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세력이 된 아빠가 아들에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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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댈러스베이징 125.♡.43.65
작성일 2024.08.19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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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국가세력이 된 아빠가 아들에게 편지 한장 씁니다.


"아들아, 아빠는 어느 어리석은 대통령의 얘기로 소위 [반국가세력] 이란다. 놀랍지 ? 네 아빠가 반국가세력이라니 말이야. 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천금처럼 아끼던 막내아들인 아빠가 말이다.

근데 너도 알듯이 아빠는 완전 찐찐 애국자고 성실 납세자이고, 육군 병장 전역했고, 공부도 꾸역꾸역 해서 석사 학위 두개고, 두 아들을 둔 외벌이 가장이고, 수출 산업역군을 20년 넘게 해서 어떤 해는 무려 한해에 4조원 이상을 아빠가 리더로 있던 팀에서 주문받아서 수출도 했었고, 해외 주재원 근무도 한동안 하며 나름 민간 대사관 역할도 했었다. IMF위기를 견뎌내어 입사했고, 기저귀를 찬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함께 2002년 월드컵 거리 응원도 했었고(말도 잘 못하던 너도 크게 외치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는 며칠동안 넋나간 사람처럼 울기도 했었고, 회사 구조조정후 급히 원거리에 재취업이 되는 바람에 힘들게 주말부부 할때 멀리살던 가족을 만나러 집에 가는 길에 세월호 뉴스를 라디오에서 듣고 갓길에 차를 대고 한참을 울기도 했었어 (그때 너도 중학교 수학여행 중이어서 더 충격이었던...). 또 제주의 역사적 비극을 더 알리기 위해 친구들을 제주4.3평화공원에 여행 가이드를 해서 데려 갔었어. 박근혜 탄핵집회때 헌법재판소 앞에서 학생이던 아들과 목이 쉬도록 탄핵을 외치기도 했었고 정의가 승리하는 기쁨도 맛보았지.

최근 2년간은 맹추위와 무더위속에서도 시청 촛불집회에 많이도 갔었지. (어떤 날은 촛불시위 끝나고 친구와 이태원역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 친구가 급한일이 생겨 취소되는 바람에 바로 귀가했는데 그날 1시간여 뒤에 이태원참사소식을 집에와서 뉴스로 봤었어...무서웠어, 솔직히, 이 정권의 뻔뻔함에)

아빠는 누구보다도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공동체 커뮤니티의 보편적 복지를 추구해. 또 독립운동가들을 존경하고 그 분들이 그리했듯이 우리 후손들에게 더 공정하고 정의롭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해.

그런데 아빠는 갑자기 오늘 반국가세력으로 규정되어졌어.

그것도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유형의 그런 예의없는 인간들 집단에 의해서 말야, 아니 격노가 생활화된 일상적으로 반말을 일삼고 여론을 조작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하는 그 시대의 오발탄 같은 그 사람에 의해서 말이다. 내가 보기엔 그들이 완벽한 [반국가세력]이야. 

그래서 "반사~!" 라고 큰소리로 말했어.

이 못되먹은 반국가세력에게 즉각 추방명령을 아빠스스로 내렸어. 이 반국가 괴물세력이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아빠도 더 노력할거야, 응원해줘~! 사랑해".


앙님들, 편안한 밤 되세효 ~!  (호다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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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 1 페이지

14mm3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14mm3 (121.♡.45.191)
작성일 08.19 21:21

peress님의 댓글

작성자 peress (218.♡.242.152)
작성일 08.19 21:28

새예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새예길 (223.♡.78.8)
작성일 08.19 21:33

대파하자님의 댓글

작성자 대파하자 (182.♡.229.149)
작성일 08.19 22:08

이루리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이루리라 (14.♡.227.59)
작성일 08.19 22:13

다모앙프리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다모앙프리폴 (115.♡.231.50)
작성일 08.19 22:29

잘난다리빙스턴님의 댓글

작성자 잘난다리빙스턴 (118.♡.77.56)
작성일 08.19 22:37

혁파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혁파파 (113.♡.74.225)
작성일 08.19 22:50

모모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모모카 (116.♡.211.176)
작성일 08.19 22:54

소심보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소심보이 (175.♡.219.200)
작성일 08.19 23:43

zeros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zeros (58.♡.60.23)
작성일 08.19 23:51

SD비니님의 댓글

작성자 SD비니 (172.♡.79.144)
작성일 08.19 23:59
대단하십니다.

스윙님의 댓글

작성자 스윙 (175.♡.246.214)
작성일 08.20 00:39
저도 졸지에 반국가세력이 되어 버렸네요. ㅋ

12345님의 댓글

작성자 12345 (108.♡.171.10)
작성일 08.20 01:40

디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디언 (99.♡.103.219)
작성일 08.20 03:02

브로콜리너역시님의 댓글

작성자 브로콜리너역시 (17.♡.110.240)
작성일 08.20 05:30
감동적이고 뜨거운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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