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 엘리트에게 공공성이 삭제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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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tant79 61.♡.152.147
작성일 2024.09.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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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9iXdAAB3JQ


우리는 한민족으로써의 가치관이 반만년 동안 일관된 정체성을 가지고 이어져 온 걸로 알고 살지만, 36년 일제 강점기의 영향은 우리의 가치관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그중 하나가 사회 엘리트의 공공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 후기 까지만 해도 지방 대지주 못지 않게 향촌 사회의 질서를 규율하는 양반 계급이 있었고, 이들은 실제로는 어쨌든 명분 상으로라도 공공성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교 이념에 따라 다스릴 의무가 있던 수령과 함께 각 지방의 공공의식을 책임졌죠.


그런데 갑오개혁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러한 명목상의 공공성도 모두 붕괴되었고, 그 공백을 메운 건 권력층(당시는 일제)에 결탁해서 부를 불린 소위 유지들이 차지합니다.

이들에게는 이런 모럴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목적이 없는 출세 그 자체를 위한 출세를 향해 달리게 된 겁니다.


물론 전근대의 지배계급들도 민중을 착취할 길이나 찾았지 무슨 공공선이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족 국가로서 기능하는 공동체, 그 국가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관, 엘리트가 그 가치관에 따르는지 감시하는 민중과 견제하는 다른 엘리트가 있는지 여부는, 출세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선택에 큰 차이를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적 가치가 어떻든, 공동체 구성원으로써의 책임이 어떻든 그저 권력에 유착하여 돈만 많이 벌면 되고,

한번 벌고 나면 그렇게 많이 번 자들끼리 어울리고,

다시 그 유지들 중에서 중앙 권력과 유착해서 출세해 가면서 이뤄진 게 오늘날 엘리트입니다.


그리고 이 일제강점기의 조선인 엘리트들이 해방 후 제대로 심판받지 않으면서, 80여 년에 걸친 학습이 이뤄진 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엘리트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9 / 1 페이지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
작성일 09.09 14:25
방송국에서 주구장창 떠들어 댄 소리도 한몫 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heltant79 (61.♡.152.147)
작성일 09.09 14:29
@크리안님에게 답글
재미있게도 그 "나만 아니면 돼"는
본문의 일제강점기 유지를 풍자한 소설 "태평천하"에서 주인공 윤초시가 외친
"우리만 빼고 어서 망해라!"라는 대사를 연상시킵니다.

하늘걷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걷기 (121.♡.94.37)
작성일 09.09 14:30
공감합니다.

문제도 많았지만 예전의 지배 계급은
선비 정신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외피라도 두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식민 치하의 엘리트들에게는 도덕성의 외피를 두르지 않아도
일제에만 충성하면 되니까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일제가 한 간악한짓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만든 건
부도덕한 엘리트 지배 계급의 세습입니다.
뒤늦은 반민 특위를 다시 열어서라도 단절해야 합니다.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heltant79 (61.♡.152.147)
작성일 09.09 15:08
@하늘걷기님에게 답글 네, 인적 물적 수탈 못지 않게 일제가 남긴 큰 해악이 한민족의 출세관을 왜곡시킨 거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독립은 아직도 진행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AI혁명님의 댓글

작성자 AI혁명 (147.♡.87.111)
작성일 09.09 15:44
동감합니다. 일본/유럽의 엘리트들과 한국 엘리트들이 크게 갈라지는 지점이 이 부분입니다. 일본이 아무리 개판이지만, 일본 엘리트들은 최소한이나마 일본의 자주적인 발전을 고민합니다.

heltant79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heltant79 (61.♡.152.147)
작성일 09.09 15:48
@AI혁명님에게 답글 생각해 보면 이게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 통치를 위해 키워놓고 간 현지 엘리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 같습니다. 주인의식과 공공선 추구가 거세당하고 지배 국가 기준의 종속적인 개념으로밖에 사고하지 못하는 엘리트가 남죠.

어쩌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가장 심했던 피해가 인적 물적 수탈이 아닌, 이렇게 정신에 박힌 왜곡된 가치관 아닐까 싶습니다.

SuperVillai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uperVillain (140.♡.29.1)
작성일 09.09 16:02
일반적인 엘리트 양성 = 사회의 자원을 몰빵함
우리나라 엘리트의 행태 = 사회를 착취함

참 쉽죠?

widendeep79님의 댓글

작성자 widendeep79 (118.♡.255.169)
작성일 09.09 20:50
기회주의자나 배신자들이 더 잘살고 있으니…지금처럼 흘러갈 수밖에요. 정말 싹 뒤집아 엎어야합니다

가입어렵나님의 댓글

작성자 가입어렵나 (76.♡.54.134)
작성일 09.09 22:01
엘리트라는 말도 쓰면 안 되겠네요.
기득권 그룹 정도가
적당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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