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억에 남는 민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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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소에서 근무중입니다.
뭐 평소처럼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정도까진 아니고 소소하게 살짝 짜증났던 민원 몇 가지가 있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제가 종종 말씀드리는 건 시간 좀 지켜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보통 관리소 업무시간은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니다.
세대 민원은 말할 것도 없고 관리비 문의건 복도에 금연 안내문을 붙여달라는 등 건의 사항이 있건 차량 등록이나 이사나 공사 문의건 업무 시간에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전 아파트들에서 근무할때는 크게 짜증이 나지 않았었습니다. 첫직장은 신축 대단지로 정말 말도 못하게 많은 그리고 말도 안되는 내용의 민원이 하루종일 가득했습니다. 말 그대로 하루종일이요.
밤 12시 반 넘어서 싱크대 막혔다고 당장 오라는 전화도 기억에 남네요. 새벽에도 당연합니다.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 연락이 안오는 날이 일주일에 한번정도 있을까 말까하고 새벽에 1~2통은 당연하고 정말 2시 3시 4시 5시 6시 7시 한통씩 온 적도 있습니다.
거기서 일할때는 신입이고 다른 아파트 상황이나 보통 어떻다 하는 걸 아무것도 모를때니 제발 새벽에 자고 있을때만 오지 마라.... 수준이었고
그 다음 아파트는 8시 안쪽.. 아주 가끔 10시 정도 새벽엔 없는 수준이고 애초에 6시 넘거나 주말이나 빨간날에 민원 전화가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 있는 정도 여서 웃으면서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파트는 세대 수는 비슷한 정도인데 민원은 전 아파트에 비해 몇배쯤 되더군요. 저녁이나 주말에 당연하다는 듯이 전화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십니다.
이게 자주 있으니 전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더군요.
본론으로 최근 기억에 남는 몇 가지는 새벽 5시에 전화해서 난방을 어떻게 켜냐고 묻는 전화였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온도조절기로 켜시면 됩니다."
"아. 켜지네." 전화가 끊어집니다.
밤 11시쯤 전화가 와서 방하나가 난방이 안된답니다. 가서 봤더니 난방은 정상적으로 들어가고 있고 불만이 생길정도로 약한거 같긴 한데.. 세대 위치나 그런 것에 따라 다르니 방법이 없습니다.
애초에 저희는 세대 입구까지만 난방이 잘 들어가면 나머지는 세대에서 처리할 문제입니다. 게다가 베란다를 줄이고 방을 연장한 곳이라 그것도 영향이 클것 같구요.
설명 드려도 갸웃갸웃하시더니 관리소에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건 아니냐고 자꾸 물으십니다... 챗바퀴 돌듯이 다시 설명 드리고 다시 설명 드리고 한참 잡혀 있다가 나왔습니다.
또 오늘은 갑자기 전화와서 자기가 큰 텐트를 말려야 하는데 관리실 옥상에 좀 말려도 되냐고 하네요. 관리소가 아파트 가운데 쯤 있고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세대 창문으로 보면 바로 보이는데 분명히 민원 들어올거라 곤란하다고 말씀 드렸더니 여기는 어떠나 저기는 어떠냐 하시는데 말하시는 곳이 전부 눈에 잘 띄고 분명 문제 생길 곳들 입니다.
민원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럼 일단 말리고 민원 오면 나한테 전화하라고 하시네요. 그것도 곤란하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으시길래 세대 개인물건이기 때문에 저희가 해결책을 드리기가 곤란합니다. 라고 말하는 중간에 그냥 전화가 끊어지네요.
욕을 들은 것도 아니고 몇 달에 한번 있는 잠도 안올만큼 억울한 일이 생겼던 민원도 아니고 사소한 건데 기분이 불쾌하더군요.
오늘 하루만 정말... 사소한 건데 평일 업무시간에 하셨어야할 전화가 지금까지 6통 정도 방문이 2건 정도 있네요. 이게 종종 있는 일이면 웃어 넘기겠는데 특히 요 2달정도 평일도 낮에는 작업하고 밤에는 세대 민원을 4~5세대 가는 일을 매일 하니 지칩니다.
제발 읽으시는 분들는 관리소에 일이 있으실때 시간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간단히 적으려고 하는데 글이 엄청 길어지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Badman님의 댓글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부서지는파도처럼님의 댓글
서로 예의만이라도 잘 지켰으면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니까요.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아파트 마다 다르지만 입사할때 적는 서류중에 너네 업무시간 대부분이 대기시간이지? 그러니까 고정적으로 일을 하는게 아니라 대기하고 그러니까 쉬다가 사고 터지면 움직이는 일이지?
쉬는 시간이 많으니 너네 근로기준법 영향 안받아. 라는 서류를 작성합니다. 경비원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낮에 일시킬 사람을 따로 뽑을 수 없으니 그냥 작업 시키지요. 낮에 일하는 사람 그것 뽑을 여유도 없는데 밤에 작업할 사람 수당 다 줘가면서 뽑는건 상상도 안되네요.
