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한국어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코미 180.♡.243.17
작성일 2024.07.24 12:57
1,281 조회
6 추천
글쓰기

본문

https://youtu.be/fkgayeGyK_o


해석

남자: 잉게(여기) 무슨 무슨 숨궜는지(심었는지) 좀 이애길 하오.
아주머니: 누, 뭇을 숨구겠소. 그저 이집 먹으르 것도 다드배차(양배추) 숨구고, 배차(배추)도 숨구고, 빠미도르(помидор:토마토) 숨구고, 무슨 감자도 숨구고, 그, 치스노크(чеснок:마늘)도 숨구고 마늘도 숨궜지.
남자: '그걸로 충분한가?'(러시아어)
아주머니: '뭐. 충분하지. 그러길 바라야지.'(러시아어)
아주머니: 팔라 못 댕기오. 밭은 크(그) 만만한(상당한) 사람들은 저 바자르(Базар:시장) 갖다 팔고 바그잘(Вокзал:기차역)에 내고 우린 못 파오. 저거 자브르 먹을 자브르 먹으나 자비(자기) 입시는 거만 자끔씩 하오.
남자: 그래도 좀 도배 있지(도움이 되지)
아주머니: 도배 있제. 말리나(малина:산딸기)도 조쿰 숨구고 말리나는 저것들도 약으로, 바레니예(варенье:잼)도 달이고. 능금(사과)은 작소. 능금은 어저(이제) 다 얼엤소. 낭구(나무) 싹 얼아서 못, 못 먹소.
남자: 그래도 달겠소(달렸소)?
아주머니: 쪼끔씩 달겠소. 뭐 멫(몇) 알 아이다(아니다). 올해 싹 얼거고.
남자: 얼겄는가?
아주머니: 비노그라드(виноград:포도) 우리 마당이 싹 얼겄소. 봄에.
남자: 저 보니까 좀 비노그라드 그래도 있지 뭐.
아주머니: 비노그라드 좀 있소. 얼구지 않았담 더 많앴지.
아주머니: 우, 우리, 야그 자 저 자, 고려 아매(할매) 하내 있는데, 한제(밖에) 나오면 자꾸 "왈랴, 고려말 좀 해보기요. 왈랴 말 하는 게 잠말 재미있소. 좀 해보기요. 알매가 좀 해보기요." 무슨 고려말 하기 그렇게 음 자꾸 나를 말을 시켜. 고려말 하라고. 계족(계속) 이야기도 하고.
남자: 이 젵에(곁에) 사시던 조선 사람, 고려 사람 있소?
아주머니: 젙에 저 질(길) 넘에(넘어에) 랴담(рядом:옆에) 러시아 사람이오. 한 집이 있다. 고려 여자들이. 고려 사람이. 나머지는 러사 사람이오. (러시아어).
남자: 그래 지금 고려 사람들이 고려말 몬 흐는데(못 하는데), 왈랴는 고려말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헤헤.
아주머니: 한디르(한 곳을) 여기 있은게 그래 고려말을 어떻게 아이 배우겠소? 고려 사람, 고려 여자들과 일으 같이 했지. 서른 여듧 해를 같이 일을 했소. (러시아말) 고려 사람들과 얘기 잘 해봤지. 우린 러시아 사람들도 딱 다섯 집 있었소.
남자: 영게(여기에)?
아주머니: 프룬제. 아스딸늬예(остальные:나머지 사람들) 싹 저, 고려 사람이지. 어떻게 아이, 고려 아들과(아이들과) 같이 그냥 놀았지. 그래서 그렇지 뭐.


저 할머니는 고려인은 아니지만 고려인 마을에서 살면서 고려인들로부터 한국어를 네이티브로 듣고 말하는 걸 익혔습니다.

https://youtu.be/9hIFVHZiqyY

https://youtu.be/-WiGyKdZUJ0

묘하게 100년 전의 한국어에 가까운데 러시아어가 섞인 게 특징입니다.

댓글 11 / 1 페이지

콘헤드님의 댓글

작성자 콘헤드 (223.♡.56.50)
작성일 07.24 13:10
평안도나 함경도 사투리톤인 듯 합니다.

코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미 (180.♡.243.17)
작성일 07.24 13:20
@콘헤드님에게 답글 중앙아시아 고려인들 출신지를 보면 그럴만 합니다.
4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잭토렌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잭토렌스 (122.♡.133.87)
작성일 07.24 13:14
저도 해당영상을 오래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이것만 봐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던 시기의 우리말과 현재의 우리말이 얼마나 다를까 상상을 해봤었는데, 하나도 못 알아먹었을 것 같더라구요. 거의 외국어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심지어 요즘 북한에서 탈북한 분들도 남한 말 거의 이해가 안 된다고 할 정도니...

코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미 (180.♡.243.17)
작성일 07.24 13:19
@잭토렌스님에게 답글 70년대 한국어만 들어봐도 알아는 들을 수 있지만 묘하게 위화감이 들죠. 제가 아마 노인이 될 2080년 쯤이면 더 많이 달라질 겁니다..

잭토렌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잭토렌스 (122.♡.133.87)
작성일 07.24 13:20
@코미님에게 답글 멀리 안 가고 90년대 서울 사투리만 들어봐도 위화감이 무지하게 들죠 ㅋ

y0ung1l님의 댓글

작성자 y0ung1l (211.♡.197.26)
작성일 07.24 13:20
멀리 갈것도 없이
제주도 방언만 들어도 반도 못알아 들어요...
2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라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라됴 (112.♡.203.254)
작성일 07.24 13:22
프랑스 사람들이, 캐나다 프랑스어 발음 들으면 저런 느낌이라고 하더라구요.
옛날 프랑스어 하는 거 같다고...

성오님의 댓글

작성자 성오 (168.♡.75.52)
작성일 07.24 13:39
잉게: 엉게 등등 육진방언형 제주도 방언 중 이, 그, 저가 익, 극, 적이었고 중세국어 형태와 관련이 있음
숨구-: 중세국어형은 심ㄱ-임
질(길) : 길 > 질 은 ㄱ 구개음화를 보임 다만 ㄱ 구개음화는 남부 방언에서만 보임

테세우스의뱃살님의 댓글

작성자 테세우스의뱃살 (106.♡.199.244)
작성일 07.24 15:03
카자흐스탄 남동쪽 프룬제 지역에서 찍은 영상이네요.
고려말 중간중간 러시아 단어를 많이 섞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семья - 가족, сестра - 여자형제, 등등)
거꾸로 러시아어를 하는 중간에도 고려말을 섞어서 이야기하네요 ( "못산다고 мама так сказала"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했다)"
문법이나 억양도 어느정도 러시아어화 한 부분이 느껴집니다.
러시아어를 할 때도 우리말 사투리 억양으로 하는 부분도 있네요

humanitas님의 댓글

작성자 humanitas (78.♡.45.236)
작성일 07.24 18:22
"러시아어를 할 때도 우리말 사투리 억양으로 하는 부분도 있네요"

사투리가 심하다 보면... 외국어 할 때도 그렇게 되는데...
아마, 고려인 지역에서 사투리로 모국어를 배워 오다보니... 사실상 모국어인 러시아어를 할 때도 사투리 억양이 영향을 미치나 봅니다.

제가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 할 때...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나타나거든요.
영어도 급한 상황에서 하게 되면...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확연하게.... ㅋㅋㅋ

라움큐빅님의 댓글

작성자 라움큐빅 (218.♡.164.150)
작성일 07.24 18:43
그렇게라도 우리말을 잊지 않고 보존해 온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외 동포 중, 조선족과는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할 분들입니다.
글쓰기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