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이 부유층만 득보는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feat: 무지의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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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118.♡.15.202
작성일 2024.07.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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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한 판이 있습니다. 

이걸 5명이 나눠먹는다 치죠. 

피자를 자르는 담당은 사고실험에 응하는 당신입니다. 


만약 자른 피자 조각을 맨 처음 갖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당신은 99:0.25:0.25:0.25:0.25 같은 말도 안되는 비율로 자를 수 있습니다. 

나머지 인간들이 항의를 하든 말든 당신은 99를 먹고 배째라고 뻐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당신이 꼴지로 피자 조각을 가져간다면?

당연히 1:1:1:1:1의 비율로 세심하게 칼질을 할 겁니다. 손해보지 않도록이요. 


그러면, 당신이 피자 조각을 몇번째로 가지고 가는지 모르는 상태라면 어떨까요?

가장 안전한 선택은 자신이 가장 손해보지 않는 1:1:1:1:1 자르기입니다. 

만약 내가 몇 번째로 피자를 고르는지 안다면, 가령 2번째로 가져가는 것을 안다면 최적 전략으로서 50:49:0.3:0.3:0.3 같은 비율을 끄적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모르는 상태로 피자를 자르기 때문에 가장 공평한 분배가 이뤄진다는 것이죠. 


이것이 존 롤스의 '무지의 베일' 이론입니다. 


근데 문제가 하나 있죠. 

현실에서 이 이론을 적용해서 사람들 모아두고 위의 절차대로 설명을 다 마친 뒤 피자를 자르라고 하면, 개나소나 1:1:1:1:1을 골라야 할텐데 그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25:25:25:24:1 같은 비율도 나오고

심지어 위에 적은 99:0.25:0.25:0.25:0.25마저도 나옵니다. 


"이러면 내가 더 많이 먹을 가능성이 어쨌든 있는거아냐!"


"XX아 실패하면 넌 피자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쪼가리 쥐어야 된다니까"

하지만 20퍼센트는 혜자라고 부르짖는 사람들 귀에는 당연한 지적이 닿지 않습니다. 


무지의 베일은 선택시에 자신의 태생, 배경, 사회적 위치 등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것은 현실에서는 이뤄지지 않는 제약이죠. 

실제로 자기 사회적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지능이 매우매우매우 딸리는 머저리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머저리들은 머저리이기 때문에 자기가 1빠선택권을 쥐는 날이 올 것을 굳게 믿고 괴상한 자르기를 시도하는 진짜 1빠들을 열광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래서 그 머저리들을 늘리기 위해 부유층들은 가스라이팅을 시도하죠. 

언젠가 너도 한탕 할 수 있다고요. 

댓글 12 / 1 페이지

당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당무 (114.♡.198.95)
작성일 07.25 15:42
자유시장 경제의 수요공급 법칙이 돌아가는 것에도 사실 기본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모든 시장 참여자가 동등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라는 현실성 없는 전제죠.
그래서 자유시장은 돌아가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건 또한 민주주의의 대전제이기도 합니다.
동일한 이유로 민주주의도 이상적일뿐라고 생각합니다.

보따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보따람 (211.♡.50.62)
작성일 07.25 15:54
@당무님에게 답글 그래도 완벽할 수 없지만, 방향성 - 이상향이라는 것은 있지요.
모든 시장 참여자가 동등한 정보를 가지도록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감시를 하는 제도가 있고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홍보를 하는 것이고요.
이런 이상향에 가까이 갈 수록 그들을 선진국이라 불리죠.

그것을 특정 정치 집단이 잘못하고 있기에 지금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이죠.

부산혁신당님의 댓글

작성자 부산혁신당 (172.♡.95.30)
작성일 07.25 15:49
이재명 대표께서도 그래서 당부했었죠. 여러분 세금 만원 나가는 일이라고 관심을 덜 가지면 안된다. 세금 빼먹으려는 놈들은 그거 모아 수십억 수백억 챙긴다.
https://damoang.net/free/1354798

빅머니님의 댓글

작성자 빅머니 (61.♡.186.175)
작성일 07.25 15:50
흥미로운 이론이네요. 검색해보니 정의론이라는 책이 번역되어 있던데, 지금 읽는 책 다 읽고 반납하면서 도서관 가서 빌려와야겠습니다.

