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당한 중년 라이더의 재활과 그란폰도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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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경이었네요. 오버트레이닝으로 몸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만 무시하고 계속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 결과 햄스트링 건염과 장경인대염이 세트로 찾아왔네요 ㅠ
사실 자린이 시절 인대나 건염이 발생한 후, 무리하면 단골 손님처럼 1~2년에 한 번씩은 찾아왔기에 이번에도 적당하게 쉬고, 치료 하면 금방 낫겠지 싶었는데…. 1주, 2주, 한 달이 지나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기존에 효과 있었던 휴식과 급성염증 치료, 재활 치료등을 병행했지만 낫지 않네요.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가볍게 안장위에 오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통증 ㅠ.ㅠ 결국 23년 후반기 시즌은 통으로 날려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급했지만 3개월 정도 지나니 초기화에 대한 걱정도 없어지고, 자전거 열정도 식어서 그냥 겨우내 잘 치료 해서 다음 시즌을 맞이하자~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 존2 정도로 패달링 돌리면 통증 재발 ㅠ 이후 다양한 현대의학의 힘과 돈을 들여서, 조금씩 회복하게 됩니다. 제가 가장 효과를 봤던 것은 프롤로테라피(관절주사)와 도수치료였습니다.
다행히 일상에서는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정도로 회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좀더 빨리 현대의학의 힘을 빌렸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듭니다. 여러분 아프시면 의느님과 상담하셔요~
이 때가 2월 경이네요. 하지만 역치 수준으로 타면 재발 기미가 올라오기에… 훈련은 커녕 정말 샤방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3월 시즌 온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다들 겨울농사 짓고 설악 그란폰도 기록에 도전하며 엄청난 훈련과 열정으로 자전거를 타시는데… 저는 겨우 존1~2 수준의 라이딩만 할수 있는 상황…. 속상하고 답답했었습니다. 폼을 올리려면 템포든 역치등 양극화든 뭘해야되는데, 재발의 두려움에 도저히 힘을 줘서 패달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샤방 카페 라이딩~ 존 2이하로 다니면서 마일리지만 조금씩 늘려가 봅니다. 그러면서 병행한 것이 간헐적 단식, 요즘 다이어트 목적으로 많은 분들이 하신다고 하네요. 저는 단순 감량 목적은 아니고, 지방 대사율을 늘리고, 건강한 미토콘트리아 만들어서 라이딩 퍼포먼스 향상에 촛점을 두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서 자가탐식이 체내에서 이뤄지는데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자덕으로써 관심이 있는 부분은 대사능의 개선과 심폐혈관계 건강을 챙기는 것이지요~
두 가지를 병행하니 체중 감량은 미비하지만 지방은 감소하면서 근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심폐기능도 조금씩 회복해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지만 파워 훈련을 안하니 파워는 수 개월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 FTP는 전혀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ㅠ 아래 PMC 차트를 보시면 저강도 라이딩을 통해 체력(CTL)은 꾸준히 올릴 수 있었지만, FTP는 작년 대비 40와트 가까이 낮게 측정되네요. ㅠㅠ
그리고 어느덧 전반기 시즌이 막바지가 도달 했네요. 원래 그란폰도는 후반기에나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기록 욕심 버리고 완주를 목표로 삼천 그란폰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대회뽕도 죽이고, 팰로톤 고속 열차 탑승 욕심도 내려놓고, 오직 내 몸만 읽고, 나만의 페이스로 달려가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참가하였습니다. 평지는 존2, 업힐은 존3를 넘기지 말자!!!! 그런데 작년과 달라진 코스, 초반 여삼재 업힐이 20% 찍히는 고각이 이어지네요.. 케이던스가 안나와서 어쩔수 없이 꾹꾹이 하면서 "아~놔 이러다가 인대염 재발 되면 앙대~~~" 어떻하든 무릎 쪽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패달링과 댄싱을 섞어가며 산을 넘어갑니다.
이후는 다행히 계획대로 낙타등에서 무리 하지 않고, 삼척 그란폰도에서 가장 큰 업힐인 문의재는 경사도가 가파르지 않아 기어 털고 존3를 넘기지 않게 천천히 넘어가봅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발생하네요. 지치지가 않아요. 배도 고프지 않고, 체력도 잘 유지가 됩니다. 다리는 무리하지 않으니 잠기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노력했던 탄수화물 베이스의 엔진을 Fat burner 엔진의 활용도를 높였던 노력의 효과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른 라이더들 보다 천천히 그리고 둔하게 라이딩을 해나가지만… 저는 멈추지 않고 꾸준하게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계속되는 업힐이 나오면서 느리지만 조금씩 앞선 지친 라이더들을 추월하면서 문의재 정상을 넘습니다.
