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2024 문경새재 그란폰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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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회 평이 꽤 좋아서 저도 참가했습니다.
출발지가 비교적 가까운 편이라 덜 고민하기도 했구요.
약간의 고민은 참가비 대비 기념품...
배번표와 날씨에 비해 조금 더워보이는 양말, 처음보는 파워젤, 색깔이 맘에 들지 않는 바테잎, 과연 쓰게 될 지 의문인 문경 숙박할인권
올 초 저수령 그란폰도의 쓰레빠와 더불어 기념품이 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그래도 두루두루 쓸모있거나 예쁜 걸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회 당일, 날씨는 좋았-더웠-고 참가자 수는 한 눈에 보기에도 많았습니다.
저도 그냥 시간 순으로 대충 정리해보겠습니다.
1. 처음 5Km는 퍼레이드 구간이라고 들었는데요.
10Km쯤 첫 업힐인 뭉우리재까지도 속도가 제한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뒤에서 최선두가 계속 빤히 보이는데도 속도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
마치 동호회 그룹라이드에서 업힐구간 가서 오픈이다, 거기부터 맘껏 달려라...하는 분위기?
5Km 지났는데도 선두에서 빨리 가질 않더라구요.;;
2. 뭉우리재는 짧지만 경사도가 제법 됩니다.
여기서 1차로 털려나갈 분들이 떨어집니다.;;
물론 최선두도 여기서부터 날라가고 없어지구요.
적당히 실력에 따라 1차로 그룹이 구분되어지는 곳.
근데, 아뿔사. 전 새로 갈았던 체인이 스프라켓을 텅텅 넘어갑니다.
변속세팅은 문제없는 것 같았는데, B텐션이 문제거나, 최악으로 스프라켓-듀라에이스12단이라 가격이ㅜㅜ-문제로 생각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끝까지 적당히 페달링 토크조절해가며 밟아야 했습니다.
3. 이은 다운힐부턴 다들 미친 듯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은읍내 근방 좌회전 우회로에서 다들 감속
https://www.youtube.com/watch?v=vmdJmDBPzoA
또 이어서 짧고 굵은 업힐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선유동계곡 업힐을 지나 제수리재, 쌍곡계곡
초반인데도 여기까지 보급소가 두개나 있었는데 전 다 패스했습니다.
보급자체는 꽤 넉넉했습니다.
두번째 보급소 파워젤이 그리 인기(?)였다는데, 전 지나쳐서 못봤었네요.
3. 제수리재 정상에선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다운힐 구간 그룹별 통제를 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v73uo-BvO8
이 계절 쌍곡계곡엔 늘 피서차량들이 가득해서 무작정 달리다간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선두 마샬 바이크가 왜 이렇게 빠른겁니까?-_-
안전을 위한 통제인데, 따라가기가 버거울 정도였습니다.
급기야 팩이 둘로 분리되고 그 사이에 관광버스가 진입하는 사태가...;;
4. 이후로 이화령까지도 정말 만만치 않았습니다.
기록을 노리자면 최대한 이 그룹에 붙어가야 하는데, 상위권 그룹들은 정말 정말 붙어가는 것 조차 버겁습니다.
분명 드래프팅 중인데 3~400W 파워가 막 찍힙니다.
그야말로 '울면서 매달려 갑니다.'
https://youtu.be/U6wP3x3GSjk?feature=shared
이 영상 중반부부턴 다들 왜이러십니까...싶은...ㅜㅜ
30Km/h 후반에서 50Km/h도 막 올라갑니다.
이쯤에서 뭉쳐 달리는 분들은 거의 마지막까지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여기까지 달리면서 실력에 따라 라이딩그룹이 다 나뉘어졌으니까요.
5. 보급지다... 살았다... 멈춰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ㅜㅜ
죽는 줄 알았잖아요...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싼 사과
맘껏 먹을 수도 있지만 어영부영 그랬다간 타임로스가...
4. 조금 더 죽을 듯 매달려가면 나오는 이화령
이제 숨 좀 돌릴 수 있습니다...
이화령은 그런 곳입니다?
