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1500K 불꽃 광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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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2024.06.07 17:15
분류 후기
796 조회
9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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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느리지만 꾸준히 타는 rince 입니다.


한국 란도너스의 15주년을 기념하는 LRM* 1500K 가 6월 5일(수)부터 125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도 등록하고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둘째날 19시 경 DNF(Did not Finish)를 결정했습니다. 아직 한참 자전거 위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집에 홀로 복귀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문제가 발생한 지점은 약 310~320km 구간입니다. 계획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니 더 많은 거리를 온 상태여서 더 좋은 상황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기분 좋은 상황에서 이른 저녁을 하기 위해 한 식당에 방문합니다.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입구에 세워두고 주문을 합니다. 한참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의 가민 앱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가민 기기가 사고 의심 상황을 인지하면 미리 설정한 긴급 연락처로 문자가 발송 되고, 휴대폰에서는 알람이 울립니다. 엄습해 오는 불안감.


식사를 중단하고 밖에 나가보니 자전거는 세워져있는데, 물통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누군가 차에 급히 올라 바로 떠나는 모습도 보입니다. 자전거 구경하다 넘어뜨렸나보다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외관상으로는 특이할 것은 없어 하던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를 위해 주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바로 체인에서 불길한 소음이 들립니다. 드르륵 드르륵. 3분이나 지났을까요? 변속을 하자 체인이 이탈해 버립니다. 정차해서 들여다보니 스프라켓 뒤로 체인이 넘어갔네요. 길 위에서 2~30분을 소모하며 고쳐 보려 했으나 실패. 지나가시던 다른 란도너 분들도 도움을 주시려 했으나, 이건 어쩔 수 없으니 자전거수리 가능한 곳을 찾아보라 조언합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샵이 있었고, 15분을 걸어가 상황을 설명하고 수리를 맡겼습니다. 지방이다보니 사장님이 생활 자전거를 주로 판매/수리하신 것 같습니다. 전동 구동계 역시 다뤄보신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작업한다고 뒷바퀴를 빼는 순간 전동계의 배터리 전선이 걸려 단선되었거든요. 사장님이 나이도 많으시고, 도움을 주려다 본인도 모르게 사고를 낸 상황이라 화도 나고 맘은 쓰라리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DNF를 결정하고 바로 터미널로 이동. 집으로 왔습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아쉽네요. 낙차, 부상, 체력 등 제 문제가 아닌 제 3자에 의한 기재 불량과 구동계 단선 사고까지… 하지만 이러한 것도 란도너 활동의 일부겠지요.


지금도 길 위에서 땀 흘리고 계실 란도너 여러분!!
모두 사고 없이 안전하게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넬슨 만델라도 연설에 인용한 바 있는 문구로 마칩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데 있다. (The greatest glory in living lies not in never falling, but in rising every time we fall.)" by 올리버 골드미스 (Oliver goldsmith)


요약 : 1500K 망했어요




*LRM: Les Randonneurs Mondiaux

댓글 22

와이본님의 댓글

작성자 와이본 (182.♡.127.70)
작성일 06.07 17:47
고생하셨네요 ㅜㅜ 외부요인으로 DNF하게되면 몇배나 더 아쉬울꺼 같습니다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7 18:01
@와이본님에게 답글 속상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 이겠지만, 지금은 마음 다 추스리고 편히 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개내대래매배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개내대래매배새 (175.♡.68.178)
작성일 06.07 18:15
아 아쉬워서 어쩐다요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7 21:55
@개내대래매배새님에게 답글 생각지 못했던 연휴가 생겼으니 푹 쉬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려구요. 감사합니다!

