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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사치, Kröller-Müller 박물관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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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일 AM 07:54 · 수정됨(02. 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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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한 시간 정도 차를 몰고 가면 나오는 Kröller-Müller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이 박물관은 De Hoge Veluwe라는 국립공원안에 있습니다. 일단 정말 충격적인게 이 국립공원의 넓이가 무려 55 제곱 킬로미터인데 이게 Kröller-Müller라는 재벌 부부의 개인 소유였다는 점입니다. 조각공원도 포함한 이 박물관 자체의 부지도 정말 넓은데 이는 전체 국립공원의 크기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부부가 이 부지와 작품을 네덜란드 정부에 전부 기증해서 1930년대 후반부터 박물관을 열었답니다.


부인이 미술에 눈을 뜨게 되고 부인에게 미술품 수집에 대해 조언해주던 사람이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작품세계를 매우 높게 평가했던지라 고흐의 작품을 매우 많이 구입했습니다. 현재 이 박물관이 소유한 고흐 작품만 80-90점으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 고흐 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고흐 작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흐 이외에도 좋은 작품이 많구요.


https://en.wikipedia.org/wiki/De_Hoge_Veluwe_National_Park


이 박물관에 다녀온 이후 심각하게 충격을 받아서 제목을 '궁극의 사치'라고 지었습니다. 



박물관에 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2-3시간을 잡아야 합니다. 환승도 많이 해야 하구요. 이 박물관에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로 가는 것인데 미술관 입장료 이외에 국립공원 입장료도 지불하고 자동차 유료 주차도 예약해야 합니다. 접근성 자체가 안 좋아요. 저는 다행히 현지인 친구가 있어서 차로 아주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정말 하루를 온전히 시간내어 다녀올 가치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에는 산이 아예 없다시피 해서 제 기준으로는 이런 평지가 국립공원이라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보시다시피 건물이 주변 나무에 가려져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건축잡지에 나올법한 건물입니다. 미술관 본관은 매우 단순한 형태입니다. 단층으로 넓게 퍼진 건물이고 유리는 거의 통창으로 되어있습니다. 내부에는 극히 절제된 선과 색상만이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사용된 소재는 고급입니다. 심지어 화장실에 사용된 자재마저도요.


이 유명한 작품이 이 박물관에 있는데 하필 올해 9월까지 일본에서 순회전시된다고 합니다. 고베, 도쿄, 후쿠시마랍니다. (......) 진품을 못보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이라도 찍으라고 이렇게 해놓았습니다.


이런 현대 작품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알프레드 시슬리(Alfred Sisley)의 작품도 있고


누가 봐도 툴르즈-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이죠? 


폴 시냑(Paul Signac)의 그림도 많구요. 점묘화로 시초로 불리는 쇠라(Seurat)의 그림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 박물관이 정말 유명한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고흐의 작품 때문입니다. 고흐의 그림을 정말 말도 안 되게 가까운 거리에서 정밀 관찰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반 고흐 그림 몇 개 올릴게요.








거대한 자연속에서, 자연을 최대한 드러내지만 어딘가에 들어가 자신의 몸을 피하며 인도감을 느끼는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켜주는 건물 속에서 수 많은 예술 작품을 마주하니 그동안 접한 박물관에서 느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진짜 궁극의 사치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꼈어요. 사치라는게 비싼 물건이나 호화로는 장식을 말하는게 아니더군요. 제가 이런 말을 해주니 제게 이 박물관을 추천해준 친구가 정말 좋아했어요. 자기가 바로 이런 느낌을 좋아해서 저를 데려오고 싶었다면서요.



건물 밖에는 광활한 조각 공원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조각까지는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는데 유명한 로댕(Rodin)의 작품이 하나 있는 것은 지도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눈썰미 있으신 분들은 제가 올린 사진 중에 자코메티(Giacometti)의 작품이 있는것을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겨울 평일 오전에 가서 사람들이 거의 없이 비교적 매우 조용한 환경에서 관람을 하다가 (중간에 유치원생들이 대거 몰려오기는 했습니다만...) 갔는데 여기도 주말에는 사람들이 그래도 꽤 찾아오는 편이며 특히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사람들로 붐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붐벼도 암스테르담의 박물관 만큼 붐비기야 하겠습니까. 내부의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당연히 비싸지만 현지 물가에 비교하면 분위기와 질에 비해서는 쌉니다. 제 경험상 최소한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는 미술관에서 파는 음식이 맛있고 가격이 좋습니다.


한국에서 여행을 하시는 앙님들에게는 결코 가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근처에 사시는 분들은 무조건 가보세요.



댓글 (25)

  • 한난나

    한난나 Lv.1

    02.01 · 172.♡.252.25

    고흐의 그림은 언제나 경이롭습니다.
  • PWL⠀

    PWL⠀ Lv.1 → 한난나 작성자

    02.01 · 175.♡.119.153

    살아 생전 주목을 못 받아서 참 안타깝죠. ㅠㅠ
  • 하늘기억

    하늘기억 Lv.1

    02.01 · 112.♡.150.86

    좋은 박물관 소개 감사합니다.
    여행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남들 잘 모르는곳만 알려주셔서 더 좋네요.
  • PWL⠀

    PWL⠀ Lv.1 → 하늘기억 작성자

    02.01 · 175.♡.119.153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다른 분들도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 S

    sltx Lv.1

    02.01 · 49.♡.125.146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 PWL⠀

    PWL⠀ Lv.1 → sltx 작성자

    02.01 · 175.♡.119.153

    감사합니다.
  • 발랄한원자

    발랄한원자 Lv.1

    02.01 · 119.♡.152.116

    우와~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곳입니다.
    눈과 마음이 모두 호강하는 장소일듯 해요.
    여행기 계속 부탁드립니다.
  • PWL⠀

    PWL⠀ Lv.1 → 발랄한원자 작성자

    02.01 · 175.♡.119.153

    눈은 제대로 버렸구요 (제 생전 절대 구현 못할 수준인지라...)
    거기에 있는 동안은 마치 은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 댈러스베이징

    댈러스베이징 Lv.1

    02.01 · 49.♡.25.192

    고흐팬으로서 암스텔담 고흐미술관만 보고, 여길 못간게 아쉬습니다. 담에 꼭 가보고싶어요. 좋은 미술관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PWL⠀

    PWL⠀ Lv.1 → 댈러스베이징 작성자

    02.01 · 175.♡.119.153

    다음에 기회되시면 꼭 가보세요. 고흐의 작품도 좋았지만 자연+건축+예술의 조화에 따른 경험이 정말 황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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