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자의 인간적인 설악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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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설악 준비따윈 없었던 자의 후기입니다.

(좀 많------이 길어요)


많은분들의 후기를 보면 설악을 위해

LSD,  템포훈련, 로라를 굴리면서 훈련하실때

저는 3월초부터 자전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재작년 같았으면 그래도 로라라도 살짝씩 탓는데

올해는 물려놓기만 했지 올라본적이 없었네요.


일단 저는 겨울내 이세상엔 왤케 맛있는게 많은가!!!!

하며 제 인생 최대몸무게 갱신까지 2kg를 남길정도까지 찌웠습니다. 벌크업이 뭐죠? 살크업 좋습니다!

진짜 3월이 되서 자전거에 올랐을때 딱 든생각은

“와 설악 망했다 ㄷㄷㄷㄷㄷ”

뭐 훈련따윈 없었으니 당연한 소리지만 완주도 불투명한 수준 이더라구요.

그때부터 뒤늦은 식단조절을 했지만 설악 당일까지 줄인 몸무게는 역대 참여중 최고몸무게 참여였습니다.

작년보다 2키로는 더 쪘엇네요.


뭐 훈련이란것도 없었습니다. 언제나 타던 자유공원과 월미도 한바퀴 그리고 집..끽해봐야 20-25km의 거리를

매일타려고 노력했고, 주말은 일때문에 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설악 앞두고 잭니 10바퀴 돌아본게 다였습니다.

그렇게 설악전까지의 마일리지는 600키로 가량…

어느분들은 월천찍으시던데 5월 중순인데 이제 총 600이라고….!?

당장 내일모레 있을 그란폰도 거리가 내 총 마일리지의 1/3이라니!!!

걱정을 앞두고 당일 새벽 아는형님과 인제로 향합니다.

도착한 대회장은 언제나 긴장감을 UP시켰고, 정말 내가 그란을 완주할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게다가 주차하는데 시간을 다 날려 다른 멤버분들과 만나지도 못한체 대회는 시작 되었습니다.


구룡령까지 가는 동안에 멤버분들을 따라잡을까 했지만 잡지 못하게되자 구룡령에서 살짝 무리를 했습니다.

(나중에 기록보니 PR이 찍히네요?)

오르면서도 보지 못하자 1차보급을 그냥 패스합니다.

조침령을 오릅니다. 아무리 올라도 안보입니다.

근데 여기까지 오면서 이미 체력이고 멘탈이고 털려버려서 점점 더 좌회전에 유혹이 커져가더군요.

그렇게 갈림길 구간!!

좌회전 하시는분들이 있으면 따라갈까 했지만,

“어라 없네…?? 왜없지…?? 아..앙대…!”

하면서 눈물찔끔 흘리며 우회전을 합니다 ㅠㅠ

그렇게 쓰린마음으로 쓰리재로 향하는데 저 멀리 팀져지무리가 보입니다.

와 형님들이 보인다 ㅠㅠ…….근데 왜 멈춰계세요?

그렇습니다. 형님 한분이 펑크가 나셔서 떼우고 계시더라구요.

급히 떼우고 쓰리재를 올라 보급하고서 작은걸 처리하고보니 잉 형님들이 없습니다???

8시간대를 노렸었는데 펑크로 인해 지체되었으니 먼저 가신듯 합니다. 뭐 저는 완주만이 목표니 이해하고 있던차에 또 다른 형님들이 쉬고 계시는게 보입니다.

그렇게 이 형님들과 이후를 만낫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게됩니다(?)

스페셜보급으로 저의 국종 주식인 양반죽 두개를 어푸어푸 먹고 출발하니 11시40분? 쯤 됩니다.

한계령을 오르는데 죽겄습니다 그래서 고이 형님들 먼저가요 반가웠어요..하고 보내드리고 남은 500M를 앞두고 정말 처음으로 한계령 끌바를 해봅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여기서부터 끌바하는데 역구룡령가능해?”

