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파이란, 끝끝내 태우지 못하는 담배 한 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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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25 13:46
1,07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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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의 흑백요리사,

거기서 처음 보게 된 요리들.

나는 모른다.

저 요리는 무슨 맛을 낼까?

대충 짐작은 한다.

어떤 식재료가 들어갔는지 나오니까,

끓이고, 굽고, 쪼리고, 튀기고..

그런 맛이 나지 않을까,

그런 향이 나지 않을까?

어렴풋한 짐작이다.

짐작.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

모든 것들이.

접해본 것과

접해보지 못한 것.


상실감이라는 건,

가져본 자들만이 알 수 있다.

내 손 안에 있었으니까,

비록 지금은 손 안에 없을 지라도

한 번 만져봤고,

그 가치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있을 때는 알 수 없을 지라도,

없어졌을 때는 단번에 알 수 있다.

상실감이다,

잃어버렸다는.


상실감을 느껴보려면,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해 봐야 한다.

그래야 알 수 있다.

아, 나에게 그런 것이 있었지.


하지만,

파이란의 이 남자.

그에게 삶은 왜 이토록 어렵고 꼬이기만 했단 말인가.

어찌 못해 사는,

외롭고, 고독하고, 궁핍함에

오늘 하루를 살기 위해 입에

우걱우걱

무엇인가를 넣고 씹고 삼켜야 하는.


그에게

사랑이라는 건 없다.

가져본 적도 없고, 느껴본 적도 없다.


그에게

사랑이라는 게 있었다.

미처

손안에 넣어보지도 못한,

애타게 자신을 열망하던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미처

자신은 알지 못하던,

바보처럼 그 시기를 모두 놓쳐버린

그런 사랑이 있었다.


상실감마저

느껴볼 수 없던 이 남자의 사랑.



파이란,

끝끝내 태우지 못하던 담배 한 개비가

내내 가슴을 울린다.




끝.

댓글 7 / 1 페이지

Hyunman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Hyunman (112.♡.254.73)
작성일 13:5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풋내기일때 봤던 영화인데, 아직도 올려주신 사진 장면에서 최민식 배우님이 정말 서럽게 우는 장면이랑 이 영화 OST였던(?) 이수영님의 스치듯 안녕 노래는 기억에 또렷이 남네요.

뱃살마왕님의 댓글

작성자 뱃살마왕 (210.♡.107.100)
작성일 13:56
"세상은 나를 삼류라하고, 그 여자는 나를 사랑이라한다." 뭐 이런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 참 인상깊었습니다.

근데 몇년뒤에 장백지가 그런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줄은... ㅠㅠ

Typhoon7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Typhoon7 (2001:♡:8d62:♡:0000:♡:1b39:3ed9)
작성일 14:43
@뱃살마왕님에게 답글 갑질이 심한 인성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죠. 파이란 찍을 당시에도 (캐릭터 해석 차이로 인한
갈등 같은게 아닌) 문제가 있었단 말도 있고요.

kaygon님의 댓글

작성자 kaygon (175.♡.223.50)
작성일 14:10
이 때의 장백지를 좋아했습니다 ㅠㅠ

파이프스코티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파이프스코티 (2001:♡:d210:♡:389e:♡:536e:5aa3)
작성일 14:18
@kaygon님에게 답글 저두요

파이프스코티님의 댓글

작성자 파이프스코티 (2001:♡:d210:♡:389e:♡:536e:5aa3)
작성일 14:18
최애 영화중 한편입니다.

이룽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이룽가 (183.♡.218.97)
작성일 15:04
우는 연기에서 최고 중 하나죠… 먹먹해지면서 가슴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밀양 전도연이랑… 연기지만 저러다 쓰러지는거 아닌지 걱정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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