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눈으로 세상을 산다는 것은..(Feat 부동시/부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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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산을주민 220.♡.193.170
작성일 2024.10.0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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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누군가"의 신체에 대한 언급이 가~~끔 나올 때마다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부족한 표현이지만 글을 써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의 인생의 일부와 신체적 약점을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하는 위험하고 두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누군가는 저의 글을 잘라서 가져다 쓸 지도 모르지요.

또 낮은 확률로 저에 대한 형편을 아는 사람이 이 글을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가 아는 한 제 주변에 다모앙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되도록이면 건전한 의견 나눔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의 서명대로 정보 공유와 나눔이 제일의 목적이니깐요.



제 글을 보고 "누군가" 생각난다면 단순한 우연입니다.

(저는 오래살고 싶어요.)



그리고 제 경험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글이므로

제가 잘못 알고 있다던지,

혹은 이전에 비해 개선된 부분이 있다던지 한다면,

다른 분들이 더 나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댓글로 지도 부탁드립니다.




0. 저는 왼쪽 눈이 좋고 오른쪽 눈이 안 좋은 경우입니다. 오른손잡이 이고요.

약시 판정을 받았고, 더불어 사시도 조금 가지고 있지요.

이 때문에 2004년에 5급 판정을 받고 군면제가 되었습니다.(당시 표현으론 제2국민역)

(정확히는 4급 공익판정을 받았다가 재검신청을 하고,

서울 병무청까지 가서 눈에 대한 서류 제출을 하고 5급...)



1. 언제부터 오른쪽 눈이 안좋아졌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가족들의 말과 어렸을 적 사진으로 알기로는

3살 즈음에 오토바이에 혼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왼쪽 눈을 다쳤고,

당분간 왼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안대를 하고 놀이공원에도 갔었고요.

그렇다는건 오른쪽 눈으로 일상 생활을 했다는 뜻이지요.


(왼쪽 눈에 있었던 작은 흉터는 기가 막히게도 안경 코 받침대와 크기가 절묘하게 맞아서

제가 왼쪽 눈에 흉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가족과 친척들 말고는 많이 없었습니다.

흉터는 서서히 작아져 대학을 졸업할 즈음인 23? 24?때 완전히 없어졌으니 20년이 걸렸네요. 하여튼....)


궁예를 연기했던 김영철 배우도 그렇고 안대를 하면 가렸던 눈 쪽이 나빠진다는데,

제가 안좋은 시력은 오른쪽이니 이에 대한 원인은 저도 가족들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아직 신체가 후레쉬했던? 어린아이였었어서 영향이 없었을까요?

어쨋든 3살 이후 최소 몇년은 오른쪽 눈이 정상이었다는 것을 예상해봅니다.



2. 짝눈인 것을 알았을 때는 8살로 기억합니다.

아버지의 지인이 안경점을 했었고, 거기에 시력측정표?가 있는 김에 누나가 먼저 시력을 재봤습니다.

그리고 "너도 한번 해볼래?" 해서 측정을 해보고 그때 알았습니다. 제가 짝눈인 것을.

왼쪽을 먼저 시력을 재고 오른눈을 측정하려고 왼눈에 숟가락을 대는 순간 앞이 뿌옇게 보이더군요.

어렸을 때라 시력은 좋았습니다.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왼쪽 눈만으로 1.5가 나왔습니다.

반면에 오른쪽 눈의 시력은 처참했죠. 가장 위의 숫자도 희미하게 보일 정도니까요.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안경을 쓰고 1.0 유지중입니다. 차라리 안경을 쓰지 않았더라면... 아... 옛날이여... ㅠㅠ)



3. 이 때문에 시력을 교정해보려고 부모님이 저를 데리고 갖은 수고를 다하셨습니다.

간단하게는 안경을 쓰면서 왼쪽 눈에 안대를 쓰고 오른쪽 눈만 사용하기부터,

제가 5살 때부터 광주 광산구에 살았는데, 당시에는 먼 거리였던 전대병원까지 갔었으니까요.

거기다 안과에서 검사할때 쓰는 강한 빛을 그렇게나 눈에 쬐기 싫어해서 검사에 애를 먹었습니다.



4. 하여튼 여러 검사를 해보고 당시의 결과를 제가 기억하기로는,

밖이 안 좋은게 아니라 안쪽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카메라로 치면 렌즈를 바꿔서 해결이 안된다는 거지요.

(이것까지 쓸까말까 고민을 잠시 했는데, 저 같은 케이스가 어딘가에 있을까 해서 적습니다.)


이후로는 시력교정은 포기하고 안경은 좋은 쪽(왼쪽) 시력에 맞춰서 양쪽의 렌즈를 똑같이 맞추고 있습니다.

