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파견되어 "을"로 일하는 중에 작은 언덕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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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적은 글에서 이어집니다.
링크 : https://damoang.net/free/2065463
한줄요약 : 초짜로 입사한 쬐끄마한 회사에서, 제게 맡겨진 일에 눌릴뻔 하다가 기사회생함.
※ 지난 번 글은 술 먹고 혼자 크게 빡친 채로 써서,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특정할 수 있는 표현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해당사항을 수정 후 이 글을 작성함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당시 제 폭로(?)로 프로젝트 지연의 귀책사유가 해당 대기업에 있었다는 것이 명백해 졌기에, 우리 회사의 퇴출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데드라인이 계속 연기되어 오늘(11/5)에 이르렀습니다.
평소라면 프로젝트 참여자 모두 파견지(대기업 건물 내 연구소)에 출근해야 했지만, 다른 인원들이 모두 외근이라 처음으로 저 혼자 파견근무를 했습니다.
그 동안 혼자 코드 상으로 해볼 수 있는건 대충 다 해본 상태로 특별한 답은 없는 상태라 멀뚱히 있기 뭐 해서 기존에 따 놓은 H/W 출력 데이터를 클럭에 따른 bit 단위로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람.
첫 데이터 뭉치 값이 개 요상하더군요.
그래서 (전에 절 살살 빡치게 만든 대기업) 직원을 부르려 했으나 이미 점심 먹으로 간 상태.
에라 모르겠다. 나도 휴식!
점심시간 뒤 그 직원이 와서 저한테 나름대로 이것저것 도움을 주려 말을 걸더군요.
(왜냐하면 프로젝트의 주체는 그 직원의 팀이라, 이거 망하면 그쪽도 큰 타격을 입으니...)
전 그 자리에서 말을 끊고 발견한 데이터 뭉치의 요상함을 알려줬습니다.
어? 이 사람이 이렇게 친절한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갑자기 공손(?)해 지더군요.
즉석에서 해당 부분을 담당하는 타 협력사의 담당직원과 원격회의를 마련해 줬고, 강제 소환된 그 분과 이것저것 얘기한 끝에 크리티컬 포인트를 도출, 그 직원과의 협력 하에 최종적으로 해당 부분의 아웃풋을 만들어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로서로 좋게 끝나서, 내일(11/6)은 강제(?)파견에서 자유로워지나 싶었는데, 그 직원이 나머지 마이너(?)한 문제를 해결하자며 절 또 부르네요.
이 프로젝트에서는 제가 명백한 "을"이긴 하지만 제 목소리를 내고 그 방안이 수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덧. 이 글도 술 먹고 쓰는 글이라능. [읭?]
하산금지님의 댓글
흐트러지지 마시고 계속 정진하다보면 언젠가 주머니를 뚫고 나오실 거라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화이팅~
metalkid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