥을 깔았어요. 

만나기로 한 전날
자기 라방에 구경 오라고 합니다. 


크롬 시크릿 모드로 접속해서
회원가입을 하는데 아무 인증절차가
앖어요.  아이디, 비번, 아무 생년월일 넣으면
가입완료.

여자 방을 찾아서 들어가려고 하니까
코인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아하, 이거구나, 코인 사야하는구나.

여기서 기가 막혀요.
한번 더 수법이 꼬아집니다. 
여자가 자기가 코인 보낼테니까
커피는 제가 사라고 하면서
코인 500만원을 보내요. 

그리고 호들갑을 떱니다.
5000원 보내려고 했는데
실수로 500을 잘못 보냈다, 
어렵게 모은 코인이니
꼭 돌려달라. 

시스템 장애로 라방에는 못들어갑니다.
코인을 여자에게 보내려면 라방에 입장해야 합니다.
코인을돌려줄 방법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고객센터로 챗상담하니까
코인 500만원은 당장 환전이 가능하다면서
계좌번호와 이름을 요구합니다  
카카오뱅크 3333넣어서 
아무 계좌번호랑 이름을 불러주니까
환전해 주겠다며 잠깐 기다리랍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오늘 가입하셨네요.
가입 3일 후부터 환전이 가능하십니다.

이런 상담중에 여자는 계속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봅니다.

시스템 장애로 코인을 돌려줄 수 없다는데요?
환전도 오늘 가입해서 안된다는데요?

징징대기 시작합니다.
오늘 저녁까지 꼭 카드값을 내야한다,
자기가 실수로 보낸건 맞아서 할말이 없다.

듣고 싶은 얘기를 해 줍니다. 

어차피 다음주에 환전된다니까
제가 먼저 보내드릴까요?

오빠! 그래줄 수 있어? 너무 고맙징~
내가 내일 예쁘게 입고 나갈테니까
재밌게 놀장~

계좌번호 받고, 잠깐만 기다려 하고
카톡차단..사이트는 탈퇴메뉴도 없네요.

제가 못생기지 않았고, 나이가 젊었다면
당했을 지도 모릅니다.

연락이 꾸준하고, 매일 새로운 사진이
올라오며, 맞춤법이 정확하고 대화도
살가워요.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만날 약속을 잡아서 기대를 주고
노골적이지 않게 라방으로 유도합니다.
사이트 고객센터는 답변이 번개같고
환전 가능하다를 강조하며 친절합니다.

세*님. 며칠 동안 즐거웠어요.
사진이 너무 예쁘고 우아해서 눈이 호강했어요.
저에게 목소리 좋다, 믿음직 하다,
기대고 싶다고 칭찬해 줘서 고마웠어요. 
건강하세요.


중간중간 캡쳐를 못해서

현실감은 떨어집니다.

다음에는 캡쳐를 꼭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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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3 / 1 페이지

롱숏님의 댓글

작성자 롱숏 (58.♡.148.15)
작성일 08.16 23:35
이야.. 시나리오 진짜 정교하네요....
정말 사악한 자들... 징그럽네요.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3
@롱숏님에게 답글 절대 급하지 않아요. 전체 과정이 일주일 쯤 걸립니다. 정교합니다.

제러스님의 댓글

작성자 제러스 (211.♡.68.133)
작성일 08.17 02:52
저는 베트남녀가 ㅋㅋㅋ 잼께 애인놀이하고 보내줬네요. 영상통화도 했는데 요즘은 딥페이크 영상통화도 되서 조심해야 해요 ㅋㅋ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4
@제러스님에게 답글 영상통화까지는 무서워서 못하겠더라고요...ㅎ

최강후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최강후사 (180.♡.182.102)
작성일 08.17 07:14
잠깐 행복하셨겠어요 제 페북에는 친추와 메세지가 쌓여있네요 ㅎㅎㅎ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5
@최강후사님에게 답글 행복했죠...프사도 수영복..이런게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복이라...예쁘긴 예쁘더라고요...ㅋㅋ

타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타로 (223.♡.55.187)
작성일 08.17 08:28
소재는 바꼈지만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 이군요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6
@타로님에게 답글 전통적인데, 수법이 정교해지고 노골적이지 않아서 감탄했어요.