5. 이화령 내려가면 문경도자기박물관 옆 이번 그란폰도 핵심 보급지입니다.
왜냐하면 꽈배기가 있으니까요...
그란폰도하면 꽈배기...는 백두대간 그란폰도가 유행시켰지만, 올해는 개최되지 않는다는 쓸쓸한 소문이...ㅜㅜ
https://www.youtube.com/watch?v=TbYB3fo9VdI
아무리 기록이 소중해도 꽈배기, 팥도너츠, 팥볼+콜라 세트메뉴로 다 먹어줘야 그란폰도 좀 달려봤다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누가 그래?)
6. 운명의 갈림길
덥고 힘들어 죽겠다...(우회전, 우회전...) 마음의 소리가 들려도...
남자라면 직진!
이화령 정상까지가 전체코스의 딱 절반쯤 되고, 획득고도도 전체 2000m 중 1500m 이상을 넘겼습니다.
그만큼 전반부에 업힐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지칠 대로 지쳐 있어서, 우회전의 유혹도 심하게 받으셨을겁니다.
7. 이어서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공식 순위를 집계하는 KOM 계측구간
여우목고개 정상까지 평지구간을 포함한 12Km
평지구간에서 두분 좀 끌어다 드리고, 업힐 시작되자 마자 한분은 또 앞으로 보내드리고...;;
예상대로 더위에 피로에 꾸역꾸역 올라갔습니다.
KOM 계측 순위는 남의 이야기고 전체 완주시간만 생각했습니다.
겨우 겨우 정상 도착 후, 보급소에서 음료만 잽싸게 받아 마시고는 바로 다운힐
8.이제 큰 업힐은 없습니다.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남은 힘을 짜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부턴 최소한 평속 30Km/h 이상을 찍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을 당기니까요.
뒤에 달려오는 열차가 있다면 무조건 탑승해야만 합니다.(정말 중요함)
9. 몇분이 오시길래, 같이 달리다 잠시동안은 끌기도 하면서, 아무 말하지 않아도 묵묵히 짜맞춘 듯 달립니다.
우리가 남이가...같은 그란폰도 참가자 아이라...같은 마음?ㅋㅋㅋ
10. 그러다 뒤에서 대집단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옵니다.
죽어도 저기 붙어야 산다!
말이 이상하지만 기록을 노리자면 그렇습니다.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e2bgPl4N3wY
다들 지치셨을텐데, 뒤에 따라가는데도 힘에 부치는 속도입니다.
붙어가는데도 2~300W...
덕분에 완주시간은 아주 '확실히' 줄어듭니다.b
후반부는 무조건 그룹라이딩해야 합니다.
이게 힘들어 보여도 혼자서 달리면 '더' 힘듭니다.
11. 한 7Km 남기고 '또' 보급소가 있습니다.
하여간 보급소는 충분했습니다.
첨엔 코스데이터 보고 여기서 뭔 추가보급이냐...싶었는데...
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더라구요.
물도 다 떨어지고 힘들어 죽겠는데 골인까지 버텨낼 최후의 힘을 보충해주더라구요.
12. 근데 6.3Km 남은 지점에서 왼쪽다리에 쥐가 올라옵니다.
입문 때 빼곤 라이딩하며 쥐가 난 적은 없었는데...
전 처음에 기어트러블로 무리하게 페달링한 것 때문에 그런 줄 알았습니다만...
다른 분들도 쥐났단 후기가 아주 많이 보이더라구요.
아무래도 무더위로 인한 탈수증세, 그리고 전해질부족 때문 아니었나 싶습니다.
13. 그래서 또 아까운 시간 또 한참 까먹고...
https://www.youtube.com/watch?v=XgMbd0x-zhw
잠깐 다리 마사지 해주고는,
최대한 쥐가 올라오지 않게 살살 밟아가며 겨우 겨우 골인...
영상 후반부에 스프링클러 정말 시원했구요.ㅎㅎ
봉사자 분들이 직접 걸어주시는 완주메달도 좋았습니다.^^
얼음컵에 시원한 오미자음료
문경 오미자 많이 사랑해 주세요~
아침7시부터 '평균'기온이 30도였네요....
