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찾아본 것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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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hscom 183.♡.130.182
작성일 2024.09.2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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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영화를 보고 12.12. 쿠데타에 대해 알아보니 여러 가지 내용들이 나오는데요.

그 중에서 생각이 계속 남는 것을 올려봅니다.



1.  차지철이 경호실로 벌이는 월권


전두환은 1976년에 경호실 작전차장보가 되면서 차지철 밑으로 들어갑니다.

차지철은 전두환을 좋게 봣는지 윤필용 사건 직후의 그를 받아줬지만

전두환은 차지철에게 감사를 표하거나 상관으로 존중한 편이 아니라고 하지요.

단지 코어 권력에 더욱 줄을 대보고 싶어서 차지철 라인을 탄 것뿐이라고...

일단 전두환이 차지철보다 3살이 더 많고, 정규육사 11기 출신이라는 엘리트주의에 젖어있었는데요.

차지철은 육사 12기 시험 떨어지고, 포병간부시험 임관에 불과한 데에다 군 경력도 보잘것없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차지철 밑에 차장이 육군 현역 중장이고 게다가 그 말 한마디에 굽신굽신대니,

전두환에게는 군 선배들인 투스타, 스리스타들이 참 우습게 보였을 것 같네요.


이렇게 된 데에는 쿠데타로 집권해놓고 쿠데타를 무서워한 박정희의 영향도 크다고 하더군요.

바른 말 하고 강직한 장교들은 밑에서부터 싹을 잘라대니,

유신정권 시기 역대 참모총장들은 대부분 노재현과 비슷한 성격들이 올라갔다고...

(비서실장 김계원, 국방장관 노재현 모두 참모총장 출신...)

12.12. 쿠데타 때의 정병주 특전사령관이 특전인맥 대부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게 참혹하게 배신당했는데,

그 역시 소장 진급하고 특전사령관 되기 직전 경호실 차장을 했었어요.(74~75년)

8살이나 어린 차지철을 대하는 모습에 대해 본인의 실제 태도나 생각은 어땠을지 몰라도, 

권력을 꿈꾸는 조폭 같은 하나회 애들한테는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2. 누가 김재규를 수사해야 하는가?


군대에서 범죄사건이 일어나면 누가 달려오죠? 당연히 헌병대(군사경찰대)이지요.

박정희가 죽고 비상계엄이 발령된 상황이라면 나라가 군대나 다름없으니까, 

대통령은 민간인이라도 수사는 헌병이 했었어야 하겠지요.

지금도 헌병대는 무섭지만 당시는 지금과 4차원의 벽이 놓일 정도로 권력이 셌다고 하네요.

일제강점기 시절 그들이 벌이던 폭압적 헌병통치가 독립된 대한민국에도 그대로 이어져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헌병대의 초기 명칭은 "헌병총사령부"였고, 헌병 최고위급도 "헌병총사령관"이었댑니다.

명칭에서 보이듯 전국 헌병은 사령관의 명령 하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고 하고,

민간 경찰은 한입거리인 권력이었으니 육사 성적 상위권 생도들도 헌병으로 많이 갔다는군요.

하여튼 강력한 헌병대를 축소하고자 4.19. 혁명 이후 헌병총사령부는 해체됩니다.

그래도 전국 헌병의 총지휘관이라는 건 남아서 서울의 봄 영화에서 보듯이 김성균 씨가 맡은 헌병감 군복에는 녹색 견장이 달려 있습니다.


여기서도 박정희가 등장하는데요.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긴 했으나 쿠데타는 혼자 해서 성공한 게 아니었지요.

당장 본인도 5.16.쿠데타 과정에서 타 군인 해병대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고,

한강 도하를 놓고 헌병대와 "대치"가 있었다고 하지요.

(당시 사상자는 없었다고 하지만 진짜일지는 모르겠어요. 어디서는 12.12.보다 큰 "전투"였다고 하더라고요.)

5.16.은 그냥 군 고위층들이 박정희를 "인정"해준 것처럼 보이네요.

72년 유신 쿠데타 하고, 73년에 해병대를 해체한 게 드디어 박정희의 "독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하네요.

헌병대 역시 그 특성 탓에 잡는 데에 좀 오래 걸렸다더군요. 당시 헌병대 실권자 도움을 받았다는 설도 있네요.


10.26.이 터진 후 문제는 대체 이 사태를 누가 수사해야 하는가에도 있었어요.

보통의 경우라면 처음 적었던 것처럼 헌병이 했어야 하는 게 맞겠지요.

정승화 총장은 회고록에서 보안사령관이 헌병감보다 계급이 위고, 보안사는 육해공군에 병력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보안사에 합수부를 맡겼다고 밝혔는데 두고두고 아쉬운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헌병은 범죄 수사와 경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과이고, 헌병대도 전군에 퍼져 있는 데다가 무력은 보안업무 전문인 보안사보다 더 세죠.

그리고 군 수사기관은 계급을 따지기 시작하면 "수사"란 것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건데요.

게다가 전두환은 79년에 보안사령관이 되자마자 계엄 시 보안사에 합동수사본부를 차릴 방안을 이미 만들어놓았다고 하니 더욱 아쉬워요.

물론 헌병대에도 하나회가 있었긴 했지만 전두환이 합수부장으로 김재규를 갖고 놀거나, 정부기관 대상 월권하던 건 조금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군요.

댓글 2 / 1 페이지

DINKIssTyle님의 댓글

작성자 DINKIssTyle (14.♡.7.140)
작성일 09.25 22:35
12.12 쿠데타는 지나간 역사지만 매번 돌이켜 볼때마다 아쉬움이 복 받칩니다. 정의로운 분들도 있었고 사건이 뒤집힐 여지도 많았그 때문에 더더욱 만약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ㅠ ㅠ... 글 잘 읽었습니다.

Blizz님의 댓글

작성자 Blizz (108.♡.134.4)
작성일 09.26 05:24
전 포병대 야포로 날려버릴 기회가 있었다는 걸 영화 이후 처음 알았습니다. 그냥 날려버리지 않고 뭐 했는지 정말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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