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궁정동박이 10.26을 피할 기회가 한번 있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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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야한건앙대요 180.♡.127.104
작성일 2024.06.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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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5월 신민당 총재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렸고 현직 총재 이철승과 전 총재 김영삼 그리고 신도환 등이 후보로 나섰습니다

신민당 주류의 리더 김영삼은 당연히 당권 재탈환이 목표였고 투쟁은 커녕 현상유지만 급급하던 비주류의 이철승은 청와대 경호실의 지원을 받아 총재 재선을 도모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중앙정보부가 아니고 경호실이 야당 총재 경선을 공작했는가?

경호실장 차지철이 본연의 임무인 대통령 경호는 제껴놓고 사설 정보부대를 운영하며 정보기관장 노릇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경호실은 대통령의 신변 뿐 아니라 심기까지 경호해야 한다는 차지철의 그럴듯한 명분이었습니다

즉 궁정동박이 김대중과 더불어 극도로 미워하던 야당 지도자 김영삼을 낙마시켜서 이철승의 사쿠라 체제를 굳건하게 한다는 요량이었던 겁니다

그 때 중정은 뭘 하고 있었냐구요?

그냥 손 놓고 나몰라라 하던 중이었습니다

실질적인 정보는 경호실에서 쥐락펴락 하고 정작 중정은 경호실의 잔심부름이나 하는 신세로 전락한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심기가 불편해진 중정부장 김재규는 요원들에게 일부러 신민당 전당대회는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신신당부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당대회는 개최되고 총재 선출 1차투표에서 어떤 후보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2차투표에서 돌발 변수가 벌어졌습니다

경호실에서 조종하던 신도환 계보인 이기택이 총재 후보를 사퇴하면서 자신의 독자 세력을 이끌고 김영삼 지지를 선언한 것입니다

당황한 신도환이 부랴부랴 이철승 지지세력을 끌어모으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결국 김영삼이 대역전승을 거두며 신민당 총재로 롤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차지철은 김영삼이 당선된 것은 전부 중정의 공작 실패라며 책임을 김재규에게 전가시켜 버렸습니다

물론 신민당 전당대회를 눈뜨고 방기한 직무유기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졸지에 무능력자 타이틀을 뒤집어 쓴 김재규는 차지철에 대해 극도의 분노감을 품게 됩니다

신민당 전당대회 이후 중정 간부회의 때 김재규는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차지철이는 도대체 신도환을 어떻게 조종한 건지 모르겠다. 신도환이가 무슨 보스라는 거야? 차라리 이기택이 훨씬 낫지!"


어쨌거나 이 일로 인해 심신은 지칠대로 지치고 지병인 간경변마저 악화된 김재규가 궁정동박에게 중정부장 직 사표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궁정동박은 사표를 반려하고 김재규를 재신임 하였습니다

자신의 육사 2기 동기이자 고향 후배인 친동생 같은 존재로 아직은 그를 신뢰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이후 궁정동박은 차지철의 강경책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반면 김재규는 나약하고 무능하다며 질책만 거듭하게 됩니다

결국 인내력이 바닥난 김재규가 이후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만약 그때 궁정동박이 김재규의 사직을 수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차지철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후임 중정부장으로 왔을테고(실제로 차지철 계열이라고 알려진 법무장관 김치열이 부마민중항쟁 당시 중정부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차지철은 중정까지 멋대로 좌지우지 하며 궁정동박의 시야를 흐려놓으면서 대한민국을 더욱 극단적인 방향으로 몰아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수많은 국민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갔을 것입니다


써놓고 보이 무신 소리잉지 본인도 모르겠읍니다

ㄷㄷㄷㄷㄷ 


댓글 2 / 1 페이지

LG워시타워님의 댓글

작성자 LG워시타워 (211.♡.103.62)
작성일 06.24 21:54
그래도 미래 권력으로 김재규를 생각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차지철의 깨방정은 김재규 입장에서 참기 힘들었을거고요...

RanomA님의 댓글

작성자 RanomA (125.♡.92.52)
작성일 06.24 22:22
그래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피가 흐르는 것은 막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광주가 흘린 피를 막지는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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