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ders (58.♡.102.215)
2025년 5월 8일 PM 03:10 · 수정됨(05. 17. 08:40)
출산을 앞두고 모유 수유에 관심이 있어서 자료/정보를 조사중이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는 만 35세부터 40세까지 만 5년 동안 두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했습니다.
모유 수유 기간: 큰 아이 만3년, 작은 아이 만 2년 반.
특이사항:
- 큰 아이 생후 6개월 경 큰 수술로 소아중환자실입원 1주일 기간 동안 수유 못하고 유축만 함. 일반병실 입원 기간(3주) 중에는 계속 모유 수유.
- 둘째 임신 중 출혈이 비쳐 큰 아이 2주 정도 단유.
- 둘째 출산 후 초유 기간 1주 정도 둘째만 수유.
(첫째와 둘째가 2년 반 터울이라서 둘째 출산 후 6개월 정도 둘이 함께 젖을 먹는 "나란히 수유" 함.)
모유 수유 성공 여부에 관여하는 요인에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을 꼽으라면 단연 '모자동실'입니다.
모자동실이란 산모가 출산 후 아기와 같은 방에서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태어난 아기들을 한 곳에 모아서 간호사께서 보살펴주시는 '신생아실'과 비교되는 공간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신생아가 울면 일단 기저귀가 젖었는지, 다른 불편한 곳이 있는지 체크해보고 그게 아니면 젖을 물리는데요, 신생아와 엄마가 떨어져있으면 아기의 울음에 엄마가 즉시 반응을 해줄 수 없기 때문에 모자동실을 운영하지 않는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신생아실에서부터 젖병 수유를 병행하게 되기 쉽습니다.
젖병은 엄마 젖에 비해 아기가 적은 힘으로 빨아도 우유가 뿜뿜 잘 나오기 때문에 아기가 젖병에 너무 익숙해져 버리면 엄마 젖은 힘들다고 거부하게 됩니다.
그래서 모유 수유 성공의 첫번째 조건은 엄마가 아기의 배고픔 신호에 즉시 반응해줄 수 있도록, 그리고 젖병을 사용할 만한 기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모자동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모유 수유에 대한 굳은 의지가 있어서 일부러 모자동실을 운영하는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했다고 상상해봅시다.
출산의 감격적인 순간이 지나고 분만실에서 처치가 끝나면 엄마는 먼저 회복실로 올라가게 되고요,
잠시 후에 간호사가 아기를 깨끗이 씻겨서 회복실로 데려다주십니다. 그리고 기저귀 가는 법을 알려주고 가버리시지요.
가버리십니다... ㄷㄷㄷ
그러면 엄마와 아빠, 신생아만 방 안에 덩그러니 남는 거죠.
ㄷㄷㄷ 멘붕이죠.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때는 간호사를 부르면 금방 오셔서 잘 가르쳐주십니다. 너무 겁먹지 않으셔도 돼요.)
그럴 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포유 동물들 다 하는 건데, 나라고 못 할 게 뭔가! 내가 개돼지보다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모자동실을 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산모에게 건강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게 조건입니다. 산모가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들면 신생아까지 돌보기가 어려우니까요. 즉, 산모가 '환자'가 아니라면 모자동실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공적으로 모유수유를 할 수 있습니다.
산모에게 고혈압, 당뇨 등 건강 문제가 없어야 하겠고요, 그리고 '제왕절개'를 하지 않는 게 좋겠죠.
제왕절개를 하면 출산 직전까지 건강하던 산모도 환자가 되거든요. 커다란 절개가 회복되어야하니까요.
산모의 평균 나이가 급격하게 올라갔기 때문에 모유수유 대신 분유를 선택하는 가정이 더 많아지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출산 후 모자동실로 2박3일 산부인과에 입원해있다가 조리원에 가지 않고 바로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정부지원 산후도우미 이모님께서 한달동안 저희 집으로 출퇴근해주셨고요.
모자동실을 운영하지 않는 산부인과에서 퇴원 후 바로 집으로 와서 아이를 보살핀다면 자연스럽게 모자동실 상황이 되지만, 만약 모자동실을 적극 권하지 않고 산모 혼자 충분히 휴식하는 것을 강조하면서 신생아실을 따로 운영하는 조리원으로 입소하게 되면 사실상 젖병수유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짬짬히 시리즈로 이어 쓰겠습니다.
모유 수유에 관해 궁금하신 점 댓글 남겨주시면 늦더라도 꼭 답글남기겠습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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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높이
25.05.09 · 14.♡.12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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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nders
→ 더높이 작성자
25.05.09 · 58.♡.102.215
제왕절개를 하셨음에도 모유 수유를, 그것도 셋이나 그렇게 하셨다니 의지가 정말 대단하십니다. 모자동실과 모유수유는 아빠의 도움과 참여가 정말 중요한데 아빠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생각되네요. 다복하신 가정 이루셔서 행복하시겠습니다^^ -
깜깜딩이
25.05.12 · 210.♡.65.2
모유수유의 제일 큰적은 와이프 어깨+등 통증이더라고요.
첫째는 그래도 2개월 정도 하더니 둘째는 한달만에 뗐습니다.
엄마가 살아야 저도 살기 때문에... - 북
북한산토끼
25.05.13 · 14.♡.173.81
대단하신 것 같아요~ -
우우미
25.05.17 · 73.♡.0.56
미국에서 애기 낳았는데, 애기를 깨끗이 안 씻겨 줍니다. ㅋㅋㅋ
이류를 설명해 주는데 애기 피부에 붙어 있는 것들이 애기 피부에 흡수되는게 더 좋다고 간단하게 피 같은 것들만 대충 닦아서 줍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엄마한테 얹어 주네요.
그러고 바로 수유 전문가가 와서 수유를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더군요. 물론 가르쳐 준다고 바로 되는건 아니라 아내가 엄청 고생했습니다.
딸래미도... 처음 거의 2일동안 제대로 못 먹었다고 응급으로 분유를 바로 먹이더군요. 다행이 혼합으로 해도 아이가 둘 다 잘 먹어줘서 서서히 이유식 할때쯤 분유+이유식으로 넘어 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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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의 힘을 느끼고 있어서 시리즈 기대합니다.
집사람이 제왕절개로 3명을 낳았고, 모자동실하면서 제가 집사람과 아이 돌보았습니다.
집사람이 힘들었지만 집사람도 모유수유를 원해서 잠자고 있으면 제가 아이 자세 잡아서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도 가능은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