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외국인 유가족'들과 직접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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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참사 1주기 즈음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주최로 외신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외국인 유가족들도 참석했는데요...직업상 그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고, 직접 대화할 시간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충격적이고 화가 나는 건, 외국인 유가족들은 국내 유가족들보다 더 철저히 고립된 채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참사가 나고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자신들과 같은 외국인 유가족의 연락처를 처음 알아내 정보를 공유했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지 1년이 지난 다음에야 처음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시신은 부검이 불가능하게 약품으로 방부처리되어 도착했습니다.
시민대책회의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은 유가족들도 있었습니다. 생업이 바빠서, 혹은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서, 한국에 이런 단체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한 유가족이 물었습니다. "대체 왜 참사에 대한 조사를 이렇게까지 막는 거냐?"
"우리 아이는 참사 당일 밤 10시경에 사망한 걸로 구조일지에 적혀 있는데, 병원 진료기록과 사망진단서를 보면 다음날 새벽까지도 체온이 36도를 유지했고 이른 아침에 사망한 걸로 나온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몇 시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통과되면 정말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거냐?"
저는 개인적인 견해라고 하면서, "총선을 앞둔 3월에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면 대통령이 아무리 완고하다 해도 바로 다음달 총선이 두려워서 거부권까지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금은 희망섞인 답을 했습니다. 물론 "하지만 만약 거부권을 쓴다면 사실상 2027년 대선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국 정치에서 야권이 200석을 넘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도 덧붙였지요.
윤의 거부권 행사 소식을 들은 그 유가족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한국처럼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나라에서 5년을 기다려야 제대로 된 조사와 처벌이 가능하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일상이 너무나 바쁘고 힘들지만, 그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순간순간 분노가 치솟습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뻔뻔함...이라는 표현조차 지겨워질만큼 더럽고 사악한 저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 끌어내릴 수 있을까.
그런데 다들 아시는 것처럼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가족들에게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2027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적.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한 표를 던지러 갑니다.
obbears님의 댓글
잃고 그 나라에서 저따위로 처리한다면 얼마나 그 나라가 한심하고 부패한 나라로 보일까요..동계올림픽을 너어무 멋지게 치르고 k-pop으로 화려해보였던 나라가..너어무 참담하네요 그리고 원인이 청와대 버리고 용산갔던게 가장 큰 이유인거 다들 아시잖아요 정말 생각할수록 밥맛 떨어지고ㅜ기괴한 부부가ㅡ용산에ㅡ앉아ㅡ있습니다
아 원래 집도 목적을 가지고(?) 거기 들어간지 모르겠지만 삼풍백화점 사람들 죽은 자리서 살던 인간들이라 너무 기괴합니다
Rebirth님의 댓글
2차 폭력을 가하는 미친것들....
인간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stillcalm님의 댓글
metalkid님의 댓글
제발 굥을 무력화 시킬수 있는 포지션에 서는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빕니다.
파란나라님의 댓글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분들은 아예 정보 접근이 차단되어 있었군요. 이번 총선 결과로 진실 규명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있어야 유가족분들 볼 면목이 있을 것 같아요.
삼학년삼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