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고양이 (223.♡.53.147)
2025년 5월 21일 AM 12:43 · 수정됨(05. 23. 19:35)
안녕하세요. 아기고양이입니다.
지난 2월 22일 토요일 탄핵 촉구 집회를 마치고 귀가하려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던 중 넘어지면서 다쳤고, 그 후에 치료 받고 회복하는 동안의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얼굴 오른쪽이 가장 먼저 땅에 닿은 걸로 기억하는데요. 광대뼈 옆쪽 부위가 1센치 가량 찢어졌는데 여기가 상처가 좀 깊었다고 하고, 콧대 한 군데와 인중 두 군데에 스크래치가 났고, 윗입술 오른쪽 안쪽도 1센치 약간 안 되게 찢어졌고, 윗입술 오른쪽 바깥 쪽(육안으로 보이는 입술)에도 0.5센치 정도의 딱지가 앉았고, 아랫입술 안쪽이 모두 시커멓게 멍이 들었으며, 코뼈 오른쪽은 골절되었고, 오른쪽 무릎에 찰과상도 입었습니다.
평소 쓰던 안경이 안 보여서 십 몇년 전에 쓰던 뿔테 안경을 쓰고 나갔는데 이게 부러지면서 콧대에 스크래치도 내고 코뼈도 부러지게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치만 얼굴로 잘못 넘어지면 안와골절이 오거나 이가 부러지는 일이 많다고 해서 뿔테 안경이 이 정도로 다치고 말도록 절 도와준 거라 여기고 있습니다.

넘어져서 스스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와중에도 쓰레기를 길에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주섬주섬 챙겨왔는데 더이상 쓸 수 없는 지라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보내주었습니다.
막 다쳤을 때 찢어진 각 부위에서 피가 흘렀고, 코뼈가 골절되어 코가 바로 붓고 피가 흐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다 너무 아파서 고개를 들지를 못했고 피가 흐르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지나가시던 행인분들이 무척 감사하게도 저를 일으켜서 앉게 해주시고 피도 닦아주시고 휴지도 손에 쥐어주시고 119 구급차도 불러주셔서 동행했던 초딩 조카와 함께 인근 대학병원으로 실려갈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자유게시판 글에도 적었듯이 병원 수배 하느라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갔고, 주말 저녁에 열상 부위 봉합술을 해주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안 계셔서 CT 와 엑스레이 정도만 찍고, 소독, 주사 등의 처치를 받고 가글액과 항생제 등을 받아서 귀가했고, 다음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외상, 화상 전문병원에서 봉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친 부위가 많은데 글이 긴 관계로 크게 다친 곳 위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광대뼈 옆 근봉합술 받은 곳
봉합은 두 군데를 받았고, 광대뼈 옆 노출된 부위 1센치 가량 꿰맨 부분은 5일 후에 실밥을 뽑고 스테리스트립이라는 테이프를 7일간 붙였습니다. 성형외과 진료는 특이하게? 바르거나 붙이는 연고나 재료들을 모두 환자가 사서 병원에 갖고 다니면서 처치를 받나봅니다. 다음에 올 때 가져오라고 듣고는 봉지째 들고 다녔고, 처치가 다 끝나 연고와 재료들이 모두 집에 남아있는데 다칠 일 없으니? 좀만 갖고 있다 버려야겠죠.
테이프도 떼고 나서 필요한 것으로 흉터 관리를 위해 연고와 잘라서 붙이는 폼(실리콘 시트)을 추천받았는데 병원에서 구매하면 총 20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인터넷으로 사는 게 저렴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1센치 밖에 안되는데 뭐 별 일 있을까 싶어서 연고만 3만원에 구매해서 바르다가 3주가 경과하자 봉합 부위가 울퉁불퉁해지는 게 느껴져서 4주에 접어드는 날부터 폼도 구매해서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붙이니 자외선은 당연히 차단되고, 울퉁불퉁해지는 것도 약간 완화되고 흉터가 약간 옅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인터넷에서 사니 보관함도 주고 자르는 전용가위도 주어서 병원에서 산 것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5x7.5cm짜리 5장을 구매했는데 1장을 다 쓰는데 딱 3주가 걸렸습니다. 현재 3장째 쓰고 있는데 이걸 다 쓰고도 흉터가 계속 남아있다면 이걸 더 사용할 지, 레이저 시술을 받을지 결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3~6개월 정도 관리 후에 안되면 레이저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를 받았습니다.
