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이 (125.♡.128.116)
2025년 10월 18일 PM 06:43 · 수정됨(11. 21. 12:13)
저는 소리를 아예 모르는 것 같진 않은데 이상하게 AB테스트하면 차이를 잘 못느끼고 오래 들어야 알아차리는 편이라서 일주일 사용기는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만 그 동안의 소감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비교대상은 에어팟맥스, 마크레빈슨 N5909입니다.
일주일 정도 듣고 난 후의 결론은 ‘들을만 하다(?)’입니다.
정가 250만원짜리(물론 이 가격에 사진 않았습니다) 헤드폰을 두고 들을만 하다고 하면 뭔 ㄱ소리냐 하시겠지만, 이게 솔리테어T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즉, 단점이 없는 헤드폰과 특별한 장점이 있는 헤드폰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는 후자에 더 끌릴 수 있겠지만, 오래 듣다 보면 전자의 총점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없는걸 있다고 표현할 수 없기에 전자는 묘사할 방법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솔리테어T는 전자, 에어팟맥스는 후자, N5909는 솔리테어쪽에 더 가까운 그 중간이라고 생각되네요.
솔리테어T의 음질 중심의 키워드만 얘기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장점: 답답하지 않다, 중고역이 맑지만 자극적이지는 않다, 정보량이 많다, 악기간 구분감이 좋다
단점: 저음의 에너지감은 다소 부족하다 (양감을 떠나 캬~ 하는 카타르시스가 없음)
에어팟맥스는 개인적으론 저음의 그루브함이 참 좋아서, 일부 전문가들의 혹평(Producer DK 등)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즐기는데에는 충분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맥스를 듣다가 솔리테어를 들으면 갑자기 저음이 실종된 느낌이 들어서 심심하고 도저히 음악을 들을 수 없는 등 일시적으로 적응이 안되는 금단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솔리테어만 계속 들으면 그러한 아쉬움은 많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전대역의 소리가 모두 튀어나오는 그러한 정보량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N5909는 듣자마자 ‘시원하다’, ‘스테이지가 넓다’ 라는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저음은 솔리테어보다도 더 적은 느낌이지만 시원함과 특유의 공간감이 그 아쉬움을 채워주고, 솔리테어 보다도 오히려 심심하다는 느낌은 덜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맥스는 저음의 그루브함, N5909는 시원함과 넓은 스테이징으로 그 특징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솔리테어T의 장점을 말하라고 하면 장황해지고 결론의 초점을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Producer DK의 ‘그냥 좋다’라는 표현에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즉, 정확히 좋은 특징을 말하라고 하면 묻히는 음이 없고, 음의 분리도나 해상도가 좋은 것 같고, 저음도 풍성하진 않지만 단단한 느낌이 오히려 정돈된 느낌을 주며… 어쩌구저쩌구 말이 길어집니다.
하지만 일주일쯤 들은 소감을 정리해본다면 확실히 Hi-Fi적인, 즉, 음원에 담긴 소리를 잘 전달하고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높은 데시벨로 마스터링된 팝을(특히 데시벨 뻥튀기된 K-Pop)들을 들을때는 에어팟이 훨씬 더 좋게 느껴질 수 있지만(어차피 음질을 포기하고 임팩트로 승부를 건 음원들), 클래식이나 재즈에서는 저는 총점은 솔리테어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밴드 음악도 괜찮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밸런스보다 저음을 중요시한다면 솔리테어T는 맞는 선택은 아닐거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는 있습니다.
이건 N5909도 마찬가지이구요, 솔리테어와 함께 N5909는 그루브함 보다는 충실한 사운드 그 자체를 즐길 분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퍼포먼스가 맥스보다는 월등하기 때문에 클래식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솔리테어와 N5909 둘 중에 뭐가 좋냐고 하면 황금귀가 아니라면 성향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객관적인 평가는 N5909가 떨어지는 것 같은데 N5909만의 매력적인 음색이 확실히 있거든요.
추가로 솔리테어T의 기능적인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블루투스 연결, USB-C 유선연결, 아날로그 패시브 연결 외에, HQ모드라는 것이 있다는 점입니다.
HQ모드라는 것은 일반적인 블루투스 헤드폰에 꼬다리DAC을 내장했다고 보시면 되고, 내장 DAC 칩이 아주 고가의 칩은 아니지만, 초하이엔드 오디오 회사인 T+A에서 직접 아날로그단까지 튜닝했다는 점에서 솔리테어의 독보적인 매력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음질은 당연히(?) 블루투스 일반(AAC) -> HQ모드 -> USB-C연결로 갈수록 좋아집니다.
(좋은 헤드폰 앰프에 아날로그로 연결하면 가장 좋다는데 저는 테스트해보지 못했습니다)
리뷰를 보면 ‘와~ 와~’ 하는데 저는 드라마틱한 차이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저 순서로 갈수록 모든 음에 힘이 붙고 저역과 고역 모두 더 명료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더 좋은 것은 맞겠습니다. 하지만, 허걱 할 정도의 차이가 아니기에 특정 모드가 아니면 못듣겠다 이런건 없습니다.
