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들은 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이상한 행동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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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질문이지만 제가 답변해보려고요.
저도 자폐에 대해서 모를땐 성인 자폐인을 만나면 좀 무서웠습니다.
촛점 잃은 시선에 외계어 같은 소리를 내고 손 행동도 부자연스럽고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자폐인이 마주오면 못본척 피하고 그랬죠.
그러던 제가 아이 때문에 자폐에 입문하고 그 행동들의 원인을 깨달았습니다.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제일 많은 이유는 '불안'때문입니다.
자폐인들 대부분은 심한 불안을 갖고 있습니다.
그냥 무서워서 그런거예요.
여러분들 불안하면 손톱을 입으로 깨문다던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꼰다던가 하는 분들 계시죠?
자폐인들도 그런거예요.
그냥 불안하고 무서워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소하는 겁니다.
(참고로 의미없지만 반복적인 행동을 상동행동, 소리는 상동언어라고 합니다.)
의미 없어 보이는 자기만의 외계어를 중얼거린다던가
아니면 이상해보이는 행동을 하면서 불안을 해소하려고 합니다.
자폐인들이 왜 불안해하는가? 그건 뇌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냥 그렇게 타고 났어요.
그래서 자폐인들이 정상발달인보다 우울증 발병율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불안 때문에요... 어떤 연구결과에 따르면 3배나 높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안을 억제하는 약물을 처방받기도 하는데요
(adhd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약물과 동일합니다)
문제는 약물의 효과가 없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맞는 약물을 찾을때까지 약을 바꿔보거나 용량을 조절하거나
여러가지 약물을 같이 복용해보거나 하지요...
성인이 된 자폐인의 인터뷰를 보니
그분은 보도블럭의 금을 밟는게 너무 무서웠다고 합니다.
지금은 안그러는데요 어릴땐 환청도 들렸다고 하네요.
그래서 금을 안밟으려고 걷다보니
마치 술취한 아이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그분은 지금도 보도블럭의 금이 무섭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는걸 인식한 이후부터는 최대한 티 안나게 걸으려고 한다고 합니다.
불안때문만이 아니라 인지문제 때문에도 상동행동을 합니다.
쉽게 말해서 노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요.
장난감이나 놀이로 놀아야 하는데
인지 발달이 덜 되어서 노는 방법을 몰라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노는 겁니다.
자폐여도 발달수준이 올라오면 상동행동이 확 줄어들거나 아예 소거가 됩니다.
다른게 더 재밌다는걸 알거든요.
안타깝게도 자폐인의 상당수는 지적장애를 동반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자폐의 절반은 지적장애 동반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니 자기만의 방식으로 노는 거죠...
아무튼, 자폐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지내서 문제인거잖아요.
타인에 대한 인식이 어려운 사람들이라
남에게 겁주려고 하는 행동도 아니고
남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하는 행동도 아닙니다.
혹시라도 자폐인의 상동행동, 상동언어를 보게 되면
저 사람은 지금 되게 불안하구나, 무섭구나
또는 많이 심심하구나 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상동행동이나 상동언어가 없는 자폐인들도 많습니다.
저희 아이가 그런 케이스고요...
그냥 생각이 나서 써봤어요.
블링블링종현님의 댓글
잔망루피님의 댓글의 댓글
아브람님의 댓글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자폐아가 살고 있습니다.
어디 외출이라도 하고 올라치면 주차장에서부터 집에들어갈때까지 알수 없은 소리, 외침은 다반사입니다.
하도 자주 마주치다보니 그런가보다...라고 지나쳐줍니다...
그집분들 모두 알고 있고 심지어 키우는 댕댕이도 알고 있거든요...
heltant79님의 댓글
시각장애+기타 여러 장애가 겹친 15명 가량 아이들이 있었는데, 10명 이상이 자폐가 있었고 또 그중 절반은 지적장애도 있었죠.
새내기 때 처음 갔을 때는 좀 놀랐습니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애도 있고, 손하트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아이, 2시간 남짓한 활동 시간 내내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던 아이 등등....
얘네들을 밥먹이고 씻기는 게 저희 일이었는데, 처음에는 소통이 전혀 안 되는데 막 돌발행동을 하니까 너무 무서웠습니다.
처음으로 한 아이를 목욕시킨 날에는 너무 지쳐서, 집에 가는 전철에서 잠들어서 종점까지 간 적도 있었죠.
그런데 몇 년 지나서 아이들과 서로 익숙해지고, 자폐에 대한 지식도 쌓이니까, 얘네들이 저 무서우라고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게 이해 되더라고요.
오히려 눈도 안 보이는데 생판 처음 듣는 목소리가 다가와서, 입에다 숟가락, 칫솔 넣고 옷 벗기고 씻기는 게 걔네들한테는 엄청난 공포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도 저를 알아보고, 사람 말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가장 어렸던 아이도 지금은 30대일텐데,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네요.
뇌공앙님의 댓글의 댓글
(정확한 기관명은 기억이 안나네요-_-)
지금 돌이켜 보면
좀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몇 년을 계속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존경받을 좋은 일 하셨네요.
복받으세요^^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간 시설도 처음엔 인사동에 있다가 경복궁 쪽으로 이전했습니다.