어째 많이 덥더라 싶더라니...
평속 28.5에 완주시간은 5시간 23분.
최종 순위는 46위(당일 검색하니 47위였는데 한명 빠졌나봅니다)
처음에 완주점의 엄청나게 많은 분들을 보고는 이건... 100위권 밖이다...ㅜㅜ
생각했습니다.
빨간 배번(그란폰도)도 꽤 많이 보였었거든요.
아마 그란폰도 신청자분들 중에 무더위에 메디오로 빠진 분들이 상당히 계셨던 것 같습니다.
원래 목표가 5시간 30분 이내 완주였으니 그건 달성했구요.
순위는 조금 아쉬운(?) 감도 있지만, 제 수준이 아직 이 정도겠거니 싶습니다.^^
조금 인기있는 그란폰도 참가할 때마다 느끼지만 전국에 잘 타는 분들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자전거 동호인들도 점점 고인물이 가속화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ㅎㅎ
1위는 국가대표인 한체대 윤재빈선수로 4시간 23분이었습니다.
아마 탑텐에 들려면 5시간 이내 완주가 필수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업글하자니 림브레이크에 지금 굳이 싶고, 그냥 타자니 아쉽고... 그런 상태입니다.;;
물론 하이림이었다면 그만큼 파워세이브로 단 몇분이라도 더 당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큰 차이는 아닐겁니다.
제 실력이 아직 여기까지려니 해야죠.ㅎㅎ
데저트님의 댓글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너무 힘들어서 내년엔 봄, 가을쯤 개최되면 참가할 것 같아요.^^
aquapill님의 댓글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평속 20km/h로 최대 40km 주행하고 오면 낮잠 한숨 자야 하는 저질체력인데...참가해도 되나요????
뭔가 이런 사진을 보면 남자의 로망(?)이 뭉게뭉게 피어오르지만...저질체력이라서. ㄷㄷㄷ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또 지금도 자전거는 본격 운동이라고 생각하며 타고 있지도 않고, 다른 운동도 전혀 하질 않습니다.
그저 자전거 타고 또 조립하며 만지는 게 좋을 뿐이죠.ㅎㅎ
자전거처럼 노력한 만큼 정직한 스포츠도 없습니다.
엊그제 대회에서 40Km/h 넘는 그룹라이딩 속도에 붙어가는 체구 작은 여성분들도 많았습니다.
점점 거리를 늘려가며 평지말고 서울외곽 산악 위주로 타신다면 분명 성과가 있을겁니다.^^
소한재님의 댓글
백두대간이 없어 지는 줄 알았다면 여기 신청 해야 했네요. 내년에는 문경대회 신청하고 싶네요.
사은품은 정말 어떻게 좀...가지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것들만 주는 듯합니다.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캄파뇰로 춘천그란폰도 기념품도 가격을 떠나 예뻐서 정말 갖고 싶은데 가기엔 제가 사는 지역에서 너무 멉니다.ㅜㅜ
올해 백두는 정말 아쉽구요...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덕분에 한여름에도 기름솥 앞에서 종일 튀겨야 하는 분이 계시네요.;;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푸레님 혹시 스트라바 팔로우 부탁드려도 될까요?
얼굴은 서로 잘 몰라도 그란폰도마다 같이 타게 되는 것 같은데요.ㅋㅋ
유재留齋님의 댓글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엔알이일년만님의 댓글
15년전에 후지산 대회를 마지막으로 업힐 대회 못 가고 있는 데....
빡센 업힐 끝에 긴 다운힐이 참 즐거웠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런데 이제는 쫄보가 되어버려서 다운힐(속도)을 못 즐기는 게 문제네요^^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회 아니라도 다운힐은 늘 살살 내려가면 좋지요.^^
고네이님의 댓글의 댓글
자전거당엔 저같은 나약한 라이더말고 진짜 대단하신 분들도 많답니다.ㅎㅎ
SmileMan님의 댓글
힘숨찐 아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