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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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1.2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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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다.
쓰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우리는 도구다.
잡으면 멈추고,
놓으면 뛰어나가는.
우리는 도구다.
명확하지,
판단이나 고민을 할 필요는 없다.
그건 우리의 몫이 아니고, 우리가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깊은 고심 끝에 우리에게 역할이 부여되는 거고,
우리는 그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믿음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맡은 소임을 다하면 되는 거다.
안다.
저 못된 것들이 우리를 얼마나 어지럽히는지,
우리를 혼란에 빠뜨려서
도구로서 해야 하는 우리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하도록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덫을 놓고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걸.
안다.
우리들이 저들의 못된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우리를 얼마나 정성스럽게 보살펴주고 정성을 기울여줬는지,
그래서,
이에 상응하는 보답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나는 도구로써,
누구보다도 값지고, 빛나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자랑스럽게 나를 소개하며 눈물을 흘릴 테지.
누구보다 더 앞서 나가며 최선을 다했노라고 나를 칭찬할 테지.
나는 도구다.
절대,
무엇도 나의 결심, 신념을 무너지지 않게 하리라.
나는 도구다.
도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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