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윤석열에 동조하는 사람이 암암리에 있는가? 막스 베버적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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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겨레 이 기사에서 가져왔습니다 : [유레카] ‘국민에 책임을 진다’…이태원 참사, 헌법 잊은 관료주의>
윤석열은 1950년대 이래 가장 특이한 형태의 권력을 가진 지배자입니다.
막스 베버는 권력이 폭력(또는 강제력)과 권위(또는 정당성)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며, 그 중에서 권위가 상실된 권력은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럼 권위가 권력의 중요 요소일진데, 막스 베버에 따르면 이는 3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첫째는 카리스마적 권위, 둘째는 전통주의적 권위, 셋째는 법적 권한적 권위입니다. 카리스마적 권위는 신이 하사한 것 같은 독특한 재능, 아우라를 통해 얻는 권위입니다. 이런 타입의 권위를 가진 사람은 박정희(빌런이긴 하지만), 반대편에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영웅적인 존재죠. 전통주의적 권위는 혈통과 같은 것을 통해 얻는 권위입니다. 이런 타입의 권위를 가진 사람은 박근혜죠. 본인 스스로의 아우라는 부족하지만 일단 혈통이 사람들에게 권위를 가져옵니다.
마지막으로 법적 권한적 권위는 정말 한국 현대사에서 찾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이런 권위는 개인적 카리스마도 없고, 그냥 법적인 권한만 가지고 있어서 지지율도 형편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나약해서 그 정권이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이런 류로는 윤보선, 장면과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는 마지막에 윤석열도 들어갑니다. 그래서 한국 현대사에서 어쩌면 되게 유니크한 존재에요.
(참고로, 막스 베버의 개념들은 다 이념형이라 현실과 다 들어맞진 않습니다. 유용하니깐 쓰는 툴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깊게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들먹여야 합니다. 하...)
암튼, 윤석열의 집권이 저 처참한 지지율에도 유지되는 것은 한국 현대사에서는 정말 독특한 일입니다. 이런 정부가 오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말보다도 형편없는 지지율과 말도 안되는 정책과 온갖 실정에도 유지된다는 것은 본래라면 있을 수 없지요. 그런데도 저항은 박근혜때보다 크지 않습니다. 온갖 입막음도 당연하다듯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느냐. 이것은 막스 베버 당시처럼 오늘날 한국도 관료제가 사회 구석구석까지 진행되었고, 수능 점수,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줄세우기와, 고시를 정점으로 한 줄세우기가 당연한 거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막스 베버에 따르면 관료제의 개념을 가져오는 요소는 분업화된 전문화, 위계서열 엄격, 문서주의, 연공서열과 능력에 의한 승진 등인데, 한국은 이런 고전적인 관료제 개념에 아주 잘 부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습니다.
특히 검찰은 이런 고전적 관료체제 그 자체죠. 그 수장이었던 사람이 수많은 지지를 확보하고 제대로된 선거 활동도 없이 뽑히는 것을 보고, 정말 한국이 위험하다, 대중민주주의가 관료제로 파괴되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한국은 이미 비슷한 이회창이란 정치인이 대통령이 못 되었던 나라죠. 그러니 윤석열은 정말 기묘한 현상인 겁니다.
한국에서 이 관료제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지난 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건에서 공기업 준비 학생들이 보여준 것처럼, 오히려 관료제의 틀을 벗어나는 이들에 대해 공격을 어마어마하게 하죠.
이 관료제에 물들어 있을수록, 그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윤가에 대한 입막음을 강요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히려 이 윤가를 지지하도록, 그 부패상이 드러나도 더 큰 목소리로 떠들어댑니다. 윤가는 이 관료제의 수장이자, 아이콘이자, 자신의 미래니 말입니다.
저는 매우 두려운 게, 이런 모습이 히틀러가 스멀스멀 집권으로 나아가는 시기의 독일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비관적으로 바라보던 현대의 가장 큰 병폐와도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 관료제라는 부분에 비판정신을 갖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윤석열이 나올 겁니다. 윤석열 자리를 한동훈이 노리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겁니다.
우리가 관료제가 진리라는 이 우물을 깨뜨리거나 탈출하지 않는다면, 솥에 삶아지는 개구리 마냥 한국사 최대의 퇴보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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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q.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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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나냉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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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tant79님의 댓글
과거제 도입 이후 출세의 유일한 통로가 과거를 통한 관료 조직 입성이었기 때문에, 우리 관념 속에서 관료제의 비중이 생각보다 큽니다.
관료조직을 시민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보는 게 아니라 국가 정체성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진영을 막론하고 이 관료제를 혁파하자고 하면 머릿속에서 제동이 걸리는 일이 많습니다.
FV4030님의 댓글의 댓글
윤석열이 당선되는 것을 보고는 이제 관료제화의 문제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ㅋㅋㅋ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