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게..
페이지 정보
본문
* 아래의 글은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놓은 글로 경어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누구를 힐난하거나, 특정 앙님을 대상으로 하는 글은 아닙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
.
.
.
마을의 잡화점 가게가 하나 있다.
몇 번 주인이 바뀌어서 들쑥 날쑥이긴 한데,
그래도 파는 물건들이 괜찮아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지난번의 주인은 좀 똑똑하더라.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하는 줄 알아.
손님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게 저렴하고,
그 가게도 손해를 보지 않을 만큼
아주 그 선을 잘 맞춰서 장사를 하지.
다른 가게보다 훨씬 관리도 잘 되고 이익도 괜찮으니까
손님들이 붐볐다.
단골들이 많이 생긴 거야.
그 주인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고 하니까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저 가게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지.
얼마 전에 새로 주인이 왔는데,
아.. 이 사람 장사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 모양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해놓았지 실속이 없어,
장사를 하려면 진득하게 자신의 가게에 대해 알아보고,
닦고, 정리하고, 관리하고, 홍보하고 하면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 한 경쟁 사회인데,
이 주인은 생각이 딴 데 있는 것 같아.
워낙 술을 좋아하다 보니,
아침에 잠깐 나와서 얼굴만 비추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주인이 앉아 있어야 할 빈자리는 엉뚱한 이들이 앉아 있어.
부인이 앉아 있을 때도 있고,
부인이 부리는 누군가가 앉아서 주인 행세를 해.
그러니 장사가 되겠어.
가게 앞에 펼쳐 놓은 물건을 훔쳐 가는 넘들도 있고,
흥정하는 듯 아주 값을 후려쳐서 사가는 넘들도 있고,
알고 보면 흥정하는 것 같은 건 그저 명분일 뿐이고,
주머니에 뭔가 찔러 넣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아주 헐값에 가게의 물건들이 팔려나가고 있지.
정작 주인이나 부인이나 그 물건값이 얼마인지도 몰라.
그들은 가게 운영과는 별개로 따로 인형 눈알 붙이는 거 하는데,
그 인형 눈알 붙인 거 사주면,
얼마인지도 모를 값비싼 가게의 물건을 같이 준다나,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 그런 걸 그냥 거의 공짜로 막 넘기는 거지.
대박이잖아.
뜨내기손님들이 붐비는 건 당연하지.
가게의 값비싼 물건들을 저렇게 거의 공짜로 가져갈 기회이니,
물건이 동나기 전에 너도나도 들러붙어 있지.
저러다 저 가게 문 닫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지,
그 전에 얼른 저 가게의 좋은 물건들 다 집어와야 하는데.
아..
그 가게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구나.
'대한민국'이라는 가게야.
지금 주인이 '윤 모 씨'라고 하던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