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가득한 작은 연못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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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쯤 전 어느 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충청 작은 동네 입구의 연못에 들렀습니다.
작년 봄
저 건너편 동네 어귀 야산에 불이 나 119에 신고하고, 소방차 도착 전까지 불 끄며 인근 노인분들 피하시라 도와드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 후 몇 동네분들은 그 때 일을 기억하며 서로 음료도 건네고 인사를 나누고 있죠...
비온 뒤 편한 낚시 자리가 생각나 들렀습니다.
여름 내 가득 자라 제 풀에 쓰러진 줄풀들을 젖혀 자리를 만들고,
짧은 대에 옥수수를 꿰어 믹스커피 같은 흙탕물에 설마하며 던져 넣고 망중한을 즐깁니다.
평택에서 주말마다 들러 논을 돌보시는 어르신의 벼는 이미 다 익어 추수가 끝이났고, 두렁에는 여러 풀들이 다시 꽃을 피웠군요.
길옆 무성한 잎을 자랑하는 한그루 나무에 의지해서 따가운 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정자가 늘 비어 있지만 낯선 객이 선뜻 자리하긴 미안하죠.
이곳에도 자생새우가 있지만 가물치 탓인지 개체수가 늘어나지 않아, 인근 연못에서 조금씩 이식을 했었는데 그 영향인 건지 이번엔 제법 채집이 되었군요.
이 흙탕물에서도 몇번의 입질을 볼 수 있었네요.
마땅히 살림망을 둘 곳이 없어 자리 옆 석축 틈에 잠깐 붕어를 보관합니다.
간밤에 혹시나 했더니만 아침에 다시 보니 역시나 큰 녀석은 잉붕어군요.
어딜가나 반갑지 않은 녀석을 만나게 되니 난감하기만 합니다...
제법 큰 비가 온 뒤라 별 기대없이 들렀던 곳에서 그래도 몇 수의 붕어를 만나고 나니 불쑥 다음 조행에 자신감이 생기는군요.ㅎㅎㅎ
여러 회원님들의 조행기를 기다립니다.
멋진 가을 낚시 즐기시길.
Southstreet님의 댓글
그래도 손맛 보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