따라서 노캔을 쓸때는 일반 블루투스 모드(HQ는 노캔 안됨), 노캔을 안쓰고 무선으로 들을때는 HQ모드, 오늘따라 고해상도 무손실로 듣고싶다면 그냥 USB-C로 연결하면 되겠습니다.
저는 대부분 HQ모드로 사용하는데, 이게 너무 좋아서라기 보다는 솔리테어의 가장 큰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대신 사용시간은 7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반토막나는데 저는 별 상관은 없습니다.
일주일 정도의 해외 출장이라면 일반 블루투스 모드로 충전 없이 왕복 일정을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됩니다.
(공항이동+비행시간 왕복 30시간, 일과를 마치고 하루 4-5시간 정도 사용 가능)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솔리테어T는 두드러지는 장점을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다 좋고 단점이 적은 헤드폰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정보량이 풍부하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정갈한 균형감 있는 모범적인 Hi-Fi 사운드의 전형이라고 생각되네요.
솔리테어T는 유선헤드폰에서 저가형 500만원, 고가형 1000만원, 그리고 헤드폰앰프는 1500만원짜리를 만드는 초하이앤드 오디오 회사의 엔트리(?) 모델로서 T+A의 기술과 음악적 품질과 철학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부분도 큰 장점이니, 그 동안 과장된 사운드에 길들여진 나의 귀에 의존하지 않고 무선헤드폰에서 브랜드와 제품을 믿고 최고의 모범적인 Hi-Fi가 무엇인지 경험하고 싶다면 솔리테어T는 현존 블루투스 헤드폰의 대안이 없는 원탑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두가 칭찬하기에 사고 나서 더 올라갈 곳도 없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B&O의 H100, Dali의 IO-12가 있지만 이 둘은 특정한 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표준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상으로 사용기를 마치겠습니다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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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셀빅아이
25.10.18 · 125.♡.200.218
에어팟맥스도 나름 깔끔한 소리 들려주던데 더 좋다니 상상이 안가네요. :) -
똘똘이
→ 셀빅아이 작성자
25.10.19 · 125.♡.128.116
어차피 정말 예외적인 스페셜 모델들을 제외해도 일반적으로 기천만원짜리 헤드폰까지 있는 영역에서, 백만원 이하의 무선헤드폰은 분명한 한계점은 있죠.
하지만, 저는 에어팟 맥스의 사운드도 매우 좋아하구요, 음질이 좋다고 음악이 즐거운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맥스의 장점을 느낀다면 그냥 즐기면 될 일인 것 같습니다^^
듣다 보면 클래식, 재즈, 그리고 보컬이 중요한(아델 같은) 팝에서는 솔리테어가 확실히 우위를 점하지만, 팝이나 하드락/헤비메탈 영역에서는 맥스가 (음질을 떠나) 오히려 즐거움을 주는 편인 것 같습니다. EDM 같은 장르는 솔리테어가 아예 맞지가 않구요.
또한, 녹음 품질이 안좋은 앨범에서는 저는 대체로 에어팟 맥스가 훨씬 듣기가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앨범들은 90-95db의 볼륨으로 들으며 마스터링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 이상의 볼륨으로 듣는 분들도 많겠지만, 많은 분들이 85db 이하, 저의 경우는 아이폰에서 80db 음량제한을 하며 듣고, 작게 듣는 분들은 75db 이하로 들으실텐데요…
이렇게 작게 듣게 되면 인간의 청각 특성상 고음과 저음은 부족하고 중음만 부각되게 됩니다.
그런데 플랫한 성향의 헤드폰을 이런 음량으로 들으면 중음만 들리고 특히 저음은 쏙 빠진 느낌이 들게 되죠.
솔리테어의 경우 저음이 아쉬울 경우 볼륨을 확 높이면 밸런스가 맞고 심심한 느낌은 없어집니다.
하지만, 에어팟 맥스와 같이 저음이 풍부한 스타일은 낮은 볼륨에서도 저음이 보강되어 있기 때문에 낮은 음량으로 듣는 분들은 오히려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소위 라우드니스 보정이 되어버리는).
말일 길어졌는데, 각 잡고 들으면 솔리테어T가 월등하지만, 편하게 들을때는 에어팟맥스가 음악을 즐기게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팝이나 저음이 둥둥거리는게 좋은 장르를 들을때는 더 그렇습니다 ^^ -
칼칼쓰뎅
→ 똘이
25.11.21 · 124.♡.49.145
하이엔드 지향 헤드폰들의...단점인듯합니다 ㅎㅎ
좀 작게 들을때는 저음이 약해서 맛이 좀 안삽니다.
일반적으로 황금귀? 분들일수록 극저음에 대해 '호'가 줄어든다고 하더라구요.
전 막귀라... hd800s를 저음 둥둥거리게 3-40분 듣고나면 귀가 아파여 ㅋㅋㅋㅋㅋㅋ
저음 맘에 들게 하려면 음압을 세게들어야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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