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돼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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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울트라 영세 자영업자입니다.
인력이 필요해서 당근에 구인 글을 올렸읍죠.
한 4~8명정도 지원하면 잘 선택해 봐야지....생각했습니다.
헐...50명이 넘게 지원을 했네요 ㅠㅠ
그런데 제가 올린 모집 글은 예컨대 이렇습니다.
짜장면을 잘 비비는 일.
삽겹살을 잘 먹는 일.
고추장과 된장을 구분하는 일.
오징어와 문어를 구별해야 하는 일.
주몇일, 하루몇시간, 급여얼마, 4대보험필수...등등
약 10명 내외는
'나님 오징어 판별하고 싶음'
'짜장면 비비는 일 지원'
'삼겹살 겁나 잘 먹을 자신 있음'
....과 같이 지원을 했습니다만 나머지 분들은
열심히 한다, 믿어달라, 만족 할 것이다...등등
업무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이 복붙 한 것 같더라고요.
해서 본문 제대로 읽지도 않고 복붙한 것 같은 느낌은 일단 덮고,
마음이 가는 분부터 챗을 보냈습니다.
제가 장 볼 때 쓰는 오도방이 있어서 이동은 제가 편하므로
'내가 너님 근처로 갈테니 한번 만나자'...하고 말이죠.
해서 날짜 시간 정해서 어제~오늘 몇 분 뵀습니다.
- 짜장면 비비기 : 지원자가 제게 말하길...."타 업소 대비 급여가 좀 높아. 이 정도 일이면 ***원이면 적당해, 너님이 뭘 잘 모르는 모양인데"....가르침의 연속이네요, 건성건성 들으며 마음속에서 지웠습니다. 거리도 가장 먼 곳이었는데 오도방 타고 좀 더웠습니다.
- 오징어 판별하기 : 체구가 좀 큰 청년입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솔까말, 이 분야의 경험을 쌓고 싶음? 혹은 단순히 당장의 수입이 필요한 거임?"....하고 물으니 "솔직히 반반임"....이라고 답변 하네요, 인상 및 느낌은 좋고 듬직한데 너무 묵묵한 스타일로 느껴 집니다. 대화 끝나고 물으니 적극 근무를 원한다고 합니다. 한 80% 정도 이 청년에게 오징어 판별을 맡기기로 맘 먹습니다.
- 오징어 판별하기2 : 반대로 체구가 많이 작은 청년입니다. 이 분야의 일에 대한 경험도 적지 않고, 꿈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느낌이 그닥 좋지는 않습니다.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앞전 덩치청년이 호감도 80%이라면 이 청년은 한 50% 정도 마음이 갑니다. 그런데 대화 막판에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너님이 나님 써 주길 진짜로 격하게 원함, 일로써 보여주겠음, 반드시 함께 일했음 좋겠음"...하~정색하며 하며 근무 의지를 불태웁니다. 암튼 헤어졌습니다.(결국 채용 확정, 불태운 의지에 제 맘이 흔들렸음)
- 삼겹살 먹는 일 : ㅊㅈ를 만났습니다. 한 30살 정도로 보입니다만 30대 후반이더군요, 엄청 미인은 아니지만 밝습니다. 제가 무슨 말만하며 계속 웃어요 ㅠㅠ....제가 쓸데 없는 말을 좀 한 모양입니다. "너님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은 받는것 같음, 신경 쓸게 한두가지가 아니지 않음?"...하고 제게 말을 합니다. 시종일관 제가 무슨 말만하면 베실베실 웃는 ㅊㅈ에게 근무 의사 있는지 물으니 무조건 ㅇㅋ 라고 합니다. 저도 일단 맘 속으로 합격! 하고 돌아 왔습니다.
그 외 만난 분들은 큰 특징없고 어디한번 고용할테면 하고 아님 말고...식이라서 마음이 간 분이 없네요.
그리고 내일 고추장과 된장 구별하는 근무 지원자를 만날 예정입니다.
챗팅으로만 대화를 나눴는데 덮어놓고 합격이라고 벌써 맘 정했습니다.
글에서 인격이 보이더라고요.
남의 귀한 시간 뺏는게 부담 돼 오도방 타고 많이 돌아 댕겼습니다.
이 지역에서 산지 15년? 됐나? 암튼 그러한데 작은 공간에 틀어 박혀 죙일 일하고
다모앙 자게질만 하고 있으니 길도 몰라서 네비 없으면 다닐 수도 없네요.
사람 만나고 댕기기 쉽지 않습니다.
걍 그랬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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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제약님의 댓글의 댓글
순후추님의 댓글
1. 훌륭한 만두란 무엇인가?!
2. 담이랑 율무 중에 누가 더 귀엽나?!
물어봅시당
진로제약님의 댓글의 댓글
2. 담이담이담이담이~~~~~요
율무는 에너지가 너무 격하게 넘쳐서 힘들어요 ㅠㅠ
시커먼사각님의 댓글
이제 돈벼락만 맞으시면 되겠습니다. ㅎ
진로제약님의 댓글의 댓글
암튼 정확히 계산해 보았습니다. 13.5 : 1 입니다.
하~~어려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할 껄....하는 생각 많이 듭니다 ㅠㅠ
까마긔님의 댓글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근데 만두쪽 계시면서 짜장면, 삼겹살, 오징어가 뭔가요 ? 분점 내시나 봅니다. 축하드립니다
진로제약님의 댓글의 댓글
무대책으로 크게 무리해서 일 저질러 봅니다.
한강 가야 될 수도 있습니다 ㅠㅠ
축하 감사합니다^^
귀찮아서님의 댓글
그 체구 작은 청년은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수록 예비 사장님한테 빠져서 점점 같이 일하고 싶었나봅니다. 그런 청년과 같이 하시면 더 좋으시겠죠~~~
근데 면접 얘기가 너무 재밌어요~~~^^
진로제약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나이가 조금 드니 말이 잘 안 나오고 어버버~하고 그렇습니다, 요즘 ㅠㅠ
그 청년은 다른 마음에 드는 구석이 있었나 싶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kita님의 댓글
먹는거 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