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 어떻게 해야하지?를 달고 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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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2024.10.07 20:16
3,60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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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12시가 되면 오는 전원 문의 입니다.

11시 15분에 태어났고 들어봐도 안좋음을 직감 합니다.

격리실이 다 차 있지만 안받으면 안될것 같아서 받자 하고 병싱 교통정리를 합니다..

한시간 걸릴 환자가 30분만에 도착하네요

보통 사설구급차를 타고 오는데 아마 산부인과 자체 구급차로 왔나봅니다

평소처럼 스트레치카에 올려져서 이동한게 아니라 요람으로 앰부를 짜면서 왔습니다...

바로 대리고 들어와서 기도삽관하는데 피가 올라옵니다. 심장초음파를 봅니다 폐동맥고혈압이 의심됩니다

엑스레이가 늦어질것 같아 폐초음파도 보는데 하얗습니다

신생아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진단이 됩니다. 인공계면활성제 투여를 해봅니다.

원래는 폐포세포에서 분비되지만 때에따라 분비가 잘 되지 않는경우 투여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좋아집니다

신생아의사에게 신이 내려준 세가지 무기가 있다면 바로 이약과 스테로이드 그리고 이뇨제 세게일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좋아지지 않습니다. 기관내로 피가 차 오릅니다.. 아무래도 폐출혈 같네요..

그런경우 이약은...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저는 경험이 짧아서 폐출혈을 겪어본적이 없습니다 그것도 이렇게 많은 양의 출혈은요..ㅠㅠ

산소포화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기도가 막힌것 같네요..

결국 전부 흡인하고 재삽관 하기로 합니다. 이때부터 제 머리속은 하얗게 질렸습니다

입에서 뭐라고 하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나중에 간호기록 보니 제가 지시한 내용들이 적혀있더군요 근데 제 기억엔 하나도 없어요

나중에 환자 옆에 앉아있는데 간호사가 옆에서 선생님 계속 지시하면서 중간중간에 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중얼중얼 거리셨다고 

지금은 출혈양도 많이 줄어든것 같습니다.. 흡인했더니 전보다 확실히 줄었네요...

산소포화도 흔들리는것도 많이 줄었습니다. 금방 진정되고..

한고비 넘겼나봅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뭘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잘 한것 같습니다. 

이제 원인을 찾아야죠...

이제 이 산더미 같은 의무기록을 자세하게 적어야 하는데 눈앞이 깜깜해져서...

그래도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이 효과적이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제가 가지고 있는 무기가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오늘밤만 무시히 넘기면 좋겠네요 내일은 또 어찌 해결하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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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 1 페이지

에스까르고님의 댓글

작성자 에스까르고 (183.♡.122.22)
작성일 10.07 20:19
생명을 다루는 직업,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오늘 어머님 모시고 진료받고 와서 그런지 더욱 그러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재조아님의 댓글

작성자 아재조아 (58.♡.90.187)
작성일 10.07 20:24
글만봐도 생생한 현장에 아찔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오렌지 (211.♡.180.19)
작성일 10.07 20:27
아휴 가슴 아픈 상황입니다 ㅠㅠ
정신력 강하게 챙기셔야 할 듯 합니다 ;;
감사드립니다.

CHAE2PAPA님의 댓글

작성자 CHAE2PAPA (124.♡.254.133)
작성일 10.07 20:34
아기가 힘내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도 힘내십시오.

웃자오늘도님의 댓글

작성자 웃자오늘도 (203.♡.4.4)
작성일 10.07 20:34
정말 대단하십니다,
책임감과 혹독한 수련과정을 이겨내신 결과겠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바람처럼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바람처럼1 (58.♡.160.122)
작성일 10.07 20:35
그저 고마울뿐입니다.
고맙습니다

nkocuw9sk님의 댓글

작성자 nkocuw9sk (1.♡.77.139)
작성일 10.07 20:48
고생많으십니다 ㅠㅠ

그리운거북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그리운거북이 (1.♡.165.28)
작성일 10.07 20:49
덕분에 저희들이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시슬리아님의 댓글

