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nce (218.♡.163.37)
2024년 6월 7일 PM 05:15 · 수정됨(06. 11. 10:25)
안녕하세요.
느리지만 꾸준히 타는 rince 입니다.
한국 란도너스의 15주년을 기념하는 LRM* 1500K 가 6월 5일(수)부터 125시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도 등록하고 호기롭게 출발했으나, 둘째날 19시 경 DNF(Did not Finish)를 결정했습니다. 아직 한참 자전거 위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집에 홀로 복귀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문제가 발생한 지점은 약 310~320km 구간입니다. 계획대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니 더 많은 거리를 온 상태여서 더 좋은 상황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기분 좋은 상황에서 이른 저녁을 하기 위해 한 식당에 방문합니다.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입구에 세워두고 주문을 합니다. 한참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의 가민 앱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가민 기기가 사고 의심 상황을 인지하면 미리 설정한 긴급 연락처로 문자가 발송 되고, 휴대폰에서는 알람이 울립니다. 엄습해 오는 불안감.
식사를 중단하고 밖에 나가보니 자전거는 세워져있는데, 물통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누군가 차에 급히 올라 바로 떠나는 모습도 보입니다. 자전거 구경하다 넘어뜨렸나보다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외관상으로는 특이할 것은 없어 하던 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를 위해 주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바로 체인에서 불길한 소음이 들립니다. 드르륵 드르륵. 3분이나 지났을까요? 변속을 하자 체인이 이탈해 버립니다. 정차해서 들여다보니 스프라켓 뒤로 체인이 넘어갔네요. 길 위에서 2~30분을 소모하며 고쳐 보려 했으나 실패. 지나가시던 다른 란도너 분들도 도움을 주시려 했으나, 이건 어쩔 수 없으니 자전거수리 가능한 곳을 찾아보라 조언합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샵이 있었고, 15분을 걸어가 상황을 설명하고 수리를 맡겼습니다. 지방이다보니 사장님이 생활 자전거를 주로 판매/수리하신 것 같습니다. 전동 구동계 역시 다뤄보신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작업한다고 뒷바퀴를 빼는 순간 전동계의 배터리 전선이 걸려 단선되었거든요. 사장님이 나이도 많으시고, 도움을 주려다 본인도 모르게 사고를 낸 상황이라 화도 나고 맘은 쓰라리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DNF를 결정하고 바로 터미널로 이동. 집으로 왔습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아쉽네요. 낙차, 부상, 체력 등 제 문제가 아닌 제 3자에 의한 기재 불량과 구동계 단선 사고까지… 하지만 이러한 것도 란도너 활동의 일부겠지요.
지금도 길 위에서 땀 흘리고 계실 란도너 여러분!!
모두 사고 없이 안전하게 완주하시길 기원합니다.
넬슨 만델라도 연설에 인용한 바 있는 문구로 마칩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데 있다. (The greatest glory in living lies not in never falling, but in rising every time we fall.)" by 올리버 골드미스 (Oliver goldsmith)
요약 : 1500K 망했어요
*LRM: Les Randonneurs Mondiaux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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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이본
24.06.07 · 182.♡.127.70
고생하셨네요 ㅜㅜ 외부요인으로 DNF하게되면 몇배나 더 아쉬울꺼 같습니다 -
Rrince
→ 와이본 작성자
24.06.07 · 218.♡.163.37
속상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 이겠지만, 지금은 마음 다 추스리고 편히 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개개내대래매배새
24.06.07 · 175.♡.68.178
아 아쉬워서 어쩐다요 -
Rrince
→ 개내대래매배새 작성자
24.06.07 · 218.♡.163.37
생각지 못했던 연휴가 생겼으니 푹 쉬고 다음 기회를 기약하려구요. 감사합니다! -
우우리소리
24.06.07 · 118.♡.12.53
마지막 문구가 눈물의 날만큼 찡합니다. 맘을 다스리셔서 또 나가시면 그것이 승리자 맞습니다. 1500이라는 거리는 도전조차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나 자격은 아니니까요. 화이팅입니다 -
Rrince
→ 우리소리 작성자
24.06.07 · 218.♡.163.37
그러네요. 도전할 기회를 얻었던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그리고 이 일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완주하는 보장도 없구요 ^^
다친 곳 없이 집에 온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
Llazycat
24.06.07 · 175.♡.144.1
아 저런 ㅠㅠ 남의 자전거는 왜 건드려서... 아쉽습니다 ㅠㅠ -
Rrince
→ lazycat 작성자
24.06.07 · 218.♡.163.37
이 자전거는 무게가 얼마나 되나 궁금했던 건 아닐지...
훔쳐 간 건 아니라 또 다행입니다 -
MMadMax
24.06.07 · 211.♡.139.251
올해 몸 바짝 올라와서 당연히 완주 하는거였는데 아쉽네요. 내년엔 꼭![https://damoang.net/data/editor/2406/comment_3542387707_6P9BS3EF_6cc0ade0782b145c74fdc9082edeadda5bbbb379.jpg] -
Rrince
→ MadMax 작성자
24.06.07 · 218.♡.163.37
내년엔 살이 더 오를까봐 걱정이고, 내년엔 15주년 기념도 아니니 1,500K 도전은 다시 없는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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