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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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굴튀김이군 223.♡.75.4
작성일 2024.11.2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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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46분, 천장 스피커에서 화재 경보가 울린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애에에에에앵 커스타드크렘브륄레서치어메이징청담서울숲강변아파트 주민 여러분은 신속히 지상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엘리베이터는 위험하오니 계단을 이용하여 대피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애에에에에앵 커버터메테오스트라이크....

아 시방 진짜 불났당게요. 진짜요.“


현관 밖에서 옆집 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는 43층. 나갈까? 기다릴까? 엘베? 계단? 1층으로? 옥상으로?

근데 관리소에서 뭐랬지? 앵커버터메테오? 진짜? 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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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글쓴당에 글 올린 굴튀김이군입니다. 잡스러운 글이지만 뭐든 써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댓글 2

어디가니님의 댓글

작성자 어디가니 (123.♡.192.165)
작성일 2024.11.29 08:53
환영합니다!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12.♡.121.35)
작성일 2024.12.02 11:03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
이어지는 내용을 구상하고 정리한 후, chatGPT에게 글을 맡겨 봤습니다.

화재는 눈으로 보기도 전에 냄새로 다가왔다.
뾰족하게 콧속을 찌르는 매캐한 연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쏟아지는 기침,
목구멍에 달라붙는 그 뜨거운 질감이 현실임을 일깨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엘리베이터는 닫힌 죽음의 문처럼 느껴졌다.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발끝이 계단마다 부딪히는 소리가 심장을 두드렸다.
그 소리가 마치 무언가 경고라도 하듯, 귓가에 울리는 폭음처럼 생생했다.

계단실에 가득 찬 연기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인간의 숨이 얼마나 연약한지 깨달았다.
공기가 아니라 불길 속을 헤엄치는 느낌이었다.
옷깃을 잡아 코와 입을 막았다. 그러나 옷깃으로 막을 수 없는 냄새가 있었다.
타는 냄새,
무너지는 냄새,
누군가의 일상과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냄새.
그 냄새는 연기 속에서 손으로 잡힐 듯 구체적이면서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

눈은 점점 더 따가워졌다.
눈물은 연기를 이기지 못한 항복의 증표처럼 흘러내렸다.
내 시야를 가득 채운 회색빛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나를 끌어들이는 듯했다.
그러다가, 문득 연기의 냄새가 향긋한 냄새로 바뀌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으로 계단 난간을 붙들고 멈춰 섰다.
두려움이 현실을 밀쳐냈고, 환상이 내 앞에 펼쳐졌다.

연기가 걷히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주방이었다.
따뜻한 불빛 아래, 그녀가 서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 있고, 손끝에는 노란 빛깔의 액체가 반짝였다.
"앵커버터,"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연기와 함께 날아간 기억 속에서,
나는 마치 잊고 있던 진실을 처음으로 마주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저 꿈이었을까?
현실이었을까?
내 손끝에는 아직도 난간의 차가운 쇠의 감촉이 남아 있었고,
폐 속에는 연기의 매운 자국이 선명했다.
하지만 그 모든 감각 위에 덧칠된 그녀의 미소와,
영커버터의 향긋한 향이 내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이것이 삶이다."

연기 속에서도, 화염 속에서도
결국 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 숨는다.

나는 다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온기가 느껴졌다.
삶은 그 무엇도 당연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없이 고귀하다.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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