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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농사지은 미니단호박을 어떻게든 팔아보자 - 1편 '판로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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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riveThru 14.♡.87.104
작성일 2024.07.11 16:00
분류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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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은퇴후 고생해서 미니단호박 농사를 지으셨는데, 그 양이 애매하게 많아서(...)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관련글 : https://damoang.net/free/1226409)


아무튼 수확은 했고, 팔아야 하는데, 방법이 문제입니다.

고민했던 판매 방법들을 정리해서 나열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농사와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어 전문 지식은 없습니다. 

전문 지식 없는 입장에서 알아봤던 정보를 기록해두면 누군가는 재밌게 읽고,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것 같아 글로 남겨 봅니다.


1. 지역농협 납품, 농산물 도매시장 경매 업자들?에게 넘기는 방법

해본 적도 없고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지를 모르니 인터넷에 검색을 하다가

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매일매일의 농산물 경매결과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근데 가격이.. 4kg 한 상자에 6천원에서 8천원 꼴입니다. 왜인진 모르겠으나 한 상자 5천원짜리도 있습니다.

아니.. 마트에서는 4kg 한 상자에 최소 3만원 가까이 하고, 심지어 미니단호박한 개(한 알)에 3~4천원씩 받고 팔던데...

그에 비해 1/4도 안되는 가격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많이 낮더라고요. 




지금 수확한 양이, 4kg로 계산하면 대충 200~220박스 정도 나올 것 같은데요.

대충 4kg에 7천원 정도 받는다고 가정하면,가진 양을 전부 다 팔았을 때 값이 140~150만원정도나옵니다.


근데 모종값이 100만원 들었거든요....

(좋은 모종을 사셨다고는 하는데..) 비료값이랑 잡다한 비용도 50만원쯤 들었고. 이미 여기서 손해입니다.

심지어 저기 저렇게 경매에 내보내기 위해선 농산물 전용 박스를 사서 거기에 담아 내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단호박이 그려진 농산물 박스가 대량 장당 1500원 정도 하더라구요.

이쯤에서.. '아 농사를 지을게 아니고 이 박스를 만들어야 팔아야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경매 판매가 7,000원 - 박스값 1500 = 한 상자 단가 5,500원

200박스 * 5,500원 = 110만원


모종 가격 100여 만원, 비료값 및 기타 비용 50만원

= 40만원 손해.. 인건비는 없고, 아직 판매수수료 등은 계산도 안했는데...


애초에 수익을 목적으로 한 일은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속상한 계산 결과입니다.

농사가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다른 방법들을 우선 알아보기로 합니다.



2. 당근마켓에 팔아보기

작년에 아버지께서 처음 미니단호박 농사를 지었을 때

당시엔 양도 그렇게 많지 않고 해서 당근으로도 알음알음 팔았었거든요.

직접 농사지은 단호박 판다고 올려두면, 어떻게 알고들 연락을 하셔서 아주 조금씩 조금씩, 하루에 3kg 한두 상자 팔리고 그랬었습니다.


근데 2024년 3월부로 개인판매자의 농산물 등록이 금지되었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니, 당근마켓에 일종의 스토어를 차리고, 거기에 상품을 등록해서 파는 법이 있습니다.

'비즈프로필'을 만들어 전문적인 판매 등록을 하고, 판매수수료를 당근에 내는 식인데 

문제는 개인은 상품 판매 등록이 안됩니다. 예전에 온라인에서 통신판매업에 사용했던 사업자등록증을 어찌어찌 제출해봤지만

사업자 회원 등록이 엄청 까다롭더라구요. 이게 등록이 되면 당근 검색에 상품 노출이 되긴 하지만 뭔가 크게 기대는 안 되고..

나중에 사업자 프로필 등록에 성공하고, 이용해보게 된다면 별도의 후기를 올려보겠습니다.


(비즈프로필 상품 판매 등록 절차. 많이 까다로워 다른 농사짓는 분들은 등록 도중에 고객센터랑 여러 번 통화하게 된다고..)



3. 블로그로 판매해보기 

작년에 처음 농사를 지었을때는 올해보다도 수확량이 적어,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를 고민했었는데요.