레이저시술은 당연히 비급여에 실비 보험도 안될텐데 1회에 8만원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1센치 정도의 최소한의 크기여서 그렇고 부위가 넓어지면 비용이 더 올라간다고 했습니다. 아무쪼록 레이저 시술 없이 큰 흉이 지지 않고 나으면 좋겠습니다.
막 다쳤을 때는 통증을 별로 느끼지 못 했고, 코뼈 골절 수술이 끝나고 코쪽의 통증이 가라앉아가면서 이 부위의 통증이 본격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안쪽이 다 안 아물었는지 무심코 웃으면 눈물 나게 아팠어서 한동안 웃참 챌린지를 해야했었지만 5~6주 정도가 지났을 때는 살짝 뻐근하고 불편감이 들 뿐, 눈물까지는 안 날 정도로 많이 좋아졌고 7주차정도부터는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2. 입술
입술 안쪽은 녹는 실로 꿰매주셔서 4~6주 정도 걸려서 모두 녹거나 뽑혔습니다.

봉합 7주차가 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입술에서 나온 실밥을 기념으로 찍어보았습니다.
실은 다 녹았지만 아직도 입술에 이물감과 통증이 있고, 윗니도 여전히 아파서 앞니로 무언가를 베어먹는 것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따가운 느낌이 많이 줄어들어서 앞으로 1~2주 내로(다치고 8주 경과 후에는) 괜찮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라고 7주차에 적다가 작성을 중단하였는데, 석달이 다 되어가는 5월 20일 현재, 마들렌이나 바나나 같이 부드러운 음식 정도는 아픈 걸 참고 베어물 수 있지만, 아삭한 식감의 사과를 베어문다거나, 뼈에 붙은 고기를 뜯거나 그런 건 아직 못 하는 정도입니다. 립밤을 바르고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비비는 정도의 움직임도 아직 안 됩니다...;; 그래도 오늘 저녁 상추쌈을 먹을 수 있어서 감격했습니다. 지난달 초만 해도 돼지고기를 씹는 것도 버거웠으니까요.
3. 코뼈 골절 수술
구조대원님께서 처음 갔던 응급실 의료진께 저를 인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다쳤고 어디 어디 다쳤는데 코가 부었다고 설명을 해주시니, 간호사쌤이 저를 보자마자 코뼈 골절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CT촬영 결과 정말 그러했고, 다음날 외상,화상 전문병원에서 봉합을 해주신 성형외과 의사쌤 말씀으로도 코뼈 골절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여, 붓기만 가라앉으면 최대한 서두르는 게 좋았지만 3.1절 연휴가 끼고 해서 3월 4일에 코뼈 골절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서 냉찜질을 권유 받았지만 가만 있어도 아픈데 얼굴에 손을 댈 수가 없어서(코뼈가 부러져서인지 코 양 옆으로 멍이 번져있었어요.) 호박즙을 사서 먹었더니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성형외과 수술이나 시술 후에 붓기 가라앉히려고 호박즙을 드시는 분들이 많다고 지인분께서 알려주셔서 사먹었는데 역시 아픈 건 소문을 내는 게 맞나봅니다.^^; 덕분에 냉찜질 없이 붓기 빠진 얼굴로 수술을 받았고, 수술 당일에도, 5주 경과 후에도 씨티를 찍었는데 수술이 잘 되었고 잘 붙어있는 걸로 보인다고 합니다.
코뼈 골절 수술을 받기 전에 수술 후기를 네이버 검색을 통해 찾아보았고, 병원 검색 또한 했었고, 질문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처음 봉합 받은 병원이 너무 멀기 때문이었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 곳에서는 코뼈 수술을 해주지만 봉합 받은 부분 드레싱은 안 해준다셔서 포기했고, 또 다른 한 곳은 입원기간이 5일이라고 해서 포기하고 결국 멀지만 처음 봉합을 해주신 의사쌤께 골절 수술도 받았습니다.
