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한 우려 (현직 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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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JamesC 211.♡.178.240
작성일 2024.08.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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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약회사근무 8년 + 약국근무 8년차인 현직 약사입니다.

지난 겨울에 감기약이 부족하다며 언론에서 다루었던것 기억하십니까? 처방용 의약품중에 우리가 흔히 타이레놀이라고 부르는 아세트아미노펜 제품이 부족해서 겨울이 다 갈때까지 품귀현상을 빚었습니다. 그때당시 있었던 일들, 원인, 앞으로 전망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때 왜 아세트아미노펜 처방약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원료가 부족해서? 공장이 부족해서? 인력이 부족해서? 다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건강보험 시스템 때문입니다. 좋다고 소문난 한국 건보 시스템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아세트아미노펜이 부족한 대란을 겪었습니다.


심사평가원이라는 곳을 들어보셨습니까?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건강보험 의료수가를 결정하며 처방의약품의 가격 역시 결정합니다.  제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곳입니다. 제약회사에서 원가상승등의 이유를 들어 판매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심사평가원이 허락하지 않으면 가격을 올릴 수 없습니다.

수년간 원자재가격과 각종 비용이 상승했음에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제약회사는 결국 생산마진이 낮거나 마이너스인 품목의 생산을 꺼리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해서 품절이 일어난 제품이 절대적인 중요도를 가진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진통제였던 것입니다.


결국 언론에서 이 원인에 대해서 조사하여 보도하자 심평원은 해당 제품의 가격을 올려주었습니다. (한알당 50원대에서 70원대로) 그런데 그 조치는 일시적이었고 품절 이슈가 사라지자 다시 인상부분의 일부를 할인시켰습니다. (그냥 일방통보 식입니다.)

그리고 2024년 8월 현재 이 제품은 다시 슬슬 품절이슈를 겪고있습니다. 지난겨울만큼 심하진 않습니다만 불안불안 합니다.


여러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심평원은 건강보험 재정때문에 약가를 잘 올려주지 않고 오히려 약가 인하를 수시로 집행합니다. 그리고 지금 품절이슈를 겪고 있는 제품은 셀수 없이 많습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 전체가 겪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심평원의 행태는 반 자본주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의약품 가격을 제약회사가 마음대로 정할 경우 국민들이 비싸진 의약품에 고통받는 것도 맞는 말이겠으나, 여튼 2024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아세트아미노펜 품절입니다.


저는 건강보험이 중장기적으로 현재 형태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수를 써도 결국에는 인구구조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보장을 축소하고 사보험에게 기존 기능을 부분적으로 넘기기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부자 vs 대다수 국민들로 나뉘어서 부자들만 건보 민영화를 찬성하는 형국이기에 당장 바뀌지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자+중산층 vs 서민 으로 반반 갈라져서 찬반 논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냐구요?

지금은 월 건강보험료가 부자 200만원, 중산층 20만원, 서민층 2만원 이라고 쳐볼께요.(진짜로 이렇습니다) 그리고 건강보험 혜택은 그냥 초 단순계산으로 나눠서1인당 10만원의 혜택이라 쳐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부자만 민영화 찬성하는겁니다. 중산층도 낸만큼 혜택은 못받지만 그정도는 낼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요? 부자 400만원 중산층 60만원 서민층 8만원 이렇게 해야되는 시점이 올겁니다. (제 발언이 성지가 될거라고 자신합니다) 그리고 1인당 혜택은 20만원이라고 치겠습니다.이렇게 되면 내는것에 비해서 받는 혜택이 적다고 느껴지는 불만의 총량이 점점 커질겁니다. 불만의 총량이 증가하면서 갈등이 심해질것입니다. 공공의료보험을 없애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겁니다..

이런 흐름이 바람직한것이 절대 아닙니다. 사보험의 기능이 커지면 공공의료보험은 급격하게 위축될것이고 결국 취약계층은 의료서비스에서 완전히 소외되기 시작할테니깐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엄청 길게 썼네요. 하지만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의 아주 일부밖에 꺼내지 못한것 같습니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이나 똑같은 문제고 똑같은 구조입니다.. 해결방법도 똑같습니다.. 해결하지 못하면 건보 민영화 입니다. 감기약 부족? 일종의 이상 신호를 보내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댓글 14 / 1 페이지

파키케팔로님의 댓글

작성자 파키케팔로 (218.♡.166.9)
작성일 08.27 18:37
저도 대한민국의 앞날은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여러 시스템은 인구구조의 변화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구조일 것 같아요.
그냥 의료비를 가장 많이 쓰는(건보재정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회복가능성이 낮은 중증환자들은 아마 안락사나 존엄사로 유도하지 않을까...
물론, 저 개인은 존엄사 선택을 하겠지만, 자발적 선택이 아닌 사회적으로 떠밀려서 선택하게 되는 분위기면 그건 타살이죠..타살..

파이프스코티님의 댓글

작성자 파이프스코티 (115.♡.216.39)
작성일 08.27 18:39
한숨만 늘어가는 요즘 입니다.

알로록달로록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알로록달로록 (223.♡.216.24)
작성일 08.27 18:39
저희 어머니는 파킨슨 치료제로 마도파를 처방받아 드셨는데
올해부턴가 마도파대신 제레닉으로 명도파를 드시는데
플라시보일수 있는데 마도파 드실때와는 다르게 부작용이 발생하는거 같더라구요...

