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동북 대지진때 도쿄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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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전 대학원생 이였고, 도쿄 돔 근처에 살았습니다.
- 그날은 연구실에 가지 않고 낮에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당시 일본에 산지 3년이 넘어, 지진이야 너무 익숙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심상치 않았습니다. 강도와 길이가..평소보다 상당했죠..
- 전 그래도 여유롭게 일어나 산지 얼마 안된 티비가 넘어지지 않게 손으로 잡으며 지진이 끝나길 기다렸는데 갑자기 강도가 그간 경험해본적이 없는 수준으로 엄청나게 강해졌습니다.
- 부엌 찬장의 모든 그릇들이 다 바닥으로 떨어져 박살이 났고... 창밖을 보니 전봇대가 말도 안되는 각도로 왔다 갔다 했습니다.
- 잠시후 지진이 멈췄고 밖에 내려와 보니, 사람들이 다들 나와 도로 중앙선에 불안한 표정으로 모여 있었습니다.
- 여진이 잠잠해 진 후 방에 돌아와서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가 먹통이였죠. 하지만 다행히 인터넷은 되어서 카톡으로 와이프에게 연락이 되어 일단 안심이 되었습니다.
- 티비로 재난관련 방송을 보는데, 바닷가를 헬기로 공중에서 비추고 있었습니다... 왜 바닷가를 보여주나 했더니..쓰나미가 밀려 오고 있었습니다.
- 논 한가운데 길을 경차가 달려가고 바로 뒤따라 쓰나미가 밀려 오는 장면을 보여주던 것이 기억에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 와이프가 무사히 귀가 해서, 집 앞 편의점에 가보니, 편의점 안의 음식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선반이 모두 텅 비어 있어 놀랐네요..
- 저녁이 되어 집 앞, 도쿄돔 쪽으로 나가 봤는데, 깜짝 놀랄 만큼의 많은 사람들이 걸어서 집에 가고 있었습니다. 전철 운행이 정지 되어서, 집까지 밤새 걸어가는 사람들이 였죠.
여기 까지가 지진 당일의 기억이네요...
쓰나미로 몇만명이나 죽고, 원전 사고까지...말도 안되는 참사가 일어 났지만, 생각보다 일본 분위기는 마치
짙은 안개가 깔린 새벽 처럼 차분하고 조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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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님의 댓글
전 출장으로 3/10 도쿄에 도착해서 3/11 행사 참여중에 흔들리더군요.
지하철이 모두 끊기는 바람에 약 5여시간을 걸어서 행사장에서 숙소로 돌아왔고,
3/12 비행기로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3/11 당일 비행기는 전부 취소되어 3/12 공항에는 노숙하시는 분들로 넘쳐났었...)
당시 많은걸 보고 느꼈습니다.
부산혁신당님의 댓글
RanomA님의 댓글
GreenDay님의 댓글
도쿄 대지진때 뉴스 보고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니 통화는 먹통이였고요.
페이스북 메시지를 남겨놨는데 다음날에 답이 오더라구요.
그 친구도 그날 전화도 먹통이고 교통은 다 끊어져서 걸어서 집까지 가는데 밤 늦게 출발해서 새벽에 집에 도착했다고 하더군요.
blowtorch님의 댓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569479?c=true#10774425
예전 슈피겔 기사 글에 니케님이 댓글 달아주신 거 아직도 기억합니다.
벌써 13년 전의 일이네요.
니케님도 현장 목격자셨군요.
니케니케님의 댓글의 댓글
티비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버섯 구름 모양의 폭발이 나는걸 라이브로 본 기억이 나네요..
지진 만큼 큰 충격이였죠. 13년 이라니..시간 참 빠르네요.
kita님의 댓글
12345님의 댓글
선율님의 댓글
아무튼 다행이었던 것이 제가 내릴 역에서 3.11 지진이 발생했고 무사히 회사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땐 지진이 나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던 터라 그대로 내려서 회사에 갔고 거기서 하루 고립됩니다.
그 후가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진이요. 아마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신 분도 계실 텐데 큰 게 한 방 터진 후에 도쿄 근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여진이 빈번해집니다. 이게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그래서 전 지진 체험은 한 번 정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여진 체험은 만류합니다.
회사에서 있는 동안 계속 흔들렸습니다. 몇 번 흔들거리는 것과 차원이 다른 체험이라고 확신하는데 그냥 세상이 떨림의 연속입니다. 온세상이 계속 진동하고 흔들립니다. 회사에서 잠들었는데 계속 흔들리는 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건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다음 날 잠잠해진 건지 열차도 다니기 시작해서 요코하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은 멀쩡했습니다. 수도권에서 물건이 떨어진 건 흔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요. 진도 4정도로 기억하거든요. 회사도 멀쩡했고요. 그 후 후쿠시마 원전 때문에 난리가 났죠. 그래서 한 달 정도 한국 집으로 피난을 갔는데 그때도 계속해서 세상이 떨리고 진동 오고 그랬습니다. 이게 정말 무서운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냥.. 저도 그때 기억이 나서 끄적이고 갑니다. 하지만 동일본 지진에 대한 수도권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학생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다거나 회사로 복귀한 분들도 많았지만 서로 돕고 돕는 느낌이었고, 전 그때 도리어 위험에 대해 함께 헤쳐나가고자 하는 사회 구성원을 몸으로 느꼈을 정도였으니까요. 항상 밝기만 했던 시부야에 어둠이 깔렸을 때 사람 목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거나 위험을 감지하고 황급하게 알리는 사람들이 보이더라고요. 아마 그렇게 서로 안위 묻고 돕고 도우며 다들 살아나가는 것이라는 걸 학생 때 느낀 것 같습니다. 어떤 위협이 온다고 해도 인간은 그렇게 함께 살아나갈 것이라고, 지금도 그렇게 믿어요.
phillip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