정부지원 귀농학교에서도 요즘엔 다양한 판로가 있다고 알려주며, 그 판로 중 하나로 블로그를 소개해줬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블로그에 농사 과정을 기록해두면 누군가가 보고 신뢰할만 하다고 판단해 구입을 할 것 같기도 했고,

아버지께서 어떻게 보면 은퇴 후 새롭게 해보시는 일인데 기록 그 자체가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블로그를 써 보는 것을 아버지께 제안했었어요. 그 결과… 





이렇게 단호박 영농일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아버지께서 농사지으며 직접 적으신 글들인데요. 퇴비 뿌린 얘기부터 일하는 영상, 최대한 농약없이 벌레잡으려고 친환경 난황유 만들다 그걸 잘못 써서 단호박 수확량이 줄어든 얘기, 그 벌레 때문에 농작물 버린 얘기, 결혼기념일에 단호박 심으려다 큰일날 뻔 한 얘기 등 뭐 많이 적어놓으셨더라구요. 그 과정에서 블로그 이웃들이 생겼고, 저희 아버지 생각엔 여기에 올리면 이웃들이 사가지 않을까 생각하셨다고...


근데 '수확했습니다. 판매합니다' 올린 포스트에 구입하겠다는 연락은 현재까지 딱 두 건온 상태입니다. 흑...

역시 홍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4. 농산물 직거래 사이트 이용해보기

대표적으로 농라 같은 네이버 카페가 있고, 거래도 엄청 활발해 보입니다.

그런데.. 가입비가 연 198,000원에, 통신판매업 등록이 의무더라구요.

위에서 이야기했듯, 농사지은걸 전부 다 팔아도 200만원이 나올까말까 한 상황에서 연간 20만원의 등록비용은 부담이 컸습니다.

그 비용을 내고 가입을 한들 미니단호박을 파는 판매자가 한두명도 아닐테구요.

그래서 일단 이쪽도 보류했습니다.



5. 다모앙/클리앙 직접홍보게시판 

평소에 눈팅 열심히 하던 옆동네 클리앙과 다모앙을 이용해보기로 합니다.

클리앙의 경우, 직접홍보게시판이 7일에 약 4만원의 가격으로 공개돼 있습니다. 다모앙의 경우는 비공개입니다.

사실 앞서 다뤘듯 이 비용도 부담이 되지만, 일단 어떻게든 팔긴 해야 하고, 어설프지만 스마트스토어에 상품도 등록은 해놨으니

일단 직접홍보게시판 이용 신청을 하고 단호박 농사를 지었다고 구구절절 적어봅니다.


클리앙의 경우는 직접홍보게시판에 현란한 통신업체 광고가 너무 많다보니 여기에 누가 들어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반면 다모앙은 그래도 사람 냄새가 나고,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홍보되고 있어서 조금 더 정감이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모앙 직접홍보


옆동네 클리앙 직접홍보



다행히도 작년에 옆동네에서 쪽지로 문의를 주셔서 구입하셨던 분들이 당시 좋은 후기를 남겨주셨었고,

그 후기 덕분에 최소한의 믿음이 생겨서인지 간간히 주문이 들어옵니다. 


그래도 조금이지만 주문이 들어오니 가족들은 신나서 포장을 하고,

택배 보낼 때 쓰려고 샀던 상자들은 단호박을 담기엔 너무 얇았던지 우체국에 뛰어가 우체국 상자를 사오셨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온라인 쇼핑을 하시며 그간 보신 것들이 있으시니 '요즘 사람들은 이렇게 해야 좋아한다, 고마운 분들인데 정성껏 해야한다'며 택배 완충재 사이에 단호박 맛있게 먹는 법도 적어 같이 넣고 하시더라구요.


마룻바닥에서 가내수공업으로 포장하는 모습 (이틀 전 촬영)



결론

일단은 올해는 다모앙 직접홍보 게시판 등에 홍보를 하며 알음알음 적지만 판매해보는 중이고,

뭐 이래저래 결국 아버지 인건비는 아예 생각도 못하는 상황이지만...