우리소리님의 댓글

작성자 우리소리 (118.♡.12.53)
작성일 06.07 18:58
마지막 문구가 눈물의 날만큼 찡합니다. 맘을 다스리셔서 또 나가시면 그것이 승리자 맞습니다. 1500이라는 거리는 도전조차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나 자격은 아니니까요. 화이팅입니다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7 21:57
@우리소리님에게 답글 그러네요. 도전할 기회를 얻었던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이 일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완주하는 보장도 없구요 ^^
다친 곳 없이 집에 온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lazycat님의 댓글

작성자 lazycat (175.♡.144.1)
작성일 06.07 19:39
아 저런 ㅠㅠ 남의 자전거는 왜 건드려서... 아쉽습니다 ㅠㅠ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7 21:58
@lazycat님에게 답글 이 자전거는 무게가 얼마나 되나 궁금했던 건 아닐지...
훔쳐 간 건 아니라 또 다행입니다

MadMax님의 댓글

작성자 MadMax (211.♡.139.251)
작성일 06.07 20:35
올해 몸 바짝 올라와서 당연히 완주 하는거였는데 아쉽네요. 내년엔 꼭!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7 22:00
@MadMax님에게 답글 내년엔 살이 더 오를까봐 걱정이고, 내년엔 15주년 기념도 아니니 1,500K 도전은 다시 없는걸로 ㅋㅋㅋ

남산깎는노인님의 댓글

작성자 남산깎는노인 (220.♡.141.175)
작성일 06.08 05:19
와... 넘어뜨린 사람 누굴까요... CCTV가... 당연히 없으니 이렇게 글 쓰실 것 같구요.... ㅜㅜ 하... 진짜 글 읽는 제가 다 속상합니다.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8 10:35
@남산깎는노인님에게 답글 네, 식당과 주변에 CCTV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속상한 건 식당 밥도 맛 없었습니다 ㅋㅋㅋ

공감과 위로 감사합니다!

일번우드님의 댓글

작성자 일번우드 (121.♡.176.28)
작성일 06.08 09:28
뒷바퀴를 빼다가 선이 걸릴수가 있군요.조심해야겠습니다.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8 10:36
@일번우드님에게 답글 바퀴를 뺄 일이 없길 바라지만 만약 생긴다면 조심해야겠어요

SmileMa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mileMan (110.♡.36.42)
작성일 06.09 00:57
엉엉.. 이런일이... 그래도 빠른 멘탈복귀도 대단하심다 ㄷㄷㄷㄷ
이참에 red로 가시는건가요 디용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09 22:26
@SmileMan님에게 답글 포기가 빠른 rince 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red로 가는 건 돈이 없고, 행어 교체와 배터리 선 교체하여 (상대적으로) 싸게 막았습니다.

littlejack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ttlejack (116.♡.67.94)
작성일 06.10 09:13
위추드립니다. 전 무서워서 신청도 안한 1500이지만 완주할 수 있는데 못한 거랑은 다르니까요. 먹는걸로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먹벙? ㅎㅎ) 이참에 구동계를 완전무선으로 갈아타심이 ....어떨까요? 그리고 가을에 SBS 같이 가시죠 ㅎㅎ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11 10:17
@littlejack님에게 답글 구동계 전체를 바꾸는 것 보다는 저렴하게 전선 교체로 해결됐습니다.
또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조심하고 신경써야죠 ^^

작년에 SBS를 다녀와서 (세부 코스는 좀 다르겠지만) 아직은 크게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
혹시 가게되면 반갑게 인사드릴게요

고네이님의 댓글

작성자 고네이 (106.♡.3.245)
작성일 06.10 16:23
타의에 의한 DNF라서 더 속상하실 것 같습니다.
위추드립니다.ㅜㅜ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11 10:19
@고네이님에게 답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의 DNF 였지만, 이 또한 란도너 활동의 일부려니 하고 잘 받아드렸습니다.
위로 감사합니다.

DNF 덕에 몸이 편안~ 하네요 ^^

이목네님의 댓글

작성자 이목네 (182.♡.223.207)
작성일 06.10 23:32
악운에서도 맘 잘 추스리고 금방 잘 털어버리시니 린스님이 승리자십니다.  액땜했다 생각하시고 앞으론 무탈하시길 기원드려요.

rin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nce (218.♡.163.37)
작성일 06.11 10:25
@이목네님에게 답글 언제든 DNF 할 각오와 다짐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타격이 크진 않았습니다.
다만 출발지에 오셔서 밥 사주시고 배웅해주신 술홍님, 푼짱님, @MadMax 뵙기가 머쓱하네요.

맥스님은 월요일까지 "뺑이치네~" 라고 계속 놀리고 싶어하셨을텐데 그 기대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한게 아쉽...
ㅋㅋㅋ

무탈 기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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