코뼈 골절 수술은 어딜 째거나 하진 않고 코 속에 막대기 같은 걸 넣어서 부러진 부분을 일으켜세우고 코 안에 솜을 24시간 정도 막아두는 걸로 고정이 되게 하느라 코로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입으로 숨을 쉬는 게 가장 힘들다고 설명을 들었고, 다른 분들의 후기도 그러했습니다. '목이 너무 말라서 계속 물을 마시다 보니 화장실도 자주 간다, 생수 500밀리짜리를 여러개 갖고 들어가는 게 좋다, 물을 끼고 누워있다가 목이 마르면 바로 바로 마셔야한다, 입술이 말라서 트기 때문에 립밤을 가져가야한다, 너무 건조해서 힘드니 가습기도 필수다' 하는 내용의 후기를 읽고 립밤은 사갔지만 가습기는 깜빡하고 못 가져가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저는 다른 분들의 후기와는 사뭇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의사쌤도 뭐 아주 오래 걸리거나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통증이 심해서 마취가 필요하고, 무통 주사를 보통 맞는다고 하셨고, 후기에서도 무통 주사 덕분에 아주 많이 아프지는 않고 수영하다 코에 물 들어갔을 때 찡한 정도로 아팠다고 해서 아프긴 아프겠지만, 죽을 만큼 아플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무통 주사가 제겐 전혀 안 맞더라구요.;; 11만원이나 하는 건데 어지럽고 메스껍기만 할 뿐 효과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의식이 생긴 후로는 바로 막아버렸고 금식 기간이 끝나고 저녁으로 죽이 나왔는데 배고픔, 목마름 이런 걸 전혀 못 느낄 정도로 너무 심하게 아파서 죽은 커녕 물도 못 마시고 눈도 못 뜨고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고 있었습니다.
수술이 잘 됐는지 봐야 한다고 씨티를 찍으러 가야한댔는데 너무 아파서 몸을 제대로 가누질 못하다가 간호사가 좀 보채서 꾸역꾸역 갔더니 혈압이 떨어져서 어지러워서 간호조무사쌤이 오셔서 휠체어에 태워서 병실에 다시 데려가주셨구요.;; 간호간병통합 병동이라 혼자 들어갔는데 만약 가족의 간병을 받아야했다면 몹시 부담스러웠을 것 같고, 조무사쌤들이 무척 친절하고 잘 해주셔서 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끙끙 앓고 있던 저녁 어느 때에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분이 제게 오셔서 본인께서 한달 넘게 입원해 계시면서 코뼈 골절 수술 환자들을 많이 봤는데 첫날만 힘들어하고 다음날부터는 다 좋아져서 나간다고, 조금만 참고 견디면 된다고 위로해주셔서 그 말씀에 희망을 갖고 겨우 견디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밤에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어느 간호사님이 다른 진통 주사를 원하냐고 물어봐주시고, 예전에 엄마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셨을 때 무통 주사가 안 맞아서 다른 주사를 맞으셨던 게 생각나서 다른 진통 주사를 맞았고, 이게 그나마 '아파서 바로 죽을 것 같지만 않을 정도'의 상태가 되게 해주었는데, 약효가 4시간 간다더니 진짜 3시간 50분이 넘어가면 또 죽을 것처럼 아파서 4시간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서 겨우 버틸 수 있었습니다.