은퇴 후 새로운 일거리로 해보신거고, 큰 돈 벌려고 한건 아니니

최대한 팔아보되 남은 양은 첫 번째 방법으로 언급했던 경매를 통해

싼 값에라도 판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농사가 돈이 되는게 정말 어렵구나,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혹시나 더 좋은 방법, 더 좋은 판로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알려주십시오... 흑


다음번에는 2편 (부제 : 농산물 택배 포장하기 - 완충재 찾아 삼만리 & 최대한 저렴하게 택배로 보내는 법) 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14 / 1 페이지

재시켜알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재시켜알바 (103.♡.26.5)
작성일 07.11 16:22
도움이 되진 못하지만 응원하겠습니다!!!

DriveThr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riveThru (14.♡.87.104)
작성일 07.12 18:00
@재시켜알바님에게 답글 응원 댓글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인생은경주 (218.♡.64.138)
작성일 07.11 20:54
작년 옆동네에서 구매했었는데 잘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토스네 농장  (맞나요?)  올해도 판매 잘 하시길 바랍니다 .

DriveThr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riveThru (14.♡.87.104)
작성일 07.12 18:03
@인생은경주님에게 답글 작년에 구입해 드셨었다니 너무 반갑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파고스님의 댓글

작성자 파고스 (112.♡.7.190)
작성일 07.12 11:24
판매가 쉽지 않지요.
농장이 대전 유성인가 봅니다.  응원합니다.

DriveThr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riveThru (14.♡.87.104)
작성일 07.12 18:03
@파고스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

laputa님의 댓글

작성자 laputa (112.♡.178.115)
작성일 07.12 11:35
농사도 어렵지만 판로가 더 어렵다고 하느데,
구구 절절한 이야기를 보니 더 다가 오네요.
응원(구매) 합니다.

DriveThru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riveThru (14.♡.87.104)
작성일 07.12 18:03
@laputa님에게 답글 구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괜찮았다면 여기저기 공유해 주세요:)

나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나초 (59.♡.179.228)
작성일 07.12 15:10
귀한 경험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농사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높다란소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높다란소나무 (108.♡.202.71)
작성일 07.13 14:08
내용은 어려운 사정에 대한 얘기지만 그냥 글 자체를 너무 잘 쓰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 2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본파머스님의 댓글

작성자 본파머스 (121.♡.138.35)
작성일 07.14 09:12
제가 감자를 이렇게 팔았습니다.. 당근 같은경우에도 광고 안하면 거의 안팔리더라구요..-_-;;;  새소식도 꾸준히 올려야 되고 ..

간단생활자님의 댓글

작성자 간단생활자 (220.♡.174.114)
작성일 07.14 18:27
공판장과 시판 소비자가 중간 어디쯤 (+무배) 맞추고 커뮤니티 광고해서 팔면 좋을듯요.
사람들이 생산자 직거래를 하면 좋은데 마트 소비자가보다 나을 게 없는 가격을 보고나면 구매의욕이 꺾이나봐요.  생산자는 중간업자들에게 너무 싼 가격에 넘기니 직거래시는 소비자가로 팔고 싶어하실텐데 말이죠. 가격이 좋으면 키토 카페같이 식단하는 곳에 알뜰정보로 올라오죠.

본파머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본파머스 (121.♡.138.35)
작성일 07.16 13:40
@간단생활자님에게 답글 이번에 저도 감자를 직거래로 팔아보면서 느낀건데 공판장과 소비자가 사이 맞추기가 힘들더라구요. 박스값+ 택배비 + 마케팅비용(광고비) 등이 일단 물건값에 포함 시켜야 하거든요.. 저 같은경우 감자를 왕 특 대 크기를 섞어서 팔았고 배송비 포함 22000원을 책정했는데 여기에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택배비가 5500원 + 박스비 1000 = 6500원 남은 금액이 15,500 인데 여기에서 네이버에서 800원정도 때가고 나면 14700원 정도가 실제 남는돈 정도인데 광고비도 들어가고 캘때 인건비도 빼줘야 하고.. 소비자는 비싸다고 느끼고 파는 입장에서는 봉사하는 느낌이고.. 그래서 생산자들이 거의 소비자가에 근접하게 팔기도 하고 2차 3차 때다 파는 업자도 많고 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또 소분을 하면 할 수록 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기도 하구요..

간단생활자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간단생활자 (220.♡.174.114)
작성일 07.16 14:07
@본파머스님에게 답글 그러게요. 참 복잡한 문제입니다. 중간거래상들을 견제하려면 아무래도 생산자에게 배송비 지원 쿠폰을 줘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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