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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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었다. 마지막 순간에 환상적으로 불타오르는 그 순간을 꿈꿨던 그 마지막이었다.
절호의 기회라는 게 느껴졌고, 그 동안 머릿속으로 그렸었던 그 최고의 그림을 실현할 순간이었다.
첫 번째 도약은 완벽했다. 점수로 치자면 10.0점 만점에 10.0점. 완벽한 타이밍의 완벽한 점프.
수 십 번을 연습해서 습득한 최고의 그 순간, 난 그 순간에 발끝을 땠다. 그래, 이거다. 완벽하다.
이미 몸에 익은 두 번째 무릎의 반동 역시 완벽했다. 이건 하려고 마음을 먹어서 되는 게 아니라,
몸이 알아서 움직이는 거다. 눈을 감고 던져도 들어가는 마이클 조단의 자유투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세 번째는.. 아, 여기서 이상이 발견되었다. 작은 몸의 경련, 아주 미세한 몸의 경련이 느껴진다.
왼쪽 허벅지 쪽일까? 연습 중에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세한 경련이 짧은 주기로 일어난다.
몸이 균형을 잃는 건 순간이었다. 지켜보는 이 순간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미세한 떨림이 흐트러뜨린다.
작용과 반작용, 경련으로 흔들리는 균형을 반대쪽으로 기울이며 혼신의 노력을 쏟아본다.
마지막이다. 마지막 기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 기회, 완벽한 테크닉으로 끝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아쉽지만..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착지 자세에서 우당탕하며 넘어지고 말았다. 경련은 멈추질 않았다.
절호의 기회를 그렇게 날려버렸다.
그래서..
나는 또 다시 마지막 기회를 시작한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번이 마지막.
연습을 실전 같이,
실전을 연습 같이.
이번이 마지막 실전이다.
이번이 마지막 실전.
연습 같이 펼칠 그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