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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22) (대충 발로 쓰는) 와인을 마시는 법, 즐기는 법, 잘난체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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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아이 172.♡.155.54
작성일 2024.03.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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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작 전에... 사실 이런 글을 쓸 정도로 저는 와인 전문가도 아니고, 소믈리에는 더더군다나 아니며, 그렇다고 맛집에 가서 한 입 먹고 "이 음식은 레몬 쥬스와 허브 솔트가 숨겨진 비법이군요" 라고 이야기 할 만한 궁극의 혀를 갖은 것도 아니고, 향 한 번 맡고서 "이건 어느 맛집의 궁극의 김치찌개군요" 라고 할 정도의 코를 지닌 것도 아닌, 그냥 흔한 애주가(?) 이지요

그래도 나름 와인을 즐길 만큼 마셔봤고, 나름 와인을 즐겼다고 할 정도로 오랫동안 마셔봤고, 흔하게 와인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지요. 뭐, 그래봐야 거의 미국 서부 와인을 주로 마시고, 유럽 상당수의 국가와 호주 와인 등을 마신 정도 이지요. 

뭐, 좀 더 장황하게 설명하자면 그냥 남들보다 조금 더 다양하게 마셔본거 같고 (100종은 확실히 넘었고, 200종은 안될겁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래전부터 마셔본거 같고 (한 10년 정도 된거 같네요), 남들보다 조금 더 와이너리를 자주 가는 편 정도 될겁니다

 

... 라고 시작 전에 자랑질부터 ... Orz (누가 썼는데 재수 없다고 하셔도 할 말 없...)

 

 

아무튼 각설하고...

 

사실 모공에 와인 이야기가 나와서 한 번 쓰려고 했다가 시간이 안되서 못 썼는데 그냥 써봅니다. 대충 발로 쓰는거니,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써보지요

 

 

우선, 와인을 사람들이 왜 어렵다고 하는가 부터 풀고 시작해 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와인을 어렵다고 합니다. 뭐 그리 까다롭게 어째라 저째라 하는건지, 그래봐야 술인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뭐, 맞습니다. 와인도 그냥 술이고, 알콜이 들어간 술이고, 사람들이랑 같이 즐기기 좋은 것이지요.

근데 와인은 다른 술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술인 것도 사실이지요. 그게 와인의 매력이지만 말이지요

 

와인은 한국에서 아직 비싼 술에 속합니다. 마트에서 저렴하게 파는 그래도 좀 먹을만한 수준의 와인 한 병에 2~3만원 수준이지요. 만원대의 와인도 제법 괜찮은게 있다고 하지만, 저는 안마셔봐서리... (한국에 안 살아요;;;)

일단 이런 가격의 문제가 있습니다. 한 병에 2만원이면, 소주 열병 정도 되나요? 맥주는 너댓병은 될테고요

 

와인 한 병이 750ml 이고, 일반적인 레드가 12%의 알콜이니, 소주에 비하면 취할만큼 마시려면 너무 비싸지지요. 가성비가 문제인거지요.

그래서 소주를 털어 넣으면서 취하고자 마시는 분들에게는 "와인 = 비싼 술 = 자랑질"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 뭐, 비싸니까요. 

 

맥주를 드시는 분들은 일반 라거처럼 휙 마실 수 없다고 합니다. 와인잔에 따라서 잔을 돌리네 마네 하고, 감질나게 한 모금 마시면서 숨을 들이키고 어쩌고 저쩌고... 라고 하지요

라거는 차가울 때 한 번에 쭈우우우욱 들이키는 맛인데, 와인은 그런게 없어요. 거기에 준비할 것도 많고요

 

네, 그런 식으로 본다면 와인은 비싼 술이고, 그런 비싼 술이라서 특별한 날 분위기 잡는데 쓰는게 대부분이지요.

 

거기에 와인 마시기는 뭐 그리 복잡한지... 와인 좀 아는 사람이랑 같이 마시면, 잔은 어떻게 잡아라, 잔을 돌려라, 한 모금씩 천천히 마셔라... 뭐 그리 오지랖이 넓은지 말입니다

그래서 비싸고, 복잡하고, 준비해야 할게 많은 와인은, 그리 일반적인 한국인의 술은 아니지요.

 

거기에 뭐 그리 비싼 술이 그리 맛있지도 않지요. 그냥 과일 소주 한 잔 마시면 얼마나 맛있어요? 칵테일도 맛있고 말이지요.

와인은 뭐 한 병에 몇 만원, 아니 몇 십만원에, 맛도 별로에요 -_- 떫고 알콜향도 은근히 강하고 말이지요

 

 

 

 

근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평소 술 마시던 취향대로 와인을 마시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와인은 술 같지 않고, 맛도 없지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와인은 생물이다. 라고요

 

와인은 아주 재미있는 술이지요. 한 병, 한 병이 다르고, 같은 병의 한 잔, 한 잔이 다르고, 같은 잔의 한 모금, 한 모금이 다르지요. 

