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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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타는 보일러.
한때 유명했죠.
불을 아래로 쏴서 내려가면서 열을 전달하고, 열이 상승하니 올라가면서 열을 다시 전달하고...
마치 뭔가 획기적인 듯한...
이제 20년도 더 된 거네요.
그런데, 전 이게 한국에 이슈가 되기전에 이러한 시스템의 보일러를 본적이 있습니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기관사로 일을 했었습니다.
그중에 1997년~1998년 탔던배가 조양랜드란 배입니다.
이 배가 제가 탈 당시 26년된 배였는데... (ㅎㄷㄷ 하게 오래된 선령의 배였습니다.)
독일인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유럽에서 건조된건 확실한 배였죠.
대형선박에 잘 채용하지 않는 가변피치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있었고,
역시나 선박에는 잘 채용하지 않는 V 타입의 엔진을 장착한 배였습니다. (하아.... 수리하기 정말 짜증납니다.)
중요한게 이건 아니고,
보통 기관사는 3기사때 보일러 2기사때 발전기,냉동기 1기사는 메인엔진 이렇게 보통 자기 담당을 갖게 되는데, 그건 보일러가 그만큼 간단해서죠.
구조상으론 주전자 물 끓이는 것과 동일하니까요.
그런데, 제 기억에 랜드에 있던 보일러가 (다른 배일수도 있긴 한데 이제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근데 맞을꺼에요. 암튼 1990년대)
거꾸로 타는 보일러였습니다.
정말 특이했습니다.
기름을 아래로 쏘고,
노즐 아래쪽 부분에 이그니터로 불을 붙이는...
참 희한한 구조지만, 정말 머리 잘 썼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독일 녀석들 대단해!! 라고 생각했죠.
그것도 무려 26년된 배니까.
그 기술도 최소한 1970년 초반 기술 이라는 거...
그런데 배에서 내리고 육지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획기적인 일이라고 광고 카피를 장착하고 귀뚜라미가 거꾸로 타는 보일러를 내놓습니다.
(뭐 특허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야 그쪽에 무지랭이라...)
그러면서 드는 첫번째 생각이 저게??? 왜???
이미 몇십년 전부터 있던 기술인데,
뭐 그냥 광고 카피인건가??
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또 드는 생각은 그때부터 귀뚜라미를 믿지 않았습니다.
하도 광고를 마치 최초인 듯 하게 해놔서...
이상 뻘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