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조앙 피레스 연주회에 갈까 말까 고민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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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혼자 유럽을 여행했는데 마침 마우리치오 폴리니(Maurizio Pollini)가 밀라노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하길래 무리하게 일정을 바꾸어서 당일치기로 밀라노에 다녀왔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져서 한국에 예정된 공연도 못 왔었고 그 이후 취소되는 공연이 많았습니다만, 밀라노는 자기가 사는 동네이니 왠지 연주회를 취소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기회가 아니면 폴리니를 볼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멋지고 박력 넘치는 연주를 하던 폴리니는 아니었지만 연주는 감동적이었고 연주회가 끝나고 1년 정도 지나 폴리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죠.
팝 댄스뮤직을 사랑하지만 저는 서양의 고전음악도 듣습니다. 당연히(?) KBS 1FM 방송국도 사랑합니다. 평소에 배경음으로 틀어놓곤 합니다. 서양 고전음악은 워낙 곡이 많아 저도 모르는 노래가 많습니다. 가끔 노래를 듣다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노래중 상당수가 포르투갈의 피아노 연주자인 마리아 조앙 피레스(Maria João Pires)의 연주곡이더군요.
우연히 우리나라에서 순회공연을 한다는 광고를 뒤늦게 보고서는 부랴부랴 공연표를 예매했습니다. 예매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연주한다는 점. 2. 제가 평소에 크게 좋아하지는 않았으나 나중에 호감을 가지게 된 연주자의 나이가 이미 80이기에 이번이 이 사람의 연주를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 같다는 점. 피아노 연주의 대가를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보게될 기회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예매처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연주곡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일단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연주목록에서 빠져 충격을 받았구요, 대신 채워진 쇼팽의 노래가 한결같이 비교적 졸립고 정적인 노래여서 난감합니다. 쇼팽을 참 좋아하지만 쇼팽의 노래 중에서도 어쩜 이렇게 나긋나긋한 것만 골라서 선택했는지... 그나마 뒤에 연주되는 모짜르트의 연주는 더 동적이기는 합니다.
이 공연에 갈지 말지 고민중입니다. 내일 17시까지는 취소 수수료가 면제된다고 하네요.
[변경 전]
드뷔시: 피아노를 위하여, L.95
C. Debussy: Pour le Piano, L.95
슈베르트: 4개의 즉흥곡, Op.90 D899
F. Schubert: 4 Impromptus, Op.90 D899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a단조, D845
F. Schubert: Piano Sonata No.16 in a minor, D845
[변경 후]
쇼팽: 녹턴 Op. 9, No. 1, 2, & 3
Chopin: Nocturnes Op. 9, No. 1, 2, & 3
쇼팽: 녹턴 Op. 27, No.1 & 2
Chopin: Nocturnes Op. 27, No.1 & 2
쇼팽: 녹턴 Op. Posthumous
Chopin: Nocturnes Op. Posthumous
모차르트: 소나타 No.10 in C 장조, K.330
Mozart: Sonata No.10 in C Major, K.330
모차르트: 소나타 No.13 in Bb 장조, K.333
Mozart: Sonata No.13 in B-Flat Major, K.333
PWL⠀님의 댓글의 댓글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지메르만이 압도적이긴 합니다. ;;;;;;;;;
PWL⠀님의 댓글의 댓글
인천 공연장의 음향시설이 피아노의 섬세한 연주를 제대로 받아줄 수 있길 기원합니다.
PCoHH님의 댓글의 댓글
80 노인네가 체력이 필요한 곡들을 소화하기 힘들었겠지요.
다만, 빡센 일정과 나이 때문에, 연주 퀄리티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요.ㅠㅠ
PWL⠀님의 댓글의 댓글
핔하소님의 댓글
PWL⠀님의 댓글의 댓글
좀 말랑말랑한 것으로 방향을 바꾸신듯 해요.
이재아빠님의 댓글
변경 전에는 모짜르트 K332, K333, 슈베르트 즉흥곡였는데, 변경 후에는 K330,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K333, 드뷔시 피아노를 위하여가 되었네요.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