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엄마에 대한 슬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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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2024.10.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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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아이들의 기억은 오래간다 글 보고

저도 생각나는 엄마에 대한 슬픈 기억이 있어서 부끄럽지만 한번 적어봅니다.


저는 어릴때 기억이 거의 하나도 안나요..

근데 이것 하나만큼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가끔 한번씩 제 가슴을 콕콕 쑤셔요..


옛날에, 제가 어떤 학교의 병설유치원을 다닐때

저희집은 찢어지게 가난했었고,

엄마는 쓰레기분리수거장에 일을 다니셨어요..

그래서 항상 엄마에게선 특유의 쓰레기장 냄새가 났죠

저는 그에 대해서 딱히 엄마에게 뭐라한적은 없어요 (기억상)


어느 날은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는데

우산이 없었어요

저희집은 학교에서 상당히 멀어서,

유치원생인 제 걸음으로 거의 1시간은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있었고

(어릴땐 그냥 좋다고 걸어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멀었네요 ㅎㅎ)

유치원 선생님도 딱히 도와주질 않으시고 (우산이 없었나봐요) 그래서

비가 그칠때까지 기다렸더랬어요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비가 그치긴 커녕 더 거세지기만 해서

결국 어디선가 주운 찢어진 우산을 들고

빗길을 한참을 걸어서 (중간에 우산도 뒤집어짐 ㅎㅎ)

집에 겨우 도착했어요


그때 저희집은 한옥집이었거든요..

진짜 옛날 한옥집. 화장실도 바깥에 있어서 무서워했어요


집에 가니까 엄마가 따뜻한 음식(찐빵 같은거였어요)을 해놓고 기다리고 계셨는데


알고보니 엄마가 유치원까지 데리러 왔었다는거에요

비가 너무 많이와서

그런데 왜 안들어왔냐고,

계속 기다리다 그냥 주운 우산으로 왔다고 했더니


엄마 몸에서 냄새가 나서

제가 창피할까봐 못 들어오셨다고 하는거에요..


그 당시 제걸음으로 1시간여니까,, 어른걸음이면 한 30분 걸리겠죠

그 거리를 거센 비를 뚫고 오셨는데

본인 몸에서 냄새 나는 것 때문에...

제가 창피할까봐 들어오지도 못하고

교문밖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안나오니까

엄마도 돌아서 집에 오셔서, 추울까봐 따뜻한 음식 해놓고 기다리신거였어요



가난은 그런거였어요

너무 가슴이 따끔하고 아픈

그때 이후로도 엄마는 평생 고생만 하고 사셨어요..


지금은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가끔 한번씩 그 때 일이 생각나 눈물이 나요




엄마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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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7 / 1 페이지

jayson님의 댓글

작성자 jayson (121.♡.251.96)
작성일 어제 19:33
찡..합니다..!!

전 허리굽은 할머니들 지팡이 짚고 가시는거 보믄 그렇게 엄마 생각이 나요..
참 그거 아시쥬??허리 굽으신 분들도 돌아가시면 쭉 펴지는거..엄니 염할때 보니 허리가 펴졌더라구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36
@jayson님에게 답글 그건 처음 알았네요.. 허리 굽으신 할머님들 볼때 저도 가슴이 참 아파요 ㅠ
그래도 돌아가실때라도 허리펴고 곧게 가신다고 하니 다행인것같아요

요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요시 (1.♡.118.36)
작성일 어제 19:33
아이고 어머니 ㅠ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36
@요시님에게 답글 ㅠㅠ 평생 고생만 시켜드린 불효녀라 참 죄송스러워요

굿모닝빵빵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굿모닝빵빵 (241.♡.122.134)
작성일 어제 19:34
저도 어릴적에  겪을 것 같은 얘기네요. 그만큼 어렵게 살았죠. 다들.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36
@굿모닝빵빵님에게 답글 그쵸.. 많이들 어렵게 살았죠

개굴개굴이님의 댓글

작성자 개굴개굴이 (253.♡.209.133)
작성일 어제 19:37
전철에서 눈물참으며 갑니다.
저도 어렸을때 영화관 관련한 가슴 아린 기억 하니기너무도 뚜렷하게 나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38
@개굴개굴이님에게 답글 다들 잊지 못하는 그런 기억이 하나쯤은 남게되나봐요..
그래도 가끔 그 생각하면서 힘을 내기도 합니다. 개굴님도 힘내셔요

Ranom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anomA (125.♡.92.52)
작성일 어제 20:10
@개굴개굴이님에게 답글 제 동생이 우뢰매인가 보고 싶어서 부산 시민회관인가에 가서 봤는데, 어머니는 어디 갔다 오신다고 하시고는 영화 끝날 쯤에 문 앞에서 동생 데리고 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동생이 종종 어머니 모시고 영화관 갔었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20:14
@RanomA님에게 답글 아이고 영화관 앞에서 기다리셨구나 ㅠㅠ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지네요

Ranom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anomA (125.♡.92.52)
작성일 어제 20:17
@곰발자국님에게 답글 예. 당연한 얘기지만 두 사람이 같이 볼 형편이 안됐던 거죠. 그래서 동생이 크고 난 뒤 깨닫고는 모시고 가는 거였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20:22
@RanomA님에게 답글 저도 자주 모시고 가야겠네요.. 또 한번 반성하고 갑니다!

