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주인이 가톨릭 교회에게 화형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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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와 구더기는 16세기 이탈리아의 밀라노 근처에 살았던 방앗간 주인, 메노키오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이탈리아 역사가 카를로 긴즈부르크가 1976년에 발표한 책이죠.
이 책은 로마 가톨릭에 화형당한 메노키오의 종교 재판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독특한 세계관과 주장을 보여합니다. 메노키오는 당시 유럽의 농민으로서는 흔하지 않게 광범위한 독서와 다양한 사상을 접하며 독자적인 사고 체계를 구축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성경, 전설, 민담, 각종 소문과 판타지 등을 듣고 읽으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했고 이를 주변에 전파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에 넘겨졌죠.
메노키오의 세계관은 우주와 창조, 인간과 신의 관계, 종교적 교리에 대한 깊은 회의와 독창적인 해석을 포함합니다. 그는 우주의 기원에 대해 '치즈와 구더기'라는 비유를 사용해 설명했습니다. 우유가 치즈로 뭉치고 치즈 덩어리에서 구더기가 생겨난다는 자연현상을 통해 우주와 세상 만물이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발전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견해는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당시 가톨릭의 교리에 어긋났습니다.
비록 메노키오는 세상을 미혹시키는 이단 사상을 전파했다는 죄목으로 화형당했으나, 종교 재판 기록 덕에 비록 그가 평범한 농민이었지만 그와 같은 농민들은 당대의 지식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독립적인 사고를 했다는 증거를 남김으로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역사 기록에는 왕과 귀족, 성직자, 부자 등의 이야기만 나오기에 이렇게 역사 속에서는 소외된 소수자, 약자의 이야기를 조명한 점에서 치즈와 구더기는 미시사 연구의 걸작이라 할 만하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concept님의 댓글의 댓글
코미님의 댓글의 댓글
그걸 해석하는 사람의 지식이나 방법론에 따라 같은 번개도 누군가는 신이 내리친다고 하고 누군가는 자연현상이라고 하죠.
그것도 그런데.. 전 대학교 1학년 때 리포트 쓴다고 처음 저거 읽고 꽤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PINECASTLE님의 댓글
본문의 내용을 대학교 때 잠깐 봤던 것 같은데, 그 때는 그게 그렇게 큰 차이였나... 라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아무래도 내가 사는 세상이 너무 당연한 거니까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점에서 보면 그 당시에 저런 생각을 남긴다는 게 아마 어마어마한 용기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