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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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07 15:55
분류 한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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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그녀를 모릅니다.

그녀의 이름도, 그녀의 얼굴도, 그녀의 행적도.

무엇 하나,

그녀의, 그녀의 것이라고 잘라 말할 수 없어요.

오로지,

그녀가 알려준, 그녀가 보여준 것 만을 안다고 생각했던 것 뿐이죠.


사람들이 말합니다.

너 속은 거라고,

너가 사실이라고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죄다 거짓이었다고.

네가 도대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뭐가 있냐고.


나는 그런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합니다.

답을 할 수 없어요.

어쩌면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부터

나는 허상을 만나고 있었는지도 모르니까요.


난 누구를 만났던 것일까요.

난 누구를 사랑했던 것일까요.

아니.. 혹시 그게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그저 망상의 일종이었을까요.


어쩌면 그녀라는 존재 자체가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보고, 만지고, 쓰다듬었었지만,

어쩌면 그 자체가 환상이었는지도 몰라요.

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었는지도 몰라요.

그런 사람이 정말.. 있었을까,

그런 사람을 만났었을까.


나는 나를 모릅니다.

내가 나라고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이

어쩌면 연기처럼 흩어지는 허상이었는지도 몰라요.

경험한 기억이 아니라,

입혀진, 덧씌워진 어떤 조작이었는지도 몰라요.


나는..

누구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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