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표현력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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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랑책깔피 106.♡.92.67
작성일 2024.10.15 09:10
5,44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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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

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어리가 된 그것.

그게 반대편 옆구리에 만들어놓은, 내 모든 따뜻한 피를

흘러나가게 한 구멍을 생각해.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출근길에 겸공에서 소개된 한 구절인데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 그리고 흡입력 있는 장면의 전환

머릿속에서 상상되는 이미지가 너무나 선명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너무나 선명한 나머지 읽을 때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고통스러울듯 하지만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 구절을 들으며 출근길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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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1 페이지

DevChoi84님의 댓글

작성자 DevChoi84 (211.♡.96.205)
작성일 어제 09:13
문장에 힘도 느껴지고 표현이 너무 좋아 읽으면서 통증까지 느껴지는 것 처럼 느껴지네요

심이님의 댓글

작성자 심이 (218.♡.158.97)
작성일 어제 09:17
잔혹함을 저렇게 서정적으로 담아내다니.
글의 힘이란게 저렇게 아름답고 무섭네요.

블럭빗님의 댓글

작성자 블럭빗 (112.♡.204.219)
작성일 어제 09:19
대단하네요..저도 어서 빨랑 구매해서 읽어야겠습니다.

나만없어고양이님의 댓글

작성자 나만없어고양이 (244.♡.203.18)
작성일 어제 09:31
저도 저 대목 읽으면서 총탄의 궤적에 따라서 감정이  고통에서 분노로 바뀌더라구요.

훈제계란님의 댓글

작성자 훈제계란 (125.♡.154.181)
작성일 어제 09:32
저처럼 둔한 사람에게도 의미와 감정이 전달되는 것을 보니 정말 천재같습니다

Purme님의 댓글

작성자 Purme (172.♡.34.108)
작성일 어제 09:35
작가는 저 짧은 표현에 엄청난 의미를 담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눈물을 흘렸을까요.
참 아름답지만 처절한 문장입니다.

0sRacco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0sRacco (164.♡.222.147)
작성일 어제 09:36
어렸을 땐 등급 외 슬래쉬 무비도 아무렇지도 않게 봤는데, 반 백 살고 보니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매우 괴로워지는 게...그래서 진지한 작품은 못 읽게 되네요.

puNk님의 댓글

작성자 puNk (14.♡.130.103)
작성일 어제 09:44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이렇게 힘들었던 책도 없었습니다.
읽는 제가 그렇게나 고통스러운데, 써내려간 작가님의 고통은 과연 어떠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대체 학살자들은 그렇게나 별일 없이 잘들 사는데, 왜 고통은 시민들의 몫이어야 할까요.)

홍콩트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콩트램 (253.♡.148.181)
작성일 어제 10:18
@puNk님에게 답글 책 읽는 도중 몇 번이나 책을 덮고 창문 밖이나 허공을 보면서 꺽꺽 하고 울음을 토해내는 체험을 몇 번이나 하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지조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지조 (203.♡.117.83)
작성일 어제 12:28
@홍콩트램님에게 답글 적어주신 표현으로 미루어 봐서 저는.. 저 책 못 읽을 것 같습니다.. ㅠㅠ

puNk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uNk (14.♡.130.103)
작성일 어제 21:04
@지조님에게 답글 네.
어떤 날은 하루에, 단 한 페이지(한 장이 아니라)도 못 읽은 날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가 막혀 한 문장 한 단어를 읽고 또 읽다가, 도저히 진도를 낼 수가 없어서 덮게 되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구매는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명저도 이런 명저가 없습니다.

meteoros님의 댓글

작성자 meteoros (246.♡.133.103)
작성일 어제 09:51
소설을 시처럼 썼는데... 이런 것도 하이브리드라고 하나요?
문학에서는 이런 표현을 뭐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표현을 장편 소설 전편으로 소화시키는 작가의 창작력이 그저 경외스럽네요.

통만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통만두 (202.♡.209.220)
작성일 어제 09:51
멋 부린 문장이 아니고 말씀하셨듯 간결하고 명료해서 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쓴다면서 겉멋 부린 문장에 심취한 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싶습니다

민구니님의 댓글

작성자 민구니 (244.♡.8.194)
작성일 어제 10:00
저도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원티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원티드 (211.♡.178.80)
작성일 어제 10:05
시적 산문이란 말이 딱 와닿는군요. 비틀린 수미상관적 기법...시인의 감성과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는군요. 저 대목만 똑 떼어놓고 보면 오롯이 한편의 시네요.

홍콩트램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콩트램 (253.♡.148.181)
작성일 어제 10:16
@원티드님에게 답글 한강 작가는 시인이기도 하고 동화작가 이기도 하죠. 시집도 내셨고.

홍콩트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홍콩트램 (253.♡.148.181)
작성일 어제 10:15
저는 처음 소년이 온다 읽었을 때 ‘아 작가란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란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PWL⠀님의 댓글

작성자 PWL⠀ (119.♡.25.76)
작성일 어제 10:46
적어주신 부분을 읽다가 두 번 멈추고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아... 어마어마하네요, 정말.

루시드킹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루시드킹 (248.♡.147.254)
작성일 어제 10:46
몇주 전(한강 작가님 노밸문학상 수상전) 독서모임 때  소년이 온다를 읽었는데 제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에 이 구절을 낭독하고... 차가운 방아쇠 차가운 방아쇠, 따뜻한 손가락에 대해서 제 생각을 이야기한 기억이 나네요...한 문장 한 문장 머릿속에 그리며 가슴을 부여잡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냥젤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냥젤리 (106.♡.125.68)
작성일 어제 11:24
한강 작가

미피키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미피키티 (122.♡.20.162)
작성일 어제 13:54
전두광 물태우 및 동조한 모든 개객기들 개작두로 갈아서(썰고 또 썰고해서) 후쿠시마 앞바다에 뿌리는 꿈을 꿔봅니다.

BlackTiger님의 댓글

작성자 BlackTiger (59.♡.208.65)
작성일 어제 14:32
정말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예리하게 아픔을 전달하네요

HANK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HANK (210.♡.136.227)
작성일 어제 14:35
번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네요.

왕고양이님의 댓글

작성자 왕고양이 (14.♡.81.23)
작성일 어제 15:04
소년이 온다 첫 장부터 너무 힘들고 눈물이 흘러서 읽을수가 없습니다...
참고 읽고 싶지만 마음이 지금보다 강인해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슬리아님의 댓글

작성자 시슬리아 (220.♡.25.200)
작성일 02:05
방금 다 읽었습니다. 너무 먹먹하네요.
한강 작가의 이 상이 광주의 혼들을  자유롭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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