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2500km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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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에 출고한 EV3(앞으로 붕삼이로 부르겠습니다)가 벌써2500km를 넘겼네요.
한 번 정리를 하고 넘어가고 싶었는데, 짜투리 시간이 생겨 한번 적어봅니다.
********** 주의 ***********
최근 유튜버들이 촉발시키고 많은 유저들이 참전하고 있는
E-GMP 논란 관련한 댓글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1. 왜 EV3를 골랐나?
사실 올 5월달 까지만해도 차를 바꿀 생각도 돈도 없었습니다...
저희 가족의 소중한 발이 되어준
- 토미 (GM대우 윈스톰) : 2008 년식 / 25만 km
- 똥파리 (푸조 308) : 2014 년식 / 21만 km
두 차량을 별 문제없이 그냥저냥 잘 타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지난 6월 똥파리의 냉각수가 터지며 갑자기 차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 신차는 가끔 굴당에서 올라오는 소식 정도로만 접하고, 전기차는 아직도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여 아무 관심이 없던 저에게.
장진택 기자의 EV3 디자인 리뷰를 유튜브에서 마주하게 됩니다.
오, 디자인 좋고. 크기 적당하고. 성능 무난해 보이고.
만일에 차를 바꾼다면 저녀석으로 하면 딱이겠네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쇼케이스 형식으로 디자인만 보여준거라 주행성능이 어떨지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근데 6월 초 사전계약이 오픈되었고, 저는 고민하다가 6월 말에 10만원을 넣습니다.
뭐 이때까진 푸조가 빨리 회복하고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EV3가 나오면 좋고 안나오면 말고 수준이었어요.
그리고 7월 무렵, 자동차 유튜버들의 시승기가 일제히 올라오고 저도 관심있게 지켜보며
칭찬일색의 내용들에 적잖이 당황을 했습니다.
사실 그때당시만 해도 회생제동이니 원페달이니 이런거 전혀 몰랐고.
전기차 충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 제주도 가도 내연차만 빌려타던 전기차 문외한이었는데
전기차 관련기술들을 너무도 많이 읊어주셨거든요.
그중 주행감각 위주로 내용을 찬찬히 훑어보고, 이정도면 사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8월말까지 푸조는 냉각수에 더해 dpf 관련 문제와 캠샤프트 관련 문제까지 터지는 불운이...
어쩔 수 없이 빨리 차를 받았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담당 딜러분을 쪼아서(?) 9월 초 비오는 새벽 차를 받게 됩니다.
2. 그래서 어떤 옵션으로 얼마주고 샀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에어 롱레인지 + 모니터링 + 드라이브 와이즈 + 빌트인캠
조합으로 구매했습니다.
롱레인지를 고른 이유는.
1년에 2.5만정도 타는 입자에서 스탠다드는 주행거리 대비 충전의 압박이 빨리 올듯 싶어 배제했구요.
에어트림을 간 이유는 2가지 입니다.
B/C 필러등의 유광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쟁반이라고 불리우는 센터콘솔 트레이가 무쓸모처럼 보였습니다.
뭐 개인적인 호불호의 영역이긴 하지만, 헤드램프도 작은 LED들보다는 큰거 3개가 더 좋아보였어요.
금액은 국고 + 경기도 양평의 보조금 1004만원을 받아 3670 정도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출고하고 2500km 타보니, 어스(상위트림)을 가지 않아 후회되는 점이 2가지 있네요.
첫째는 전좌석 파워 세이프티 윈도우가 에어에는 빠집니다. 이거 진짜 빡치는 부분이네요...
둘째는 컨비니언스 옵션을 안넣은게 너무도 후회됩니다. 전기차를 안타봤을때는 V2L은 완전히 무쓸모라 생각했고, 전동트렁크와 디지털키는 있어도 큰 효용을 못느낄꺼라 예상했어요.
근데 V2L은 전기차 타보니 이게 없으면 완전 앙꼬없는 찐빵이네요...ㅠㅠ
3. 그래서 타보니 어때?
3-1. 공간
운전석 공간을 타이트하게 잡고타는지라 뒷좌석 공간이 생각보다 광활합니다.
몰랐는데, 윈스톰이 그렇게 광활해 보였는데 휠베이스가 2700인가? 되더라구요.
2680이면 꽤 탈만하다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희안하게, 조수석 왼발공간이 굉장히 쾌적하게 넓습니다. HVAC인가? 무슨 에어콘 공조모듈을 작게 줄였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조수석에서 어느정도 쩍벌이 가능할 만큼 조수석 거주성이 좋았습니다.
3-2. 인테리어
뭐 배터리가격 빼면 C세그먼트 대중차인데 뭐 얼마나 고급지길 바라겠습니까만.
에어와 비교해 어스는 직물마감부분이 적어서 싼티나는 플라스틱 도배가 더 심하게 느껴집니다.
문짝부분을 손가락으로 두드려보면 정말 통통거리는게 싼티가 줄줄 나긴 합니다.
앰비언트라이트도 없어서(저는 불호의 영역이긴 합니다) 실내가 더 맹숭맹숭합니다.
다만 EV9것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디스플레이는, '아 이 차가 미래차 비슷하구나'라고 느끼게끔 하는 요소이긴 합니다.
그리고 공조장치 관련 물리버튼을 빼놓은건 정말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푸조 타면서 정말 짜증났던게 터치식 공조였거든요.
3-3. 익스테리어
네이버 카페발 가장 낮은 픽률을 자랑하는 스머프색(프로스트블루)을 골랐습니다.