GENIUS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GENIUS (175.♡.184.69)
작성일 07.25 15:51
현재의 2030이 그래서 보수적이기도 하죠.
자산의 급등기를 두 눈으로 목격했거든요.
자신도 미래의 백만장자로 여기기 때문에 그 쪽에 배팅하는 거에요.

민초맛치약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민초맛치약 (121.♡.158.210)
작성일 07.25 16:00
@GENIUS님에게 답글 문제는 걔네들은 그 코인이니 뭐니로 자기들이 돈을 벌었냐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답을 해본 적이 있냐가 문제죠.

왜냐하면 국민 평균을 내면 43세에 노동소득으로 3906만원으로 정점을 찍고 그뒤로 하락세인데, 과연 자기들이 돈을 굴려 큰 돈을 만질 처지인지, 돈 굴려보려다 개털 될 팔자인지 생각이나 해봤냐가 문제입니다. 자신들의 객관적 사실을 냉정하게 보고, 과연 최악의 상황에서도 존엄한 사람다운 삶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주체가 누구인지도 모를 도박에 부모 돈, 대출 꼬라박고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놈 부고장을 받은 뒤로는 자신을 "지금 잠깐 돈이 없을 뿐인 백만장자"로 생각하는 저능아들에겐 조금의 연민도 생기질 않습니다.

민초맛치약님의 댓글

작성자 민초맛치약 (121.♡.158.210)
작성일 07.25 15:55
존 스타인벡 저 아저씨는 전세계에서 매일매일 1승이 뭡니까 몇십억 승 적립 중이실듯 합니다....

이런 무한 서바이벌 약육 강식에서 약자 주제에 지들이 언젠가는 강자가 될 여지라도 있지 않냐??라고 생각하는 머저리들에겐 서울대 재학생들의 부모 소득 수준 통계를 보여줘야죠. 2010년대까지만 해도 부모가 월 1000만원 이상 버는 애들의 비율이 50퍼센트 정도였는데, 2020년대 들어서는 65퍼센트를 넘었지만, 같은 기간 부모가 월 250만원 이하로 버는 집 애들은 15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줄었다고 하죠.

애시당초 만인이 동등한 정보를 가지지도 않았고, 강자가 되는 길은 고사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들이 공공이 공유하는 생득권이 아닌 돈을 지불해야 하는 배타적 상품화된 세상에서 약자가 강자의 자리에 오를 일이 만무하죠.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무기여도 미꾸라지여도 송사리여도 존엄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깔따구 장구벌레만도 못한 물건들이 팔자 분간 못하면 답도 없는 것들입니다.

윰어님의 댓글

작성자 윰어 (223.♡.164.170)
작성일 07.25 16:01
"나만 아니면 돼"
"어차피 망한 인생, 인생역전 도박이나 배팅"
"안되면 계속 2찍 일베질이나 하면서 분탕질 치고 다같이 망해보자 물귀신작전"
이런 마인드라고 봅니다.

0sRacc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0sRacco (118.♡.65.117)
작성일 07.25 16:04
2찍의 꿈은 본인도 갑질하고 접대받고 ‘아 ㅆㅂ 내가 누군지 알아?‘ 를 시전하는 것이라 롤모델들의 행패에는 관대한거죠

웃자오늘도님의 댓글

작성자 웃자오늘도 (203.♡.4.1)
작성일 07.25 17:02
중하층의 국짐지지자들의 입장이 이와 정확히 맞습니다.

자본에 밀려 한탕할 기회조차 없는데,
언젠가 한탕 할거다 에 목숨걸다 말년에 비참할겁니다.

sinnae님의 댓글

작성자 sinnae (118.♡.4.80)
작성일 07.25 21:04
예전에 조국대표가 개울의 가재나 붕어들도 잘 잘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때 2찍들이 우민화하는 정책이고 계급의 사다리를 걷어차는거라고 조롱했었죠.참 어리석습니다.
물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동기부여를 해주는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용이될 수 있는 세상은 오지않기에 용이되어 올라가다 다친 이무기들도 죽지 않는세상, 지렁이나 붕어 가재들도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규스파님의 댓글

작성자 규스파 (211.♡.180.2)
작성일 07.25 21:08
롤스 무지의 베일이 실험으로 이렇게 반증 되었는지 몰랐네요.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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