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수 외. 2022.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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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hil2030 221.♡.84.249
작성일 2024.04.12 11:01
분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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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외의 책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을 읽었습니다. 진보 성향의 사회복지학자, 사회학자 등이 모여서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하는지를 주장하는 실천적 지향의 책입니다. 민주당이나 진보성향 정당의 정책개선 방향성에 이 책의 주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거칠게 얘기해서 이 책에서는 "녹색 복지국가"를 대안적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열악한 복지급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생태, 기후위기에도 대응하는 한국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1) 증세를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 2) 주거, 교통, 통신 등의 보편적 기본서비스의 제공, 3) 공공부조 및 사회보험을 가족이 아니라 개인을 중심으로 설계하기, 4)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5) 노사정간 사회적 대화를 통해 위와 같은 전환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분배하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이고 개인을 중심으로 공공부조 및 사회보험을 재편하는 등의 몇몇 대안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의 주장이 한국이 겪고 있는 초저출생의 사회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상대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복지국가의 확대는 정부지출의 확대에 기반하는데, 정부지출은 결국 생산가능인구의 생산력에 의존합니다. 개개인의 생산력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생산가능인구의 절대적인 수 자체가 줄어들면 사회 전체적으로 가용한 자원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섣부르게 증세나 복지서비스의 강화를 했다가 생산가능인구가 극단적으로 줄어들 미래세대의 세금부담과 정부지출이 감당할 수 없을만큼 높아지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사회개혁론자들은 초저출생 시대의 복지재원 문제의 해법을 가장 시급하게 제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태, 녹색 전환도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실현시키기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탄소세 도입 등의 생태적 전환은 한국이 선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럽연합, 중국이 선도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제도를 도입하여 세계시장의 규범으로 자리잡고 난 이후에야 한국에서는 대세를 따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회개혁의 어려움은 차치하더라도 이상향과 방향성은 필요합니다. 그 점에서 이 책의 주장은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출생이라는 인구학적 현상이 복지국가의 확대와 생태적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해법이 없어서 암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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