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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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엘지다 121.♡.130.21
작성일 2024.10.08 00:49
1,22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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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 신해철을 보면 가라앉을 것 같아 본방으로 못 보고

애들 재우고 보다 보니 오늘에서야 다 봤습니다.

1부는 잘 넘겼는데 2부에서 무너졌습니다.


고스 마왕

효선이 미순이...는 제가 이 이름들을 까맣게 잊고 살았더라구여

참 미안하게도...

세월호야 뭐 전국민의 트라우마 일 것이구요


제가 못참고 흐느끼게 된 건 민물장어의 꿈

그 노래가 나왔던 그때야 뭐 

누구나 다 어렵고 힘든 시기였을때라

딱히 제 사연이 특별한 건 아니겠지만

속 된 말로 집이 망했어요


그냥 망한거면 망한거다 라고 하는데

그 후유증으로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병까지 얻으셔서

어머니는 아버지 병간호에 묶이셨고

그래서 제가 휴학하고 숙식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동생은 고등학생이었으니 뭐


그 어려운 시기에 제가 수원역 지하상가에서

큰 맘 먹고 산 앨범 

기숙사에서 CD 플레이어로 조용히 듣던 그 노래를

제가 못 듣게 된 이유가 있어요


그 당시 엄마한테서 전화가 오면 

경리 누나한테 말해서 10만 원 20만 원 이렇게

가불해서 엄마한테 보내주는 상황이었죠

그러다 보니 경리 누나는 제 사정을 어느정도 알게 되었구요


그날도 엄마한테 전화 받고 

아마 10만 원인가 붙였던 날일거에요

퇴근하고 수원역이나 가자고 경리 누나가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호프집도 갔다가 노래방도 가게 됐는데

제가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면서

노래방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너무 힘들고 서럽고 그 땐 그랬어요


뭐 지금이야 그런 시기 다 지나서

엄마도 강아지 데리고 동네 산책 다니시는 게 하루 일과이고

동생도 시집 잘 가고

저도 고양이 키우면서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이상하게 민물장어의 꿈 노래만 들으면 그 시기가 생각나서

괜히 막 서러워지고 그래서 못 듣는 음악인데

다큐에서 마왕이 그 노래를 부르니까

여러가지가 겹쳐서 이 나이에 소리죽여 울먹이게 되네요


댓글 4 / 1 페이지

Purme님의 댓글

작성자 Purme (172.♡.34.108)
작성일 10.08 01:13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도 어제 1, 2부 몰아서 봤는데 마왕의 좋은 음악들과 함께 했던 어린 시절 추억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엘지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엘지다 (121.♡.130.21)
작성일 10.08 13:06
@Purme님에게 답글 마왕 님의 노래들이 추억 버튼이죠 ㅎㅎ

포크리스님의 댓글

작성자 포크리스 (125.♡.70.134)
작성일 10.08 06:25
노래만 올라왔을줄 알고 들어왔는데 엘지다님 사연에 울컥하게 되네요. 힘든 상황 잘 견디셨네요. 멋지십니다. 그 경리누나님 속이 깊었던분 같네요.

엘지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엘지다 (121.♡.130.21)
작성일 10.08 13:08
@포크리스님에게 답글 당시 은행을 제가 가는 게 아니라 전 근무하고 경리 누나가 은행가서 엄마에게 입금을 해주어서 제 사정을 자연스레 알 게 된거죠. 살면서 만나는 사람중 좋은 인연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은 연락처도 모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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