잘 이해가 안가신다고요? 와인은 김치와 같아서 그렇습니다 ㅎㅎㅎ 김치는 처음 갓 만들었을 때와 익기 시작하는 때와, 익었을 때와, 익은 후와, 너무 익은 후가 다르지요. 하나의 김치로도 다양한 맛을 내주는게 김치지요

와인도 비슷합니다. 와인은 통 안에 있으면서 숙성이 되고, 병 안에서 숙성이 또 되고, 병을 열고 숙성이 또 되고, 잔에 따르면서 숙성이 되고, 잔을 돌리면서 숙성이 되고, 잔을 마시면서 숙성이 되니까요

그렇기에 와인은 마시는 방법이 "특별한" 술이 되어버렸지요

 

근데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와인을 마시는 법이 있다고, 그게 룰은 아니라는 점 입니다.

와인은 사실 편한 술입니다. 미국에서 마실만한 괜찮은 와인의 기준은 20불 정도이며 (한국에서는 4~5만원 정도의 와인들), 저렴하면서 마실만한 수준은 10불 미만으로도 많이 있지요. 같은 싸이즈의 좋은 맥주가 5~8불 정도임을 감안하면, 와인도 그리 비싼 술이 아니지요. 거기에 알콜 도수도 높고요

룰에 따라서 어떤 와인은 이 잔에, 다른 와인은 다른 잔에 마시고, 디켄터에 따라서 에어레이팅을 시키고... 하는 복잡한 단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그냥 일반 유리잔에 따라서 마시기도 하지요. (물론 와인잔과 유리잔의 차이는 큽니다)

꼭 룰에 맞춰서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를 지켜주면, 더 훌륭한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지요

 

 

 

자, 그러면 어쩌면 다들 아는(?) 와인 마시는 법을 이야기 해보지요

 

대부분의 와인 전문 서적에서는 말합니다. "와인을 따른 뒤, 색을 보고, 향을 맡고, 입 안에 한 모금 따른 뒤에 코로 공기를 들이키고 어쩌구 저쩌구..."

근데 사실 와인의 색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ㅅ' 와인 전문가야 색을 좀 볼 필요가 있지만, 솔직히 색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자, 그러면 어떻게 와인을 마셔야 할까요? 

 

식당에서 서버가 와인을 잔에 따라주면, 우선 향을 맡아보세요. 처음 따른 잔은 아직 알콜 향과 다른 향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제 향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첫 잔의 향을 맡는 것은 와인이 부패한 것을 확인하고, 처음의 향을 기억하기 위한게 더 크지요. 

그리고 한 모금을 마셔 봅니다. 아, 이때 한 모금이란, 10~15ml 정도를 의미합니다. 아주 적은 양으로 충분하지요. 그리고 코로 숨을 한 번 들이켜 봅니다. 

이건 두번째 향을 맡기 위한 것이지요. 처음 잔에서 느끼는 향과, 입 안에서 맛을 느끼면서 느끼는 향은 좀 다릅니다. 특히 어느 정도 이상 되는 와인일수록 그렇지요.

 

사실 여기부터가 문제인데, 그 다음은 와인 돌리기, 스월링 때문입니다

스월링은 와인을 공기와 접촉시켜서 산화를 시켜주는 과정 입니다. 사실 산화... 라고 하지만, 그 정도로 와인이 약한게 아니라서 탄닌 (와인의 떫은 맛을 내게 해줍니다) 이 막 다른걸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알콜 등이 증발하고, 와인 안의 각종 성분들이 서로 어울어지게 해주지요. 

이른바 와인이 "피는" 상태로 되게 해줍니다.

 

와인은 생물과 같아서, 최적의 맛을 내는 시기가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어떤 와인은 10년 뒤에 가장 맛있고, 20년 뒤에 가장 맛있고, 나온 직후가 가장 맛있고 하지요.

마치 맥주가 공장에서 나온 직후가 제일 맛있는 것 처럼, 고기가 도축 후 며칠 지난뒤가 맛있는 것 처럼, 와인도 각각의 와인에 따라서 맛있는 시기가 있지요

그리고 스월링은 그 시기를 강제로 단축시켜줍니다

 

사실 그게 문제인데, 스월링을 너무 오래하면 안됩니다 'ㅅ'

마치 장미꽃이 가장 예쁜 시기가 있지만, 그걸 지나면 시들어 버리듯이, 와인도 너무 많이 돌려주면 그 시기를 넘기는 경우가 생기지요.

그래서 스월링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 시기는 와인마다 다르고, 취향마다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걸 알 수 있는건 마시는 사람 밖에 없지요

그래서 그 스월링을 멈춰야 하는 시기를 알려면 좀 공부 아닌 공부도 필요하지요. 즉, 많이 마셔보고, 많이 즐겨보는 수 밖에 없지요

 

문제는 남들 앞에서 잘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으니, 스월링을 하면서 중간중간 향을 맡아보는걸 권합니다

한 10초 정도 흔들고 향 한 번 맡아보고, 그러다가 향이 부드러운 느낌이 나면, 혹은 잘 모르겠으면 한 모금 마셔 봅니다. 첫맛과 전혀 다른 맛을 보여주지요.