작성자 시슬리아 (220.♡.25.200)
작성일 10.07 21:01
감사합니다 선생님~!
고생많으셨습니다. 건강하게 퇴원하기를 기원합니다

C1AB님의 댓글

작성자 C1AB (121.♡.23.173)
작성일 10.07 21:30
고생이 많으십니다. 본인 건강도 잘 챙기세요 ㅠㅡㅠ

painfre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painfree (219.♡.169.101)
작성일 10.07 21:32
선생님 글을 읽으면서, 전공의시절  제왕절개후에 아기 상태가 안좋으면 소아과 선생님들이 오시기전에 떨면서 기관내삽관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신생아들을 보면 참 연약한 존재인것 같다가도, 강인한 생명력과 회복력에 놀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날마다 그 숨막히는 현장속에서, 피를 말리는 긴장감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사투를 벌이고 계시는 NICU 선생님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Eugenestyl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10.07 22:11
@painfree님에게 답글 저희가 뛰어갈때까지 누군가 기도삽관이라도 해주시고 하다못해 앰부라도 짜주신다면 더할나위 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어려운일 선생님께서도 어려운 길 가고 계시네요 고생 많으십니다.

NapSS님의 댓글

작성자 NapSS (116.♡.202.94)
작성일 10.07 22:23
응원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멍청이탐지견님의 댓글

작성자 멍청이탐지견 (121.♡.239.212)
작성일 10.07 22:25
의료전선 최전방에서 사투를 발이시는 유진스타일님께 하나님 부처님 조상신의 가호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상추엄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상추엄마 (118.♡.43.76)
작성일 10.07 22:28
아휴 글을 읽다가 눈물이나고 숨이 같이 막히네요 ㅜㅜ 아기도 선생님도 고생많으셨습니다

고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고난 (2001:♡:6994:♡:9d51:♡:c5e1:63ee)
작성일 10.07 22:31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heavyrain3637님의 댓글

작성자 heavyrain3637 (221.♡.166.119)
작성일 10.07 23:16
고생이 많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노래쟁이s님의 댓글

작성자 노래쟁이s (121.♡.3.57)
작성일 10.07 23:24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존경을 표합니다.

피키대디님의 댓글

작성자 피키대디 (211.♡.169.67)
작성일 10.07 23:28
고맙습니다!

가랑비님의 댓글

작성자 가랑비 (211.♡.194.209)
작성일 10.07 23:32
아기에게 오늘이,
인생의 수많은 나날 중 하나일 뿐이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게 내일 아침, 모레 아침, 그리고 그 다음 아침을 맞이하게 될거라고 기원하겠습니다.

잼니크님의 댓글

작성자 잼니크 (61.♡.60.82)
작성일 10.07 23:36
고생하셨습니다
존경합니다

레인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레인 (175.♡.43.19)
작성일 10.07 23:45
진짜 감사드립니다ㅠ

부는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부는바람 (252.♡.172.69)
작성일 10.08 00:19
감사합니다.

nightout님의 댓글

작성자 nightout (210.♡.54.33)
작성일 10.08 00:24
선생님 글은 언제나 따뜻하고 진솔한데
오늘은 더욱 그런거 같아요.
아기가 회복되어서
선생님이 웃으시면 좋겠습니다.

바이센트님의 댓글

작성자 바이센트 (125.♡.243.232)
작성일 10.08 00:29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선생님 손에서 다시 태어난 아기도 씩씩하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길 마음으로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권해효님의 댓글

작성자 권해효 (248.♡.10.23)
작성일 10.08 00:37
감사합니다. 귀한생명구하셨네요ㅜㅜ

다산의아침님의 댓글

작성자 다산의아침 (182.♡.33.29)
작성일 10.08 01:01
글만 읽어도 선생님의 수고와 부모님들의 무너지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삐딲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삐딲썬 (247.♡.94.48)
작성일 10.08 01:26
제 애새끼 둘 다 의사들인데 수술 들어가면 두끼는 기본으로 스킵하고 그렇게 매일 사니 스페셜리스트 되었다고 내가 왜 좋아했던가 후회될 때가 많습니다.

오리지날것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리지날것 (211.♡.125.4)
작성일 10.08 08:53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과 선생님 가족 다 복 받으실 겁니다

어라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어라연 (125.♡.206.168)
작성일 10.08 09:53
유진스타일님의 판단과 노고가 아니었다면 한 생명이 태어나자마자 스러져 갔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비타민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비타민밤 (118.♡.175.68)
작성일 10.08 10:25
노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존경합니다.

mountpath님의 댓글

작성자 mountpath (61.♡.70.98)
작성일 10.08 13:28
응원합니다.
"아직 제가 가진 무기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네요" 절실함이 느껴지네요 진정한 의사이십니다.
아기도 건강하게 퇴원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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