원래 머리만 닿으면 자는 스타일이고 병원에서 간병 하면서도 기절잠을 자고 심지어 위경련이 와도 잠깐 깼다가 다시 잘 정도라서 아파서 못 잘 건 생각을 못 했는데 계속 아파서 잠을 못 자다보니 아기를 낳을 때의 고통이 더 클까, 이게 더 아플까...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다음날 오전에도 몸을 가누기 힘들어서 아침으로 나온 죽도 거의 못 먹었는데 콧속에 있던 솜을 빼고 나니 그나마 좀 살 것 같았습니다. 그치만 솜을 뺄 때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눈에 고여있던 눈물이 막 밖으로 흩뿌려질 정도였어요. ㅠㅠ 의사쌤도 당황하시고 간호사쌤도 제가 유독 힘들어하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너무 아프니 그 순간엔 창피하거나 민망하거나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아픈데다 잠도 못 자고 뭘 먹지도 못하니 기운이 없고 힘들어서 겨우 누워만 있는데도 퇴원 준비하라고, 필요한 서류 목록을 체크해달라고 하셔서, "이 상태로 집에 갈 수 있을까요." 했는데 간호사쌤인지 조무사쌤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누군가가 제게, 집에 가서 쉬라고 하셔서 ㅋㅋㅠㅠ 알겠다고, 근데 좀 천천히 가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동생을 불러다가 짐 가방을 들 기운도 없어서 동생한테 짐도 다 들게 시키고 겨우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솜을 빼고 나니 그때부터 코피가 흐르기 시작해서 거즈를 한 봉지 챙겨주셨고, 양쪽 코에 시커멓게 피딱지가 있어서 여전히 입으로 숨을 쉬어야만 했습니다. 코피가 멎지 않았는데 그냥 누웠다가 피가 뒤로 넘어가서 기침이 나서 퇴원 당일 저녁부터는 의자에 앉아서 잤더니 엉덩이가 아파서 죽겠다가 아예 몸살이 나버렸습니다. 그래서 경사가 있는 쿠션 위에 또 베개를 잔뜩 올려서 기울기가 40도쯤 되도록 해서 누워서 겨우 몇 시간씩 다시 잤고, 허리가 아파서 깨서 앉아있다가 또 다시 좀 누워있는 걸 반복하면서 '아~ 이래서 차병원에서는 5일 입원이구나. 입원 기간이 길만 했구나.'하고 느꼈습니다. 피가 계속 나던 며칠간은 기울기가 조절 가능한 병원 침대가 정말 절실했습니다.
그러다 피는 차츰 진물로 바뀌었고, 2주 정도 지난 후에야 진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코 수술 후에는 코를 풀 수가 없는지라 분비물을 처리하는 게 고역이었는데 진물이 멈추니 크게 귀찮은 일은 없었습니다.
뼈가 붙는 사이에 가장 조심할 건 엎드리는 자세를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수술 받고 2주도 채 되지 않아서 외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빈소에 가서 절도 하지 못하고, 입술을 다친 것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런 게 많이 아쉽습니다. 고인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식사인데 밥을 맛있게 먹지 못하고 죽을 싸가서 먹고;; 전만 잘게 쪼개서 겨우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에휴.
4. 식사 문제와 기타 고충
다치고나서 처음 아침 식사는 꿀물이었고, 입술이 심하게 붓고 입을 벌릴 수 없어서 티스푼으로 꿀물을 겨우 왼쪽 입으로 흘려넣어서 삼켰고, 봉합을 받고 난 후에는 고운 흰죽과 계란찜으로 연명했으며, 며칠 지나서는 감자스프 정도를 먹을 수 있었고, 또 며칠 지나서는 토마토 스튜에 들어간 닭고기를 잘게 쪼개서 겨우 우물우물 씹을 수 있었습니다.
5~6주 이상 지난 후에야 일반 숟가락으로 밥을 국에 말아서 먹을 수 있었고, 그 전까지는 비비고 소고기죽, 폰타나 감자 스프와 토마토 스튜, 두유, 연두부, 계란찜, 환자들이 먹는 완자 등을 계속 작은 티스푼과 과일 포크로 먹었고, 부드러운 카스테라도 손으로 잘게 찢어서 먹으며 지냈습니다. 입원 첫날 식사에 핫도그가 나왔던 게 자꾸 생각나서 핫도그를 먹었다가 제대로 씹지 못해서였는지 얹혀서 한두끼 굶고 내과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2~3주 이상 지냈을 때쯤 얼굴이 완전 해골 수준으로 너무 말라서 식구들도 깜짝 놀랄 정도였고, 갈비뼈가 막 만져지고 그랬는데 놀랍게도 체중은 3.5킬로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7주 경과한 시점, 밥을 다시 먹은지 2주만에 4킬로가 쪘습니다. ㅋㅋㅋ 그렇다고 얼굴이 회복된 것도 아닌데 바지는 꽉 끼는 걸 보니 배만 나왔나봅니다.ㅠㅠ 다이어트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또 깨달았지요.