Realtime님의 댓글

작성자 Realtime (75.♡.158.112)
작성일 08.17 13:35
오 읽으면서 빠져들었네요.
저라면 불나방처럼 걸려들었을듯 합니다 ㅎㅎㅎ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7
@Realtime님에게 답글 로맨스 스캠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으면 걸려들기 십상일 것 같습니다.

awful님의 댓글

작성자 awful (220.♡.209.167)
작성일 08.17 16:17
상대방이 내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시는게 제일 좋긴 합니다
장난친걸 알면, 그쪽에서 대량 배달 주문 전화 등으로 보복하는 경우도 있어서요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8
@awful님에게 답글 저도 그게 걱정이어서 물어보는 말에 사는 곳, 직종 다 엉뚱하게 알려주긴 했는데, 다른 사람 놀리다가 당한다고 앞으로는 그냥 무시하려고요.

humanitas님의 댓글

작성자 humanitas (78.♡.45.236)
작성일 08.17 19:29
저는 저런 것은 무시하고 지나치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궁금함은 있었습니다.
제 궁금함을 해결해 주셨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무쓸모의쓸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무쓸모의쓸모 (58.♡.0.17)
작성일 08.17 21:08
@humanitas님에게 답글 저도 궁금해서 저기까지 진행해 봤습니다. 계좌를 알려달라는 부분에서는 더 못하겠더라고요.

해질무렵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해질무렵 (122.♡.153.5)
작성일 08.18 09:59
세상에 댓가 없는 친절은 없죠.
뭐하러 모르는 20대 아가씨가
중년 아저씨에게 친절을 베풀겠어요.
그런데 시나리오가 생각보다 치밀하네요.

제러스님의 댓글

작성자 제러스 (220.♡.194.27)
작성일 08.18 10:10
저는 중동 파병 국제입양 여군도 왔었어요.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보내줬어요 ㅋㅋㅋ

레인슽릿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레인슽릿 (211.♡.188.149)
작성일 08.18 10:45
저도 로맨스 스캠오면 잠시 영어공부하고 차단해버립니다 ㅋㅋ
덕분에 영어 조금이라도 리마인드시켜줘서 고맙더라고요.

Tolerance님의 댓글

작성자 Tolerance (83.♡.170.88)
작성일 08.19 18:39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담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gift님의 댓글

작성자 gift (180.♡.248.31)
작성일 08.21 21:31
중소기업 사장하고 있는 친구가 비슷한 사기에 걸려서 1억 날렸다고 하더군요.  멀쩡한 친구인데 속아넘어간 것 보면 방법이 치밀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모아범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네모아범 (218.♡.35.6)
작성일 08.23 15:10
@gift님에게 답글 ㅜㅜ...제 친구가 어제 1억천만원 당했네요  ,,,,그나마 내가 뒤에 알고 난리쳐서 거기까지만 당한게 다행.....

힘이필요해님의 댓글

작성자 힘이필요해 (125.♡.77.58)
작성일 08.22 15:30
와 빨려들듯이 읽었습니다. 조심해야 겠네요

nkocuw9sk님의 댓글

작성자 nkocuw9sk (223.♡.149.43)
작성일 08.23 07:5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습니다.

뭔가 멀찍이서 스캠당하는 나와 스캠거는 너를 보고 있는 관점이 좋네요 ㅋㅋ

쓴물단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쓴물단거 (118.♡.246.124)
작성일 09.03 22:43
저뒤에 미모의 아가씨가 아니라 아저씨가 있을거라 생각하니 아찔할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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