렌즈의 두께 차이로 인한 좌우가 불균형한 안경의 무게 때문에

성장하면서 얼굴이 안 좋게 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고요.

나중에 콘택트렌즈도 시도해봤는데 무언가 답답한 느낌에

눈에 뭐가 들어가는 것을 싫어해서 그만뒀습니다.


(DSLR이 지금 있으면 메뉴얼 모드로 왼눈과 오른눈의 차이를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찍어서 올려드릴텐데, 없어서 아쉽습니다.)



5. 하여튼 이대로 성인까지 쭉 성장을 해왔고,

신검을 받기 전에 따 두었던 면허에서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대1 여름방학때 누나와 함께 1종 보통 면허를 땄었는데,

당시에 시력검사를 속칭 가라로 했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눈도 정상인 것처럼 운전학원에서 속이고 면허를 딴 것이죠.

(예상하시겠지만 오른쪽 눈을 검사할때 왼쪽에 댄 수저를 살포시 열고 시력검사를...)

1종 보통이니 차는 당연히 1톤 트럭에 수동이었습니다.

그런데 1종 보통을 딴 사람이 그 후에 신검에서 시력으로 5급을 받고 군 면제.(...)

누가 생각해도 면허를 준비하면서 시력검사에서 가라로 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죠.


그 해 말엔가 다음해 초엔가 나주 운전면허시험장에서 광주의 집으로 우편이 왔습니다.

면담하러 오라고요. ㄷㄷㄷ...

그래서 면허시험장에 가서 높으신 분하고 면담을 잠시 하고 2종 보통으로 조용히 강등되었습니다.

(가서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었...)


한참 후에 2016년엔가? 도로교통법에 단안시력 뭐라 해서 개정이 된 것을 후에 늦게 알아서

다시 1종 보통을 신청해서 지금은 1종 보통을 유지중입니다.

2종 보통으로도 현재의 차들을 운전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만약을 위해 갱신합니다.

마침 올해 3월에 수동을 운전할 일이 있었는데 저만 보통면허라서 제가 운전을 했었네요.

(면허 갱신기간이 3년에, 그때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 진단서를 떼고,

제가 사는 광주에서 나주에 있는 운전면허시험장에 직접 가는 것을 제외하면 괜찮.....)

사람의 눈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니 언젠가는 1종보통 갱신이 실패하고 2종으로 내려가겠죠.



6. 짝눈으로 사는 것의 가장 큰 불편은 세상이 2D로 보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공이 나에게 오고 있는 것을 눈으로써는 공이 커지는 걸로 인식한다고 누군가 설명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각종 구기종목과 총을 쓰는 것들, 3D 컨텐츠 등에 매우, 많이 취약합니다.

오큘러스(메타) 퀘스트를 사긴 했지만 유튜브VR같이 정적인 컨텐츠 정도만 조금 해봤을 뿐이고

많이 동적인 컨텐츠는 시도도 못해봤습니다.

(손과 좋은 쪽의 시력이 똑같으면 조금이나마 하겠는데, 왼눈/오른손잡이라...)


6-1 세상이 2D로 보이다 보니 제일 위험한 것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그나마 낫습니다.)

계단이 있고 거기에 색이 다르게 있어서 구분이 편하면 내려가는 게 그나마 나은데,

어디가 계단의 경계고 높낮이가 다른지 구분하기 힘들 때는 가운데로 못 내려갑니다.

옆에 손잡이가 필수에요.


6-2 약시이면서 사시도 조금 있다보니 가끔 상이 2개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왼쪽 눈으로 보는 상에 오른쪽 눈으로 보는 상이 조금 빗겨서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죠.

그럴땐 오른쪽 눈을 잠시 감거나 인상을 찌푸리면 조금 낫습니다.

당연히 운전할 때가 제일 위험하고요, 약시+사시 더블이다보니 눈이 쉽게 피로해집니다.

(그러나 조수석에 앉은 사람(들)에게 제 사정을 일일히 알려주진 않습니다. ㅎ,ㅎ,ㅎ....)


6-3 3D컨텐츠 관련해서, 적청안경이라던가, 3D안경으로 보는 것에 대해

크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3D안경을 쓰나 안쓰나...

그래서 옛날에 영화 아바타를 극장에서 3D안경으로 봤을때 그냥 파란 색안경 쓴 느낌으로 봤습니다.

벗고 보자니 영화관에 영상이 2개로 겹쳐서 나오고 있어서요.



7. 그런데 남들이 보기에도,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희한하게 잘 하는 구기종목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볼링입니다.