남은 구간은 30km의 약 내리막 구간~ 이 때부터 솔직히 기록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존2를 넘어 템포로 달려봅니다. 보통 그란폰도 후반은 영원의 동반자를 만나서 으샤으샤 로테돌며 골인 지점까지 신나게 가야되는데, 아무도 없네요 ㅠ.ㅠ 조용하고 고독하게 솔라로 골인 지점까지 달려갑니다.
무엇 보다 기쁜 것은 장거리 그란폰도를 부상 재발 없이 완주 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자전거 훈련이 오직 패달링만 전부가 아니고, 뉴트리션과 식습관으로 체구성이 변화, 우리몸의 엔진을 좀더 효율적으로 변화 시킬수 있다면, 라이딩 퍼포먼스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경험할 수 있었네요. 마지막으로 그란폰도 완주가 목표였는데, 기록도 기대 이상으로 나와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당에는 저와 비슷한 40-50대 중년을 넘어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젊은 20-30대 분들처럼 고강도 훈련을 해도 부상 안당하고 회복도 빠르고 훈련 결실로 근육이 성장하고 파워도 드라마틱하게 상승하는 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그런 나이가 되었지요.
하지만 조금 다른 접근법으로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퍼포먼스도 향상할 수 있는 이런 방법과 관점도 있다더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고강도 라이딩에 빠져 있을 때 주변 형님들이 한 번씩 말씀하셨던 "우리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즐겁게 자전거 타자~"라는 말의 의미도 요즘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자당분들도 다양한 목표와 목적을 갖고 도전하시되, 부상당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훈련법을 찾아나가셔서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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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fil님의 댓글의 댓글
마린아저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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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님의 댓글
그래도 올 시즌 온 하고 샤방이라고 하기에는 거리도 많이 뛰시고 말이죠? ㅎㅎ
그란폰도 첫 출사에 대단한 기록까지 역시 굇굇의 정점이신듯 합니다.
다치지 않고 오래 오래 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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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밸리님의 댓글
전 괜히 오랜만에 다시 마라톤도 해볼까? 하다가
무릎 나가서 2달 가까이 치료중입니다 ㅋㅋㅋ
생전 무릎이 아파본 적은 없었는데 말이죠.
몇 살 더 먹어서인지...
고강도 운동하면 회복도 잘 안되는 나이라는게
참 슬프긴 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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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610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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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y313님의 댓글
장경인대는 엉덩이 쪽 폼롤러가 더 예후가 좋더라고요. 장경인대 자체는 너무 딱딱해서 직접 하는게 큰 의미가 없는데, 장경인대가 붙는 쪽 근육군 스트레칭 및 맛사지가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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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아재봐라아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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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ins님의 댓글
다들 너무 강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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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BR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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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짱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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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ehe님의 댓글
영원하단 이야기가 맞는거 같아요. 관리
잘 하시고 담엔 설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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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기님의 댓글
저도 작년 9월경에 거위발 부위에 해당하는 내측 인대염 발생으로 6개월 가량을 쉬고
이번 시즌 다시 몸을 올리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병원에서 주사와 체외 충격파 치료를 했고, (한의원에서 침도 몇번 맞았네요.)
의사 선생님 말씀은... 다 낫는데 3개월 이상은 걸린다 하셨습니다.
주사/시술을 받으면 1주일 정도만 가볍고, 자전거를 안타더라도 일일 1만보 이상 걷는다던가 하면
조금씩 아프기를 반복하며 자전거 없는 가을과 겨울을 보냈습니다.
치료는 1달 정도만 받았고, 불편하면 다시 오라는데.. 처음 처럼 많이 아프지는 않고 해서 안갔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나 봄이 되니까, 통증이 없는 상태로 회복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한참 쪼그려 앉아 있으면, 가끔씩 살짝 통증이 있긴 한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주 TSS 200~400으로 타고 있습니다.
안전, 행복한 라이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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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ulcan님의 댓글
전 원래 나약해서 미실라이더가 딱인 것 같습니다... 매년 힘이 줄어드는게 느껴져요...ㅜㅠ
다치치 말고 오래 오래 타자고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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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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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코님의 댓글
운동뿐 아니라 식단이랑 생활 패턴등 전체적으로 관리하시니 멋지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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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앤치즈님의 댓글
간헐적 단식이 뭔가 찾아보니 16시간 단식에 8시간 내에 식사군요. 요새 일정이 바빠 비자발적으로 간간히 해오던건데 저런 효과가 있다니 인체는 참 신비합니다 ㅎ
H2린진아빠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