부드러운송곳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부드러운송곳 (121.♡.246.242)
작성일 어제 22:59
@RanomA님에게 답글 어릴적 추운겨울날 입장료 3000원 아끼시느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 까지 밖에서 저를
기다리신 엄마가 떠오릅니다
늘 엄마라는 말만 떠올려도 눈물이 앞을 가리게 됩니다
늘 죄송하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더 좋은것을 많이 사드리고 대접하고 싶은데
사는게 뭐라고 자주 못하고 사는게 마음이 아픕니다
이번 주말에는 꼭 시간 내어서 맛난 거 사들고
찾아 뵈어야겠습니다

바람처럼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바람처럼1 (58.♡.160.122)
작성일 어제 19:38
보고싶어도

불수없는것이 아프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39
@바람처럼1님에게 답글 ㅠㅠ 뵙지 못하면 정말 더 힘들것 같아요
저도 그날이 올까봐 늘 노심초사합니다..
바람처럼님 힘내세요

건강한전립선님의 댓글

작성자 건강한전립선 (118.♡.236.75)
작성일 어제 19:43
ㅠㅠ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43
@건강한전립선님에게 답글 댓글 감사합니다 ㅠㅠ

metalkid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etalkid (14.♡.220.215)
작성일 어제 19:45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45
@metalkid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홍반장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반장 (211.♡.163.50)
작성일 어제 19:47
저 지금 회사에서 본문 읽으면서 울었네요,. ㅜㅜ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48
@홍반장님에게 답글 아이고..  죄송합니다
위에 잔망루피님이 올리신 웃긴 글 읽고 이제 웃으셔요!!

잔망루피님의 댓글

작성자 잔망루피 (211.♡.113.108)
작성일 어제 19:53
저도 어릴적에 형편이 많이 어려웠고 비슷한 기억이 있어서 울컥합니다. 우리 세대는 가난해서 창피했던 경험들이 많이 있지요. 토닥토닥...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19:57
@잔망루피님에게 답글 맞아요.. 남이 볼땐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일들이긴 한데
그게 참 직접 겪는 사람은 가슴이 아프죠 ㅠ

달과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121.♡.83.69)
작성일 어제 20:15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20:16
@달과바람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ㅠㅠ 앙님들 너무 따뜻하세요

댈러스베이징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댈러스베이징 (248.♡.234.93)
작성일 어제 20:47

ㅠㅠ 꿈속에라도 엄마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토닥토닥♡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20:48
@댈러스베이징님에게 답글 따뜻한 위로 감사합니다..
어머님 만나서 행복한 꿈 꾸시길!

흐림없는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흐림없는눈™ (218.♡.227.7)
작성일 어제 21:14
아.. 글 읽다가 엄마 생각나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부모님 생각하면 밝고 즐거운 일만 떠올리려고 하는데
항상 먼저 기억나는 건 슬프고 힘든 일들이네요.

곰발자국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곰발자국 (125.♡.110.115)
작성일 어제 21:15
@흐림없는눈™님에게 답글 맞아요.. 분명 좋고 행복한 기억도 있는데
꼭 슬픈 기억만 떠오르고, 괜히 미안하고 ㅠ

Icyflame님의 댓글

작성자 Icyflame (211.♡.240.220)
작성일 어제 21:30
읽으면서 찡하고, 댓글보면서 또 찡하네요 ㅜ

롱숏님의 댓글

작성자 롱숏 (58.♡.148.15)
작성일 어제 21:59
차마 답글 달기가 죄송할 정도의 느낌입니다..

WinterIsComing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WinterIsComing (124.♡.1.247)
작성일 어제 22:29
모교 대학병원 교수 후배가 그러더군요...
병원에 중병으로 아버지가 입원하면, 자식이 와서 원망 하거나 욕하거나 뭐 하튼 큰소란을 만드는 비중이
생각 보다는 꽤 된다고 합니다.
신기한 건......어머니가 입원하면 원망,욕, 소란도 거의 없고....오히려 무릎 꿇고 어머니 살려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좀 있어서 난감한 상황들이 종종 생긴다고....
구체적으로 꽤 성공한 큰 규모의 유명 2차 병원 원장님(모교 선배)이 어머님 중병으로 모교 입원실에 모시고 간병 하다가...
야간 돌던 수련의(20-30년....새까만 후배죠...)를 붙잡고 무릎 꿇고 큰 소리로 울면서
"선생님 저희 어머니 좀 살려주세요...선생님..."

철벽뮐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철벽뮐러 (221.♡.53.25)
작성일 어제 22:52
이런식으로 사람 울리면 반칙 아닌가요? ㅠㅠ

달리냥님의 댓글

작성자 달리냥 (116.♡.60.222)
작성일 어제 22:55
후~읽다 보니 그리운 제 엄마 생각이 나네요 ㅠㅠ

인생은주관식님의 댓글

작성자 인생은주관식 (58.♡.190.247)
작성일 어제 22:56
눈물 참으면서 읽었는데, 마지막 사랑한다는 말에 눈물이 나네요 ㅜㅜ

2방in님의 댓글

작성자 2방in (218.♡.37.242)
작성일 어제 23:52
이글을 어머니의 마지막 임종을 기다리면서 보고 있는데...
저를 부끄럽게 하네요.
그동안 사랑한단 말 못 해봤고
자식중에 홀로 결혼도 안한 불효자식인데...

어머니의 따뜻한 온기가 있는 손을 더 잡고 싶네요.
근 5개월...함께 병원에 있게 견뎌 주셔서 감사합나다.
그리고 사랑합니다.(어머니는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녹차구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녹차구름 (175.♡.84.85)
작성일 00:05
모든 사람들이 매일매일 행복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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