참, 코뼈 수술 전후로 제대로 못 먹는 기간이 길었어서인지 항생제 탓이었는지 대변을 꼬박 일주일이나 못 봐서 적잖이 놀랐었는데, 수술 후에 그리고 항생제 먹는 동안에는 꼭 유산균을 챙겨먹어야한다는 걸 몸소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 받은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부작용으로도 내과 신세를 져야했는데 처방 받은 내과 약을 먼저 먹고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먹었어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마지막 2회분은 약 먹는 걸 포기했었습니다. 안 맞는 약을 잘 메모해두었다가 그럴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나중에 약을 먹어야할 때가 온다면 꼭 의사쌤께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치기 전부터 위경련으로 잘 못 먹어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수술 받고 호되게 앓고 기력이 완전히 떨어지니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식은 땀이 나는 등 4주가 지나도록 일상 생활이 버거울 정도였는데 흑염소가 좋다는 얘길 듣고 알아봐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다모앙 직홍게 광고를 보고 흑염소 진액을 먹기 시작했더니 이게 또 제게 잘 맞았는지 며칠 만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줘서 다친 지 5주 되기 직전 짧게나마 집회에도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아프고 힘들었지만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고, 그 다음 주 파면 소식에 또 더 많이 회복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뼈가 잘 붙은 걸로 보여서 더이상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지 않아도 되고,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뼈가 부러진 것이니 온전히 다 회복되려면 3개월 이상까지도 걸린다고 하니 그냥 견디기로 했고, 통증이 다 잡히기 전까지는 안경도 아직 못 쓸 것 같지만 끔찍했던 통증과 꿀물 먹던 순간까지 돌이켜보니 이제 고생도 얼마 안 남았고 좋아질 일만 남아서 너무 좋습니다.(7주차에 작성한 내용이고 석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안경 착용을 못 하고 있지만 이제 잠깐씩은 옆으로 누워서 잘 수 있어서 좋습니다 ㅠㅠ 그동안 천장만 보고 자느라 잠을 깊이 못 자서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 며칠간 입을 아예 벌리질 못해서 연고도 제대로 못 바를 지경에 양치는 커녕 가글도 겨우 했었는데 며칠 지나면서부터 고양이들 칫솔로 어금니 위주로 양치도 살살하고, 또 한 2주 정도 지나서 앞니도 조심스레 살살 닦고, 4~5주 이상 지나니 크게 신경쓰지 않고 양치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이것도 참 좋습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칫솔을 쓰다보니 이제 일반 칫솔이 너무 크고 불편하게 느껴져서 당분간은 그냥 고양이 칫솔(원래는 아기들 칫솔)을 계속 쓰기로 했습니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닦겠다는 각오로 계속 양치를 해볼 생각입니다. ㅋㅋ
또한 막 다쳤을 때 얼굴 상처에 물이 닿으면 안 되어서 머리를 혼자 못 감아서 미용실에 가서 감았는데 한 번에 만오천원이라서 두 번은 못 가고, 집에서 폴딩매트(관절 안 좋은 고양이들이 침대 옆으로 내려올 수 있게 놓아주는, 사실은 사람 아가들 층간소음방지 두꺼운 매트)와 바가지 등을 동원해서 동생이 머리를 감겨주다가 봉합 부위에 실밥을 풀고나서는 스스로 머리를 감을 수 있게 되니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먹는 거, 자는 거, 씻는 거 이런 기본적인 것을 스스로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되어서 한 3~4주는 사소한 일, 작은 일에도 감사하게 여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나았다고 벌써 또 그런 마음이 희미해지지만요. ㅋㅋㅋ
참, 세수도 못했었고 코에는 더더욱 손도 못 댔는데 오일팡행주 세안타올을 따뜻한 물에 적셔서 살살 얼굴을 닦아내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다모앙 덕분에 아픈 와중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병원에서 보니 코뼈 골절 수술은 흔한 거였고, 다른 데도 많이들 다치시던데;; 앙님들께서는 안전사고 유의하시고, 건강하시기만 하길 바라며 긴 글을 마칩니다.