하이글로시 부분이 A필러와 트렁크 유리 하단부만 있어서 관리의 용이성이 개인적으론 맘에들지만
완전 검정이 아닌 B/C 필러부분에서 느껴지는 싼티는 어쩔 수 없겠지요.
뭐 타이어 드레싱제를 발라서 광을 좀 죽여놓으니 볼만은 합니다.
SUV의 냄새도 좀 나구요.
극단적으로 짧은 차쳬길이 대비 휠베이스 때문에 옆모습을 언뜻 보면 차급보다 차가 큰 느낌이 있습니다.
차폭도 좁은 편은 아닌지라.
뭐 완벽하다곤 말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형상이 요즘 최신차같다? 정도 되겠습니다.
3-4. 주행감
유튜버들이 극찬해 마지않던 놀라운(?) 주행감을 정말 기대했습니다.
뭐 차급을 뛰어넘어 그랜저만큼 정숙하다 좋다 좋다 좋다...
네, 좋긴 합니다. 특히 저속에서는 엔진이 없는 전기차인지라 좋지요.
하지만 속도가 세자리수를 넘어가면 그때부턴 노면과 전면에서 꽤나 소리가 들어옵니다.
특히나 바닥소음이...
뭐 이건 차급을 생각하면 어쩔수없구요.
그리고 차가 굉장히 부들부들합니다.
하단에 배터리가 자리잡고 있어 묵직할 줄 알았는데 서스펜션 세팅 자체가 부들부들하더라구요.
그래서 고속주행을 하면 차체가 가라앉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휘청대고 기우뚱댈 정도는 아닙니다.
코너링시 잡아돌려보면 롤을 허용하면서도 쫀쫀하게 돌아나가는 편입니다.
이전 차량인 푸조의 코너링 감각을 참 좋아라하는데.
SUV라는 높이로 인한 불리함을 감안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코너링 성능입니다.
직빨은 뭐 200마력 초반 차량 답습니다.
예전에 얻어타보고 충격받은 모3퍼포의 뒷통수를 헤드레스트에 때리고 붙이는 가속감은 없습니다.
다만 실용영역 내에서는 충분히 답답함 없이 탈만은 합니다.
그리고 회생제동은 처음엔 1로 놓고 탔습니다. 내연차 엔진브레이크랑 제일 비슷하더라구요.
그러다가 AUTO모드를 놓으니 지가 알아서 가감속에 정차까지 해줘서 그걸로 놓고 적응중입니다.
iPedal은 한번도 안써봤네요..
3-5. 승차감.
주행감과 승차감을 따로 넣었는데요.
이 차는 1열과 2열의 승차감 차이가 꽤 큽니다.
1열은, 특히 운전석은 차급대비 좋은 느낌이 확실히 납니다. 차급이 티가 나는건 고속(120이상) 정도입니다.
조수석은 발이 참 편해 한숨 자도 좋을 (중저속) 좋은 승차감입니다.
방지턱도 부드럽지만 절도있게 잘 넘구요.
근데 2열이... 참 승차감이 별로네요.
시트 등판과 하판이 얇은건지 잔진동도 많이 올라오고, 트렁크 쪽에서 소음도 들어오다보니.
장거리 가면 아무리 시트가 뒤로 누워도 편안하진 않겠다 싶습니다.
좌방석 역시 짧아서 오금쪽이 많이 뜨구요.
3-6. 전비
2500km 타면서 차량의 트립컴퓨터에서는 7.4km/kwh라고 표기해 줍니다.
지금까지 한 4.5만원어치 정도 충전했는데, 차 받을 당시 70퍼쯤 찬 상태로 받았어요.
내연차(특히 디젤) 탈때는 몰랐는데, 고속연비가 저속보다 더 않좋다는걸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타다보니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군요.
얼마전 육백마지기를 갔다오며 느꼈는데, 올라갈때도 생각보다는 전기를 많이 안썼고 (토크가 전구간 고르다보니)
내려올때는 아예 브레이크를 안밟고 회생제동 단계만 조정하다보니 미친 전비가 찍히기도 했습니다.
제 주행패턴으로 보니 완충시 600km를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 보여지는데.
이제 날씨가 추워지면 이거보단 확연히 더 떨어지겠다 싶습니다.
이전에 타던 푸조가 마이클 연비기록으로 16.6 정도 나오는데 (2.0 디젤입니다)
대략 1/4 정도의 연료비가 들어가니 연비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충전시설이 급속 50짜리와 완속 7짜리, 벽전원 3.5짜리가 모두 190원 동일한 가격이라 스케줄에 따라 급속도 물리고 완속도 물리고 하고 있는데 큰 불편함이 아직까진 없네요.
4. 결론 (장단점 및 추천)
3천후반의 차량가를 봤을 때 개인적으로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분들께 추천/비추천 드립니다
- 추천 : 애들이 어중간하게 어린 분들 (초등 이상 키운 분들) / 대충 타도 전비가 나쁘지 않으니 관리 신경 안쓰고 저렴하고 조용한 이동수단을 필요로 하는 도심 출퇴근러들
- 비추 : 전기차의 짜릿한 파워를 즐기는 분들 / 고속으로 자주 멀리 다니는 분들 / 애들이 아직 많이 어린 분들 (카시트 유모차 짐가방 등)
이상으로 감상을 마칩니다.
HJayKim님의 댓글
와이프도 경차보다는 크고 너무 크지도 않고 해서 좋아 보인다고...
육일사님의 댓글의 댓글
물론 와이프님이 주로 타시지만요;;
페퍼로니피자님의 댓글
(톨비 할인은 계속 되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