그렇게 돌리다가 어느 순간 가장 맛있는 시기가 오지요. 그러면 돌리는 것을 멈추고, 최대한 그 잔을 빨리 비워주세요. 맛있는 시기가 지나면 맛이 없어지니까요

 

 

 

다시 한 번 돌아가서, 와인을 디켄팅 하는 것은 어떤가...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디켄팅은 개인적으로는 추천하는 방법 입니다. 와인을 갓 열고서, 어느 정도 이상의 풍미를 갖추게 하기 위한 기본이지요. 반대로 좀 오래된 와인은 디켄팅 하기 전에 시음을 하고 디켄팅 여부를 따지셔야 할 것 입니다.

디켄팅은 스월링을 좀 더 편하게 병째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디켄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침전물이 있을 경우를 위한 것이지요. 와인, 특히 레드 와인은 포도 껍찔채로 숙성을 시키기에, 레드 와인을 장기보관하면 침전물이 생기기도 합니다. 

침전물이 생긴 와인은 마시기 전 24시간 전에 미리 병을 세워서 침전물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은데, 솔직히 식당에서 마시거나, 마트에서 사오거나 하는 경우는, 세워둘 시간이 없지요. 그래서 디켄팅을 하면서 침전물을 병안에 남기고, 와인만 따르는 것이지요

 

그래서 일부 분들은 와인은 밑바닥 까지 따르면 안되는거다 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침전물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침전물이 없다면 그냥 바닥까지 드셔도 좋아요

 

또 한가지, 디켄팅은 레드 와인, 조금 더 한다면 화이트 와인 까지만 하세요. 분홍색을 내는 로제 와인이나, 샴페인 같이 탄산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 디저트 와인은 디켄팅을 하지 않습니다

화이트 와인 역시 상당히 금방 피기 때문에, 디켄팅 보다는 스월링 정도로 충분하고는 하지요. 특히 캘리포니아 샤도네이라던가, 피노 그리지오 같은 와인은 더 그렇고요.

 

 

 

뭐 마시는거에 이렇게 길게 쓰나... 싶기도 하시겠지만, 결론은 와인은 알콜을 마시는게 아니라, 향과 맛을 즐기는 술이기 때문이지요

마치 비싼 위스키는 음료수에 타먹는게 아니라, 스트레이트 혹은 온더락 (얼음만 넣어서 마시는것) 으로 마시는 것 처럼요. 미즈와리/오유와리 (물에 타서 마시는 것) 으로 마시는 방법도 있지만, 좋은 위스키는 스트레이트가 제일이지요. 위스키 특유의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마셔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따르고 바로바로 마시는게 가장 좋지요

와인도 비슷하게 그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한 방법이 있고, 그 덕분에 되게 어려워진 것이지요. 약간 주객이 전도된거 같지만 말입니다

 

 

 

그러면 와인을 좀 즐기는 방법을 이야기 해보지요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는, 많이 마셔봐야 합니다. 다양하게 말이지요

 

와인은 솔직히 많아도 너무 많지요 -_- 전세계에 유명한 와이너리 (와인 공장) 도 수천가지가 넘고, 각 나라마다 유명한 와인도 다양하고요. 참고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국 오레곤 주에 있는 와이너리가 2014년 기준으로 4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한 주 에서 말이지요

그리고 각 와이너리마다 3~8개 정도의 와인을 만든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레곤에서 만드는 와인만도 수천가지가 되는 것이지요. 뭐 미국 전체나 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도 감안하면... 휴우....

 

그래서 저 같은 서민들은 평생 마셔도 다 못 마십니다. 부자들도 다 못 마시고요. 매년 나오는 와인까지 생각하면 뭐...

 

그렇지만 다양하게 드시는 것은 와인을 즐기는 첫 단계 이지요

대부분의 경우 와인은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을 주로 즐깁니다. 거기에 로제 (분홍색의 와인), 디저트 와인 (포트 와인, 아이스 와인 등등) 으로도 나뉘고요

레드 안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지요. 피노 노아,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쉬라 등등... 의 다양한 와인이 있고, 화이트도 샤도네이, 리즐링, 피노 그리즈 등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품종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기에, 다양하게 드시면서 자기에게 맞는 와인을 찾는게 좋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비싼 와인을 사지는 마시고, 기왕이면 3만원 이하로 구매하면서 천천히 즐겨보세요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품종을 찾은 뒤에는, 나라별로 좀 더 찾아보면 좋습니다. 와인의 원조인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 종주국을 누르는 미국, 신대륙 와인인 칠레, 호주, 남아공 등등 다양한 곳의 와인이 있지요

거기에 스파클링 와인이나 디저트 와인도 한번씩 즐겨 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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