뇌공앙님의 댓글의 댓글
서울맹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인사동에 있을 때면 20년 전인데 시간 참 빠르네요 ㅎㅎ
하늘걷기님의 댓글
문외한이 저로서는 그 이야기에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더군요.
잔망루피님의 댓글의 댓글
꼬끼님의 댓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정에 평화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DearTom님의 댓글
딩굴댕굴님의 댓글
그럼..저런 분들이 보일 때 잘 모르는 사람이 다가가서 괜찮다고 안정 시켜주는 행동이 도움이 될까요?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라 더 불안해 할까요? 궁금하네요.
잔망루피님의 댓글의 댓글
리그님의 댓글의 댓글
리그님의 댓글
잔망루피님의 댓글
성인이 된 자폐인의 인터뷰인데요. 흥미롭게 볼만합니다. 안우울하니 여유될때 보세요 ㅎㅎ 저분은 티가 잘 안나게 말을 너무 잘하십니다
하얀후니님의 댓글
아드리아님의 댓글
서로 알아야 이해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Deemo와소녀님의 댓글
교회 유년부 선생 시설 한 아이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먹는걸 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이랑 4시간 이상 떨어지면 소리가 매우 커집니다.
어느 순간은 4시간을 넘어도 저랑 같이 있으면 소리를 내지는 않아서 제가 마킹 해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여름성경학교를 보통 1박2일로 잡는데, 그 아이의 증상을 고려하여 하루만 하는걸로 바꾸었습니다. (저의 주말 알바 때문에)
갑자기 소리 낼때에는 최대한 사람 없는 곳으로 같이 가서 물이랑 과자 먹이면서 진정 시켜야 했습니다.
무엇이 불안했는지는 지금도 알기 힘들지만. 그 불안해 하는 아이의 목소리는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뭔가 다급한 사이렌과 같았어요.
다크메시아님의 댓글
아이 교육 좀 잘 시켜달라고 하는데
그 때 마다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이 아이는 교육을 천 번, 만 번 해도 소용이 없다구요.
한 만 번 쯤 시도해도 한 번 될까 말까 합니다. 그 고통을 알까 싶구요.
뉴스에 자폐아 관련 사건, 사고에 흔히 달리는 댓글들
다 부모탓이다. 부모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
혹은 노산이라 그렇다. 등등
그런 댓글들 볼 때 마다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아기고양이님의 댓글의 댓글
자폐에 대해, 장애에 대해 몰라서, 그냥 무식해서라고 생각해주세요.
초딩 조카의 같은 반에 도움반을 병행하는 친구가 있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그 친구는 생각주머니가 많고 시야가 넓어서 다른 친구들과 다를 수 있고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다고 해요.
대부분의 나이 든 사람들은 과거에 그런 교육을 받아보질 못했잖아요. 장애가 있는 아이의 부모는 자기 아이를 숨기기도 했구요.
어른들도 다 배워야하는데 모르고 무심코 하는 말들이 듣는 분께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다니 안타까워요.
엔뜨님의 댓글
더불어 살기 위해 여러 환경의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고 자존감 있게 살아가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ㅠㅠ
콘헤드님의 댓글
착한아저씨님의 댓글
푸르른날엔님의 댓글
이런 내용은 어릴적 학교 교과과정에 반드시 포함되어서, 더불어 사는 시민의식을 함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의사, 판검사 만드는 교육을 할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역할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역사, 상식, 체육, 예술, 도덕, 질서, 예의를 배우는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평균 수명도 늘어났는데, 기술교육은 고교 이후에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네요.
별빛아래바위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hyde님의 댓글
배곰님의 댓글
설명 감사합니다. 잘 배웠습니다.
이런건 정말 교육과정에 있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제가 잘몰라서 불편해했던것인데... 알고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이해할수있을것 같습니다.
상추엄마님의 댓글
그리고 상동행동하고 외계어 하는 모습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겁도 나고 그래서 아이를 많이 외부에 노출을 못시켰었는데 아이가 힘들어하고 그러니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에 아이랑 활동 범위를 조금씩 조금씩 넓혔습니다 집에서부터 조금씩 가까운 곳부터 다니기 시작했어요 외식도 하러 가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울 딸도 노출시키고 또 우리딸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주기도 하구요 물론 부모가 반드시 옆에 붙어서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저의 예상과 다르게 다른 분들은 우리 아이에 대해 굉장히 친절하게 이해해주셨습니다
이제는 마음이 안정되었는지 외계어를 하려다가도 엄마가 "다른 사람들 있으니까 우리 조용히 할까?"라고 하면 웃으면서 그만한답니다
자폐아이들을 보시면 그냥 조금 다른 아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러면 우리 자폐아이들도 조금씩 느리지만 성장해나갈껍니다
미피키티님의 댓글
오늘도 지식+1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cpia님의 댓글
제가 해석하기에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서, 서로 두려워 했던 거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요?
불안, 무섭고, 심심함을 떠 올리고 옆에서 지켜봐 주도록 하겠습니다.
군밤님의 댓글
얼룩팬터님의 댓글
초등학교 입학을 해야되는데 어차피 겪어야된다면 미리 아파보고 경험하자며 일반학교입학..자폐아 부모들에게는 어떤말도 위로가 안되죠. 가장 답답한건 아이와 소통이 안되고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는 지금 상황이 내가 죽을때까지 이어지겠구나하는 두려움.
앞으로도 항상 힘내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boolsee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