위로 던지는 게 아닌 아래로 굴리는 것이라서 그나마 나은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저의 자세는 프로들이 하는, 투구하는 손과 반대 발을 바짝 붙여서 하는 자세가 아니라,

손에서 공을 어느 자리에서 투구했을 때 공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몇번 익힌 다음에

손의 위치를 기준으로 투구를 하는거라서

처음 1~2프레임, 많이 나쁘면 한 게임의 절반 가량을 점수를 날려먹습니다.

자주 볼링장을 가면 습관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서 다른 일행들에 비해서 고득점이 되긴 하지만,

저나 남에게나 희한한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당연히 오랜만에 가면 점수가 바닥....)


저 나름 프로들의 강의들을 보고 공부해서 친다고는 하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자세가 희한한가 봅니다.

예전에 한번 일행이 저의 자세를 따라한다고 따라했더니 바로 공이 거터행...

어찌되었든 점수가 높으면 장땡이죠. 저의 하이스코어는 242점 입니다(...제가 생각해도 이상...)


7-1 볼링과 반대의 경우로 당구와 포켓볼은 거의 못합니다.

볼링장과 달리 많이 가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힘 조절, 거리 조절 전부 실패합니다.

팀전을 하면 저를 데려가는 팀이 그냥 지는 겁니다. 누군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끌고가지 않는 이상은요.




TMI로, 저와 비슷한 시력을 가진 사람이, 제가 아는 한도에서,

에스파의 윈터(예전에 어딘가에서 언급한 것 같은 기억이 있습니다.)

반대로 오른쪽 눈이 좋고 왼쪽 눈이 나쁜 사람이 유상철 선수(감독)입니다.

정치인은 잘 모르겠네요.




댓글 6 / 1 페이지

sciroccoR님의 댓글

작성자 sciroccoR (182.♡.18.141)
작성일 10.08 23:42
어 저랑 거의 비슷하네요. 근데 저는 왜 군대 갔아온거죠??ㅜㅜ(98군번)

근ㅡ저도 약시가 있고 집중해서 보면 가끔 두개로 보입니다. 그런데 VR기기나 3D 영화 보는건 문제가 없긴 해요.하지만 당구나 거리를 가늠해야 하는 운동을 잘 못하는건 맞구요. 저는 미술시간에 입체적으로 그림을 잘 못그리는걸 보고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다는걸 확실히 느꼈네요 ㅋㅋ

근데 한쪽눈 안좋아도 1종보통 유지 되나요?? 갱신 할때마다 쓰지도 않는 안경 맞추고 있는데 ㄷㄷㄷ 기준이 어떻게 되요??

광산을주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광산을주민 (220.♡.193.170)
작성일 10.09 06:41
@sciroccoR님에게 답글 단안시력 운전면허 라고 검색하면 얼추 나옵니다. 각 지역별 면허시험장 홈페이지에 단안시력 검사를 해주는 지역 병원 리스트도 올라와 있기도 하고요.
병원에 가서 단안시력 운전면허 때문에 검사해보려 한다고 했더니 여러 검사들을 하더라고요. 그 검사를 받은 진단서를 가져가야 되서 면허갱신에 대한 인터넷 신청이 안되요.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445646&memberNo=15492850

sciroccoR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sciroccoR (182.♡.18.141)
작성일 10.09 12:45
@광산을주민님에게 답글 단안 0.8은 넘어야 하네요. 올해 0.8이었는데 내후년에 0.8 유지 될련지.. 걍 안경 맞추고 검사해야 할듯 하기도 하네요 ㅎㅎ

광산을주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광산을주민 (220.♡.193.170)
작성일 10.09 06:45
@sciroccoR님에게 답글 검사하는 것 중에 기억나는 거 하나는 가운데를 보면서 상하좌우에 랜덤으로 점이 나타나는데 그걸 인식할 때마다 손에 받은 스위치를 누르라는 거였습니다. 짐작하기로는 시야 각도? 때문인 것 같아요.

NO8D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NO8DO (182.♡.206.104)
작성일 10.09 00:09
저는 부동시 3급 (09군번)인데... 3급 나올 만한 이유가 있었군요 ㄷㄷㄷ
말씀하신 부분 거의 해당되긴 하는데 그 정도가 덜하고, 약시나 사시 판정은 한번도 안 받아봤거든요. 난시가 살짝 있다곤 하지만요.

광산을주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광산을주민 (220.♡.193.170)
작성일 10.09 06:53
@NO8DO님에게 답글 대학시절 후배한테 듣기로는 2006년? 까지는 저같은 경우의 면제가 있었고, 이후로는 거의 3급으로 간다 라고 하더라고요. 이 말을 해준 후배가 시력으로 인한 면제의 마지막 세대?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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