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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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ynbetterlife
25.05.21 · 59.♡.103.12
읽는 내내 고통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게다가 무통주사며 드시는 약들도 안 맞아서 고생이 더했고요. 와중에 흑염소 진액과 오일팡행주 후기라니요 😭🥹 생각보다 부상이 너무 컸고 회복기도 길군요. 삼겹살 상추쌈 드시게 된 것 축하드려요. 회복 중에 외삼촌 상도 겪으시고 다사다난 한 일들 이제 끝나고 좀 편안해지시길 바래요. 집회에 마들렌도 구워서 나눠주신 것도 감사합니다(전 먹어보진 못했지만 더 고생하시는 분들이 받는게 기쁩니다 ㅎㅎ). -
아아기고양이
→ diynbetterlife 작성자
25.05.21 · 223.♡.53.157
흑염소진액 아니었으면 회복에 더 오래 걸렸을 거고, 오일팡 타올 아니었음 얼굴 썩어서 지냈을 거예요. ㅋㅋㅋ 정말 다행이었고, 시간이 오래 지나서 아팠던 기억도 점점 희미해지는데 힘든 시간이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가니 살만해질 때도 오네요. 사는 게 다 그렇겠죠.
다쳐서 집회에 못 다니는 게 마음이 쓰였었는데 파면 후에도 다닐 수 있어서 다행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정치도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믿어요.
거리에서, 광장에서 직접 뵙지는 못 해도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RRebirth
25.05.21 · 116.♡.148.34
에휴.... ㅠㅠ
윤두창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래요...
귀한 마들렌 주실때, 마스크를 쓰고 계셔서
상처들을 못 봤는데 흉은 안 남으셨습니까?
ㅠㅠ
글을 읽으니 얼마나 고생 하셨을까... 하고 조금 공감 해 봅니다. ㅠㅠ -
아아기고양이
→ Rebirth 작성자
25.05.21 · 223.♡.53.112
인중에 약간의 색소 침착이 있고 입술이 아직도 조금은 부어있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봉합 부위는 피부색과 유사한 실리콘 시트를 붙여서 아무도 몰라보는 것 같아요. 맨 얼굴에서는 잘 보여서 아직 시트 붙이고 있는데 남은 거 다 붙일 때까지 점점 더 희미해지면 좋겠어요.
예상을 뛰어넘게 엄청 고생했어서 윤석열 파면되고 더 울었어요. 아주 그냥 오열했어요. ㅋㅋㅋ 그래도 그러고나니 낫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앞으로는 안 다치게 조심조심 다녀야죠.^^ -
RRebirth
→ 아기고양이
25.05.21 · 116.♡.148.34
ㅠㅠ
정말 큰 고생하셨습니다.
수술로 인해
더욱 완벽한 미모?에 가까워 지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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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 Rebirth 작성자
25.05.21 · 223.♡.53.17
부러진 뼈가 붙으면서 골진이라는 끈적한 게 나와서 코뼈가 울퉁불퉁 해졌어요. ㅠㅠ 심하진 않지만 원래 매끈했던 코라서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는데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외모는 원래 별로 관심 없었고, 크게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매우 만족이에요. 큰 고통을 겪고 나니 사소한 것에는 불만을 갖지 않기로 했습니다.^^ - 너
너부리인척하는보노보노
25.05.21 · 223.♡.72.66
아이고… 고생 많으셨어요.
차곡차곡 마저 회복 하셔서 다음번엔 갈비찜 드세요! -
아아기고양이
→ 너부리인척하는보노보노 작성자
25.05.21 · 223.♡.53.112
네, 말끔히 나아서 갈비찜 먹고 싶습니다.^^ -
Nniceosh
25.05.21 · 121.♡.178.225
저도 코 골절 되서 고정술 받았는데요. 말씀하신 것 처럼 안에 어마어마한 솜뭉치 넣고 외부는 캐스크 대용처럼 코 외관을 감싸주더라구요. 물과 음식 고통 적극 공감합니다. 빠른 쾌유 빕니다. -
아아기고양이
→ niceosh 작성자
25.05.21 · 223.♡.54.195
아… niceosh님도 고생하셨겠어요.
저는 코 외관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요. 병원에서 보는 기준으로는 많이 다친 게 아니어서 그랬으려나요.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지나고 딱딱한 것도 드실 수 있게 되었는지요? 쥐포랑 육포가 먹고 싶어서요. ㅋㅋㅋ 한창 아플 때는 못 먹는 게 많으니 평소 안 먹던 것까지 다 먹고 싶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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