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이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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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07 18:10
분류 한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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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지속될 줄 알았어, 아이들은 내내 어리강만 부릴 것 같았고.

착각이었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더군.

눈치를 채는 게 늦었을까.

회사 일에, 정신 없이 몇 개의 프로젝트를 끝내고 났더니,

내 귀여운 아이들은 이미 없었어.


퇴근하면 몇 분이라도 더 놀아달라며 그렇게 칭얼거렸었는데,

이제는 내가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놀아달라고 칭얼거리고 있지.

그것도 운이 좋으면, 집에 아이들이 있으면 말이야.


아이들의 방은 비어 있어.

나보다 더 늦게 집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곤하게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울 수가 없잖아.

공부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피로에 지쳐 잠들어 있거나,

내 자리는 없어.


결혼하며, 날 닮은 아이들을 낳으면 무엇을 하며 지낼까 상상을 했었지,

하루 하루 무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까 계획도 세우고, 고민도 하고,

그 시간은 너무 짧았고,

절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외로운 시간이 내게 다가오더군.

아이들이 자라나서 죽고 못 사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

그래, 그래도 나도 사랑하는 자기와 함께 있을 수 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참 어둠이 빨리 찾아오고, 또 너무 길다.

너무 길어,

넌 어떠니, 너도 내가 그립니?

많이 보고 싶어?

잊지 않도록, 너의 얼굴을 잃어먹지 않도록 내 꿈에 가끔은 나타나줘.

너를 한 번 푸근하게 안아주고 싶으니, 너와 입맞춤을 하고 싶으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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