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를 읽고 쓰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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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지낭 223.♡.158.24
작성일 2024.06.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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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를 읽고 쓰실 수 있나요?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훈민정음과 같이 '시력이 약한 이들을 위한 바른 소리'로써 점자는 "훈맹정음"이라고도 한답니다.


엘리베이터에 있는 올록볼록한 점들이 점자라고는 알았지만, 읽지도 쓰지도 못하고 오타나 맞춤법이 틀린다 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차에 점자 클래스가 있는 것을 알고 휴가를 내고 가보았습니다.


점자는 쓰는 법과 읽는 법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수어처럼 한글, 영어 등 각 나라마다 점자가 다르다고 합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수어도 배우고 싶습니다.


한글 점자는 6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점들을 "초성+모음+종성"으로 자소분리해서 읽는데 숫자나 어떤 특정 글자는 아예 자체 점자가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점자 읽기표, 쓰기표를 보면서 먼저 자소분리로 쓰고 OMR 카드 채우듯이 점을 그리고는 그것을 보고 점자를 써보기도 하고 읽어보고 하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점자 쓰는 것은 오른쪽부터, 읽는 것은 왼쪽부터인데 점자 슬레이트에 점필이라는 뭉툭한 도구로 종이에 오른쪽부터 점을 찍어 쓴 다음 뒤집어서 왼쪽부터 읽습니다. ㄱㄴㄷ이 어떤 점인지 떠듬떠듬 어버버하며 몇 글자 따라 써보면서 든 생각이 정말 눈이 잘 안보이는 사람들은 어떻게 익히나 싶었습니다. 강사 선생님께 여쭤봤지만 모른다고 하시더라구요. 같이 수업 들으신 분 중에 대학 때 시각장애인들과 같이 수업 듣고 시험 보고 했는데 점자 클래스 듣고 보니 어떻게 공부했을지 너무 힘들었겠다 하셨습니다. 


오래 전부터 팟캐스트도 잘 듣고 오디오북도 꽤 듣는 편인데, 눈이 잘 안보이면 글자책은 커녕 이런 것들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지겠지요. 책을 읽어 녹음해주는 자원봉사도 있다고 하는데 모든 책, 특히 전문 전공 서적같은 것들은 더더욱 읽기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점자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 비율이 굉장히 낮다고 하는데 잠깐이나마 배워보니 상당히 어렵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그럴 것 같습니다. 어쩌면 뇌가 좀 더 유연한 어릴 때부터 배우고 익힐 수 있으면 훨씬 좋겠다 싶었습니다.


전맹까지는 아니더라도 노안이나 백내장, 녹내장... 노화에 의한 시력저하 또한 남의 일이 아니라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에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고 시력이 약해지는 시기를 겪게 될 듯 합니다.  


그래도 요즘은 돋보기나 확대 앱, 글자 읽어주는 앱도 있고 시각 보조기기도 나오고 있으니 앞으로는 더 좋아지겠죠. 아직은 배터리 지속 시간도 짧고 발열도 심해서 오래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하지만요.


점자 클래스 후반부에는 부채에 점자를 새겨보았습니다- 저는 유시민 작가님이 말씀하신 "희망은 힘이 세다"를 적어보았습니다.


⠚⠺⠑⠶⠵⠀⠚⠕⠢⠕⠀⠠⠝⠊

희망은 힘이 세다


그리고,


⠊⠑⠥⠣⠶⠀⠼⠁⠚⠚⠕⠂⠀⠰⠍⠁⠚⠚⠃⠉⠕⠊⠲

다모앙 100일 축하합니다.



⠀⠀⠑⠥⠊⠵⠀⠈⠍⠁⠑⠟⠵⠀⠟⠫⠒⠪⠐⠥⠠⠎⠺⠀⠨⠷⠎⠢⠈⠧⠀

⠫⠰⠕⠐⠮⠀⠫⠨⠕⠑⠱⠐⠀⠚⠗⠶⠘⠭⠮⠀⠰⠍⠈⠍⠚⠂⠀⠈⠏⠒⠐⠕⠐⠮⠀⠫⠨⠟⠊⠲⠀⠈⠍⠁⠫⠉⠵⠀⠈⠗⠟⠕⠀⠫⠨⠕⠉⠵⠀⠘⠯⠫⠰⠕⠢⠺⠀⠈⠕⠘⠷⠨⠹⠀⠟⠈⠏⠒⠮⠀⠚⠧⠁⠟⠚⠈⠥⠀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댓글 9 / 1 페이지

Leslie님의 댓글

작성자 Leslie (110.♡.75.72)
작성일 06.28 19:10
무언가 생각은 있고 마음은 있어도 실행으로 옮기는건 힘든 일인데 직접 가서 배워보셨다는게 참 대단하십니다

지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지낭 (223.♡.158.24)
작성일 06.28 19:16
@Leslie님에게 답글 휴가 승인이 제 때 안나서 가도 되나 일도 밀렸는데 너무 더운데... 이러다 갔는데요,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너무 어려워서 계속 점자 문맹으로 있게 될 것 같은 슬픈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어떻게 읽고 쓰는지는 알아서 참 다행입니다.

마이너스아이님의 댓글

작성자 마이너스아이 (183.♡.95.227)
작성일 06.28 19:12
훌륭 하십니다.
저도 일이 마무리가 되면 수어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지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지낭 (211.♡.120.141)
작성일 06.28 19:20
@마이너스아이님에게 답글 한글 수어부터 배우시겠지요?
"지구어"같이 공용 수어나 공용 점자를 지정해서 전세계 공통으로 같이 배우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쉽지 않은 정말 꿈같은 기대 같습니다.

니파님의 댓글

작성자 니파 (116.♡.6.107)
작성일 06.28 19:15
급속도로 사라지지 않을까요? tts기능이 워낙 잘되어 가니까요.

마이너스아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마이너스아이 (183.♡.95.227)
작성일 06.28 19:22
@니파님에게 답글 노트북이나 패드가 좋아 졌다고하나 종이책이 없어지지 않는 것 처럼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소리가 없어야 하는 곳도 있을 테니까요.

지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지낭 (1.♡.67.166)
작성일 06.28 19:23
@니파님에게 답글 아마 앞으로는 점점 그렇게 되겠지요.
그러려면 전자기기가 널리 퍼져야할텐데 너무 비싸서 복지 지원이 제대로 잘 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tts 기능이나 "쉬운 접근성" 관련 기능 앱들에도 오타 같은 걸 확인해준다든지 교차 검증해주는 앱이나 AI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분의기억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일분의기억 (49.♡.252.34)
작성일 06.28 20:07
@니파님에게 답글 주변에서 가장 쉽게 점자를 경험할 수 있는 곳 혹은 것이 냉장고 속 캔입니다. 캔 뚜껑에는 '맥주'(혹은 해당 맥주명), '음료'(혹은 해당 음료명)이 점자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다만 모든 캔이 상품명을 표기하지 않고, 일반적인 특성만 기재하는 상품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라 안타깝긴 합니다.
아무튼 이런 것을 tts 등이 대체할 수는 없겠지요.

니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니파 (116.♡.6.107)
작성일 06.28 20:16
@일분의기억님에게 답글 구글글래스 같은게 다시 나온다면 쉽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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