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좀 듣고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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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누워있는데.자는거 같아요
이따가 장례식 해주러 가요
레오는 2014년생이에요.
펫샵에서 안팔려서
피부병이 생긴 레오를 보자마자
내가 꺼내줘야겠다해서 우리가 가족이 되었어요.
레오가 있은 뒤로
나는 집에 혼자있는게 무섭지가 않았어요.
어둠도 안무서웠어요.
사람 아들을 낳고
레오가 소외가 많이 되었어요.
그때부터 내가 누워있으면
와서 그릉그릉하며 꾹꾹이를 하는데
저는 그 소리가 너무 행복했어요.
너무 미안한데 아들한테 문제가 생겨서
더 못챙겨줬어요.
우리 레오는 한번도 소변실수도 안했어요.
화장실을 확인해보니
마지막도 응가랑 쉬야 잘 해놨네요.
작년에 레오 심심하지 말라고
1층으로 이사오고
베란다는 레오 위해서 큰 캣타워도 들이고
화장실도 좋은거
다 좋은거 샀어요.
미안해서요.
어제 분명 잘있었는데
꾹꾹이하다가 레오 발톱때문에 아파서
발톱 깎아준게 마지막이였어요.
나는 안방에서 자고
레오는 소파에서 안방을 향해 누워서 눈뜨고 떠났어요.
새벽에 거실에 좀 나와볼껄.
나는 레오때문에 너무 행복했고
깜깜한 집에 있어도 레오때문에 안무서웠고
울쩍하면 레오를 쓰담으면서 위로를 받았고요.
쇼핑할땐 레오 간식사면서
이건 좋아하려나 기대하면서 그것도
나는 행복이였어요.
지금 옆에 레오가 누워있는데
그냥 자는거 같아요.
레오한테 몇년동안 신경 못써줘서 미안하고
건강검진이라도 해줄걸 미뤄서 미안하고
나는 정말 레오를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그걸 말로 안해줘서 미안해요.
레오 밥그릇이랑 물그릇 보니
채워야하는거 같은데
이젠 그럴필요가 없는게 안믿겨요.
10년만 더 살고 가거라 항상 말해줬는데..
너무너무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꺼고
너는 내 아들이였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였다.
솔직히 너 없이 어찌 살지 모르겠다....
Winnipeg님의 댓글
ringmark님의 댓글
좋은 곳에 먼저 가서 잘 살고 있을 꺼라 기대합니다.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가시나무님의 댓글
가랑비님의 댓글
행복상자가 자꾸 넘쳐서,
행복한 어느날 떠나갔나 봅니다.
그래도, 먼길 가기 전에
발톱정리는 꼭 하고 싶었나 봅니다.
점점 자랄 아이와 가족을 위하여,
집안 구석구석 행복을 숨겨놓고 갔을 겁니다.
하트뱃살냥님의 댓글
잘 먹는 최애 간식이며, 낯선 신상 간식이며, 준비해 주시는 마음 다 사랑인 거 알았을 거예요.
펫숍에서 나온 그 순간부터, 긴 잠에 든 마지막 밤까지, 잔망루피님 곁이라서 행복했을 거예요.
날개달기님의 댓글
저도 반려묘 키우다보니 사람아이랑 다른 종류의 위로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르렁 소리, 번팅하며 치대오는 몸짓들.. 잔망루피님의 상실감이 너무 이해됩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보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이예요. 부디 잘 추스리세요
puplcld님의 댓글
우리가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와서 나눴던
좋은 감정들과 기억들을 다시 살려보면
레오도 보호자님이 너무 고맙고 좋았을 거에요.
너무 멘붕하지마시고 아이와 인사 잘 할 수 있도록
마음 잘 다독이기로.
아프네요. 하지만 나중에 레오만날시간까지
아직 해야할 일들이 많으니까요
좋은기억들 힘내서 떠올려보기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