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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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의 시간을 머금은 지금,
위의 영화는 한국영화계의 르네상스나 다름없던 2003년을 상징하는 작품에서
21세기를 대표하는 한국영화 중 하나로 전세계적인 공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봉준호와 송강호는 기생충을 기점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에서 세계적인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지요.
제목: 살인의 추억
출시연도: 2003년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변희봉, 박해일 등
저는 1984년 생 남자입니다. 동년배의 친구들이나 한해 두해 터울의 형,누나, 그리고 동생분들과 예전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문화적 측면에서 스무살 전후로 미묘하게 엇갈리는 불운(?)과 행운(?)을 동시에 누린 세대라는 이야기가 종종 오가곤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었던 시절에 내 나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국가대표가 4강까지 가는 기적을 학교 교실에서 야자하면서 보고 온전히 즐기지 못했던 게 불운이었다면 대학교 새내기 시절이 2003년의 한국영화 판과 겹쳐있었다는 점이 행운이었습니다.
그만큼, 2003년의 한국영화계는 지금까지도 명작 또는 걸작 취급을 받는 한국영화가 거의 매달마다 쏟아져 나왔고 조금 쉬어갈 만한 시기에는 반대로 현재까지도 명작으로 인정받는 블록버스터급 해외영화가 중간중간 개봉을 하였습니다. 이 해에 개봉한 주요 한국영화는 지구를 지켜라, 클래식, 장화홍련, 스캔들, 실미도, 그리고 올드보이가 있었습니다. 동시에 이 해에 개봉한 주요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반지의 제왕의 대미를 장식한 3편 왕의 귀환, 캐리비안의 해적의 시작을 알린 1편 블랙펄의 저주, 매트릭스 트릴로지의 2, 3편이었던 매트릭스 리로디드와 레볼루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살인의 추억이 이 해에 개봉을 하였습니다.
이 때가 살면서 가장 자유분방했고 가장 고민거리 없이 유유자적했던 대학교 새내기였던 덕에 위의 영화들 모두를 극장에서 최소 한 번은 보고 일부 영화는 다회차 관람까지 했음에도 지금까지 이들 영화들 중 최고라 생각하는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었습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차분한 진행을 이어갔던 전반부에서 비장함과 피폐함, 절망감이 어우러지면서 절정을 향해 치닫던 후반부는 결말에 이르러서는 오프닝에서 보여줬던 구도를 페이드 아웃 직전에 다시 한번 보여주면서 짙은 여운을 남겨주었죠.
이 영화가 개봉한 지 20여년의 시간이 훌찍 지난 지금, 어느덧 봉준호와 송강호는 5년 전 개봉한 기생충을 기점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인에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감독과 배우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살인의 추억이 이 두 영화인을 대표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MoEn님의 댓글
벗님님의 댓글
지독하고, 치열하게, 그렇게 잡으려고 했던 건,
답하지 못하는, 답할 수 없은 피해자들을 달려주기 위한, 보듬어주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고씨네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