멘탈이 또다시 쿠크다스가 되는 순간이였습니다.

이제부턴 혼자서 멘탈안잡으면 진짜 회수차 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페이스가 맞는팩에 붙어서 떨어지면 회수다!! 라는 마인드로 어떻게든 달렸습니다.

그렇게 달리다가 편의점에서 핫식스 하나 마시고 정신이나 차리자 하고 들어가니 한계령에서 보내드린 형님들이 보이길래 다시한번 붙어 달리지만 역구룡령에서 결국은 또 보내고 맙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자 여기서부터는 정말 자신만의 싸움입니다.

이미 멘탈과 체력은 한참전부터 밑바닥을 보였고, 올라갈 거리는 한참 남았습니다.

경치? 보이는건 바닥뿐입니다.

들리는건? 옆에 절 제치며 오르시는 분들의 거친숨소리와 휠 굴러가는 소리뿐입니다.

덥기도 더운게 물은 점점더 떨어져 갑니다.

근데 거리표지판안에 물이 없습니다?

이상하다…?매년 표지판안에 물이 있어서 물보충하고

그랫는데 올해는 표지판 구경도 힘들고 있어도 돌만 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물도 체력도 멘탈도 없으니 조금씩 쉬면서 올라가야겟다…2KM간격으로 쉬면서가자…”

그러고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데 마샬이 지나갑니다 혹시몰라 불러세워 물을 요청하니 주십니다!!

게다가 파스도 뿌려주십니다!!!

와 얼마나 고마우시던지요 ㅠ

그렇게 올라가면서 그늘에 쉬고 계시는 분들에게 다가가서 몸상태확인 및 물이나 파스 같은걸 보조해주시더라구요.

아마 이번 마샬참여하신분들 엄청많이 바쁘셨을거같습니다.

(예전처럼 거리표지판 마다 물좀 놔주시지..쓰레기때문에 올해부턴 안두신건가봐요?)

그렇게 꾸역꾸역 오르가보니 기어코 정상입니다 ㅠ

아 눈물이 날거같더라구요.

남은건 다운힐과 평지뿐..물은 반만 채우고 콜라로 당과 정신좀 차리고 바로 내려갑니다.

평지는 페이스가 맞는 팩만 보이면 또 어떻게든 붙어갔습니다.

살기위해 붙어달린거 같습니다.

다행히 붙었던 팩이 너무 좋은 팩이였던지라 편안하게(?) 달릴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들어온 피니시라인….

진짜 걱정이랑 걱정은 다하고, 달리면서도 수많은 불안함과 멘탈털림으로 주저앉을 생각만 수십번 했는데 진짜 이 선 하나 넘자마자 그게 싹 날라가고 든생각은

“해냈다”

이 세글자 였습니다.


그러고 지금 이 후기를 쓰면서 내년엔…기필코 다이어트 하고 간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빵 우걱우걱)

기록은 작년에 9시간 40분이였는데 올해는 한시간이나 늦은 10시간 46분이네요; 뭐 불만족 하지 않습니다 제가 준비를 안하고 간 탓이니까요.

분명 설악은 완주하는것만으로도 동호인으로써 대단한 대회니까요 (자기만족..자기만족..)

이제 여기서 조금 더 준비해서 곧 있을 채리티라이드를 맞이해야겠습니다.

이상…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악 완주하신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8

유재留齋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역구룡령 거리표지판의 물병들은 제가 지나갈때 조금 남아있긴 했었습니다. 이후 마샬이치운모양이네요. 전 내리기는 싫어서 그냥 지나쳤지만 ㅠ.. 역구룡령은 설악의 가장큰 숙제네요 정말 ㅎㅎ

nik0nek0님의 댓글의 댓글

@유재留齋님에게 답글 멘탈이고 체력이고 다 털린 상태에서 만날라니까 매년 올랏지만서도 매번 두려운 곳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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