(명도파 대체 처방사유가 심평원의 약값 삭감때문에 자진취하 한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JamesC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mesC (211.♡.178.240)
작성일 08.27 18:45
@알로록달로록님에게 답글 식약처에 의해 생물학적 동등성을 인정받은 약이지만 , 기분탓에 다르다고 느끼실수도 있고 플라시보효과에의한 임상결과 차이를 나타낼수도 있고, 아예 생화학적으로 실제로 효과가 달랐을 수도있습니다. 마도파가 있는 약국에서 마도파로 대체조제를 요청해보실 수 있습니다.

마군자님의 댓글

작성자 마군자 (223.♡.85.113)
작성일 08.27 18:42
의료보험료 200만원 내는 분들도, 보험료 2만원 내는 분들이 없으면. 그런 소득이 안나옵니다.

자본주의에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사고만 안치면 평생 놀고 먹어도 풍족한데... 참 웃기지요.

훅간당님의 댓글

작성자 훅간당 (211.♡.133.190)
작성일 08.27 18:43
의료도 그렇지만 연금쪽도 함께 붕괴되는쪽으로 가고있는거겠죠.
그래서 종국에는 제주는 중국에 울릉 독도는 일본에 팔아먹자는 놈들이 나올거라는 겁니다.
제발 생전에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RPhF님의 댓글

작성자 RPhF (223.♡.246.178)
작성일 08.27 18:44
건보료를 올려서 재정을 확충하지 않으면 여태까지 지속된 의료시스템은 곧 무너집니다. 건보공단도 이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장기적으로는 유럽과 같은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 같습니다.

트라팔가야님의 댓글

작성자 트라팔가야 (58.♡.217.6)
작성일 08.27 18:51
AI님께서 근거를 들어 제대로 반박하십니다.

이 글에서는 건강보험 시스템이 약가 통제를 통해 제약사들의 이윤을 억제하고, 그 결과로 약품 품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몇 가지 중요한 논리적 오류와 과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약가 통제의 당위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박하고 약가 통제의 필요성을 설명하겠습니다.

### 1. 약가 통제의 필요성과 목적
약가 통제의 주요 목적은 의약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방지하여 모든 국민이 필수 의약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공 보건의 중요한 원칙으로, 약품 가격이 시장에서 무제한적으로 상승할 경우 경제적 약자가 기본적인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약가 통제를 포기할 경우, 가격이 크게 상승해 국민 전체가 감당해야 할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건강 불평등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 2. 약가 통제와 제약사의 책임
제약사들은 이윤 추구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합니다. 그러나 공공의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일부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이윤이 낮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약품의 생산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이유로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제약사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필수 의약품은 공중 보건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를 무기화하여 약가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 3. 품절 현상의 원인과 해결 방안
품절 문제를 단순히 약가 통제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복잡성을 간과한 것입니다. 약가 외에도 생산 공정의 문제, 공급망의 불안정,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약가를 인상하는 것보다는 생산 공정의 효율성 제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 필수 의약품의 비축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 4.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
글쓴이는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제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결국 민영화로 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건강보험 제도의 개혁 가능성을 간과한 것입니다. 인구 구조 변화나 재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적 조치를 통해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공적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건강보험 제도는 그 자체로 사회적 안전망의 중요한 부분이므로, 이를 개선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결론
결론적으로, 약가 통제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입니다. 제약사의 이윤만을 중시하여 약가 통제를 포기하면, 장기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고, 건강 불평등이 심화될 것입니다. 또한,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 문제는 개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민영화로 단순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약가 통제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며, 이를 통해 국민의 건강과 사회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JamesC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mesC (117.♡.5.135)
작성일 08.27 19:00
@트라팔가야님에게 답글 엄청 글 짤써주네요 감명받았습니다. 현실이 AI의 판단과 예상처럼 현명하게 흘러간다면 좋겠습니다

RPhF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PhF (223.♡.247.231)
작성일 08.27 19:04
@트라팔가야님에게 답글 현황에 대한 이해 없이 글의 논리만 따지는 반박은 의미가 없죠. 이 글조차도 현실이나 논리와는 상관없이 그럴싸한 이야기만 나열했을 뿐이죠.

볼빨간르누아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볼빨간르누아르 (175.♡.48.116)
작성일 08.27 22:32
@트라팔가야님에게 답글 전형적인 생성형 AI의 아무말 대잔치입니다.
위 답변의 전제는, 가격통제와 건보료가 상식적인 수준인 경우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유럽 건보료의 절반만 걷어서 운영하는 나라입니다.
상식적이지 않죠.

생성형 AI는 듣기좋은 수준의 말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맞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요.

LunaMaria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LunaMaria (118.♡.15.129)
작성일 08.27 19:00
전 이런 생각이 일부 원인일수 있지만
모든 원인은 아니죠.

그까이꺼대충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그까이꺼대충 (172.♡.94.41)
작성일 08.27 19:23
저희 집도 건강보험료 꽤 많이 내는 편이지만 안아까워요. 내 부모님 아니면 형제. 그게 아니더라도 지인 친척 누구라도 형편 어려운 분들 잘 보살핌 받구요.  나중에 내 소득이 줄거나 망했을때 아플때  사용할 수 있는 건데.  재벌 아닌 이상 그리 아까워 할 꺼 같지 않아요.

볼빨간르누아르님의 댓글

작성자 볼빨간르누아르 (175.♡.48.116)
작성일 08.27 22:34
님 의견이 맞아요.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나라들이 부분적으로 민간의료체계 도입한 이유가 공보험으로 기본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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