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사망 기사를 보면서 생각난 개인적인 2018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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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으로 땡볕에 1시간 동안 방치 되어 있다 사망한 20대 근로자 분 이야기를 봤습니다. 누구 한명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저렇게 사망하는 일이 없었을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2018년에 개인적으로 열사병 환자분 살려드린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오후 2시경 무렵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더운 날씨에 이동한다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새는 날이었죠.
차를 타고 이동 하는데, 버스 정류장에 어떤 아저씨 한분이 누워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에휴~ 저기서 자면 안되는데’ 하며 지나쳤는데.
볼일을 보고 돌아 오는 와중에도 계속 그 자리에 누워 있더라고요.
이 뜨거운 날씨에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귀찮은 날이었지만.. ‘에이 그래도..‘ 하는 마음이 강하게 저를 당기더라고요.
버스 정류장에 다가가 그 아저씨를 보았는데, 40도 가까운 날씨에 햇빛은 직사광선으로 내리쬐고, 그 아저씨는 또 두꺼운 옷을 입고 땀을 엄청나게 흘리며 정신이 없는 상태였죠.
일단 호흡은 있는 상태여서, 바로 그 아저씨를 가까운 그늘로 옮겨 옷을 풀어 헤친 뒤, 체온을 낮춰 주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의식은 잘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그 사이 119에 신고 했더니, 근처 파출소에서 경찰 분들이 빨리 와서 도와주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그 아저씨 상태를 체크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119 분들이 오셔 전문가의 솜씨로 응급 처치를 주시니 그 아저씨 살짝 정신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119 구급대원 분께서 말씀하시길 밤새 과음한 상태로, 버스 정류장에 누웠는데 그 상태 그대로 오후 2시까지 잠드신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온 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 했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그 아저씨는 응급실로 가고, 저는 저대로 갈 길을 갔던 어느 여름날. 그 뜨거운 햇볕 아래 쓰러져 있는 사람 한명 아무도 챙기지 않았던 날의 씁슬한 기억이 조금 떠오르네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사람 한 분을 살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그런 면에서 오늘 사망한 20대 근로자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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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돌이님의 댓글의 댓글
슈퍼식스님의 댓글의 댓글
JessieChe님의 댓글
구해드린적 있는데, 저 열사병 사고는 같이 일한 사람들이 방치한거 같아요.
왜 그랬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사진 찍어서 부모에게 보낼 시간에 119 신고만 했어도,,,, ㄷㄷㄷ
포말하우트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살려드린 온열환자분도 연세대 앞이었어요. 그 사람 많은 곳에서도 누구 한명 저 아저씨 보는 사람 없더라고요.. 우리 공동체가 정말 많이 무너졌구나 생각했습니다.
JessieChe님의 댓글의 댓글
Drum님의 댓글
그 때까지 생존 해 계신것도 천운이네요 ㄷㄷㄷ
포말하우트님의 댓글의 댓글
밴플러님의 댓글
술마시고.. 저렇게 아무데서나 자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엄청 싫으네요.
술이 사람을 삼켜버린 상황인데... 술을 내 적정치만큼만 먹는 저는 몸도 못이기면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 이해 안합니다.
Lasido님의 댓글
silentman님의 댓글
코스트코 공세점 직원이 카트 나르다 열사병으로 사망 당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이런 비극이 생기는 걸까요..
이런 날씨에서 땡볕 아래에서 하는 외근직들은 평소 업무 효율의 6~70%도 안나오는데
어쩔 수 없이 업무량 달성하느라 말도 안되는 처우를 받으며 목숨의 위협까지 받고 있습니다.
슈퍼식스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