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 어떻게 해야하지?를 달고 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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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12시가 되면 오는 전원 문의 입니다.
11시 15분에 태어났고 들어봐도 안좋음을 직감 합니다.
격리실이 다 차 있지만 안받으면 안될것 같아서 받자 하고 병싱 교통정리를 합니다..
한시간 걸릴 환자가 30분만에 도착하네요
보통 사설구급차를 타고 오는데 아마 산부인과 자체 구급차로 왔나봅니다
평소처럼 스트레치카에 올려져서 이동한게 아니라 요람으로 앰부를 짜면서 왔습니다...
바로 대리고 들어와서 기도삽관하는데 피가 올라옵니다. 심장초음파를 봅니다 폐동맥고혈압이 의심됩니다
엑스레이가 늦어질것 같아 폐초음파도 보는데 하얗습니다
신생아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진단이 됩니다. 인공계면활성제 투여를 해봅니다.
원래는 폐포세포에서 분비되지만 때에따라 분비가 잘 되지 않는경우 투여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신생아의사에게 신이 내려준 세가지 무기가 있다면 바로 이약과 스테로이드 그리고 이뇨제 세게일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좋아지지 않습니다. 기관내로 피가 차 오릅니다.. 아무래도 폐출혈 같네요..
그런경우 이약은...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저는 경험이 짧아서 폐출혈을 겪어본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이렇게 많은 양의 출혈은요..ㅠㅠ
산소포화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기도가 막힌것 같네요..
결국 전부 흡인하고 재삽관 하기로 합니다. 이때부터 제 머리속은 하얗게 질렸습니다
입에서 뭐라고 하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나중에 간호기록 보니 제가 지시한 내용들이 적혀있더군요 근데 제 기억엔 하나도 없어요
나중에 환자 옆에 앉아있는데 간호사가 옆에서 선생님 계속 지시하면서 중간중간에 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중얼중얼 거리셨다고
지금은 출혈양도 많이 줄어든것 같습니다.. 흡인했더니 전보다 확실히 줄었네요...
산소포화도 흔들리는것도 많이 줄었습니다. 금방 진정되고..
한고비 넘겼나봅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뭘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잘 한것 같습니다.
이제 원인을 찾아야죠...
이제 이 산더미 같은 의무기록을 자세하게 적어야 하는데 눈앞이 깜깜해져서...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이 효과적이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가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오늘밤만 무시히 넘기면 좋겠네요 내일은 또 어찌 해결하겟죠..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정신력 강하게 챙기셔야 할 듯 합니다 ;;
감사드립니다.
painfree님의 댓글
Eugenestyle님의 댓글의 댓글
멍청이탐지견님의 댓글
가랑비님의 댓글
인생의 수많은 나날 중 하나일 뿐이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게 내일 아침, 모레 아침, 그리고 그 다음 아침을 맞이하게 될거라고 기원하겠습니다.
nightout님의 댓글
오늘은 더욱 그런거 같아요.
아기가 회복되어서
선생님이 웃으시면 좋겠습니다.
바이센트님의 댓글
다산의아침님의 댓글
삐딲썬님의 댓글
어라연님의 댓글
mountpath님의 댓글
"아직 제가 가진 무기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네요" 절실함이 느껴지네요 진정한 의사이십니다.
아기도 건강하게 퇴원하기를 기원합니다.
에스까르고님의 댓글
오늘 어머님 모시고 진료받고 와서 그런지 더욱 그러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