그리고 다른 문제는 퇴근하고 와서 문제를 알게 되는 건 알겠는데 긴급한 문제 아니라면 다음 날 낮에 연락해도 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밤에 알게 되서 바로 처리해야하는 문제면 저도 이해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언제 처리해도 전혀 상관 없는 일을 몇 시가 되었건 연락하십니다.
부서지는파도처럼님의 댓글의 댓글
어떤 사람은 '내가 내는 관리비가 얼만데!' 하는 마음으로 갑질을 하기도 하더라구요. 인류애가 사라지는...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일하면서 점점 더 강하게 느끼는 건 관리사무소나 직원들이야 말그대로 서비스로 그냥 해드려도 되는 부분은 있는데
일단 대화만 통해도 좋겠습니다. 이건 저희가 손을 못대요. 라고 이유랑 같이 설명 드려도 한번에 들으시는 분은 정말 수십분중 한분이고 세번은 설명 드려야 납득은 못했는데 안해주니까 별 수 없지라는 듯한 불만 가득한 표정만 지으시는 경우나
또 저희 업무가 늘어나는 것과는 별개로 기본적으로 아파트건 주택이건 이정도는 알고 계셔야할텐데 이정도는 직접 하셔야 될텐데 라는 일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수도 전기 소방 부분은 더 그렇습니다.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때 방화셔터를 못찾으셔서 피해가 더 커진 사례를 교육에서 들었는데
요즘 시대에 수도나 전기나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들이고 소방도 무조건 시설 되어 있는 거고 안전과도 관련되어 있으니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알고 계셨으면 좋겠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로우24님의 댓글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고 법적으론 안되는 건데 급하니 그럴 수 있지 라는 부분은 수도가 고장나서 물이 안나온다거나 또는 사용하시다가 부러지거나 해서 물이 안잠겨서 물이 계속 나온다던가. 혹은 전기가 안된다거나 하는 부분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처리하는 부분들은 대부분 간단한 문제들이고 원래 세대에서 알고 계시고 또 처리해야 하는 문제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세대 수도 메인 벨브를 잠그거나 두꺼비집에서 차단기를 올리거나 사용하시는 전기기기들이 누전이라 그걸 찾아서 뽑거나 하는 집에 대한 간단한 지식들은 저희 일이 늘어나는 것과 상관없이 실생활에 필요한 내용이니 알고 계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직접 처리할 줄 알고 계셔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완전히 문제 없이 낮이겅 밤에 연락해도 되는 민원들은 기본적으로 공용부 민원들입니다. 오히려 감사한 것들입니다.
저희가 순찰할때 문제 없었지만 하수관이나 오수관이 갑자기 막혀서 물이 떨어지고 있다거나 해서 바로 업체 연락해서 작업해야한다던가 어디 계단이나 시설물이 파손되서 사람 다니는 걸 막지 않으면 모르고 가다가 다치겠다 이런 거 라던가
소방이나 아파트 단지 전체 정전이나 전체 단수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긴 한데 그건 저희쪽에서 먼저 파악되는 것들이면서 원래 이런거 하라고 당직 서는 것들이고 생각 나는 건 이정도겠네요.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들입니다. 아 기억나는 경험은 트럭이 지하 주차장 높이 보다 더 높은데 들어오려다가 몇 미터 이상 출입금지 적혀 있는 철로 된 안내판이 떨어져서 그걸 치운다던가 뭐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겠네요.
기본적으로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공용부를 관리하는 사람들입니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기본적으로 낮이건 밤이건 직접 하시거나 업체를 부르셔서 해야하는 일들입니다.
거기에는 난방이 안되거나 월패드라거나 현관문이라거나 주방 티비라던가 전기 콘센트나 스위치가 안되거나 하는 모든 일들도 포함해서 직접 처리하시는게 맞는 일이긴 합니다.
하늘색님의 댓글의 댓글
그냥 필요하시면 관리소에 전화하셔서 물어보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드리면 그렇구나 하고 사설 업체 알아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파트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해드릴 수 있는 일들은 해주실 겁니다.
아브람님의 댓글
언젠가 밤 12시에 관리사무고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동대표 전번은 미공개라 전화올일 없는데 전화왔다는건 악성민원입니다.
받았더니만 역시나입니다.
앞동에서 개가 짖는데 동대표가 문따고 들어가서 개소리 안나게 조치를 취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어이가 없어서...
납의집 문따고 들어가는건 불법이라 안됩니다.
라고 했더니...당신 업무를 그따위로 하냡니다.
당장 관리사무소 와서 해결하랍니다.
일단 고정하시라 하고...
관리사무소 직원 연결해서 해당세대 주인바꿔서 개 안짖게 조치하라고 했습니다.
집주인이 외출중이었는데 30분후 집에 들어가면서 해결되었네요.
관리사무소 일하시는 분들 고생많으신거...압니다.
기상천외한 민원이 많습니다...
그레이맨님의 댓글
심혼에담다님의 댓글
관리사무소/경비 민원을 줄이는 방법은 주민이 주민을 대응하는 것이데, 동대표가 갑질하거나 뒷짐지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
저희는 관리사무소/경비 분들이 강성 민원인 응대할 때 녹음 하라고 하고, 캠도 지급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 선에서 해결할 수 없는 민원은 입대의 결정(의결) 필요하다고 얘기하거나 회의에 참관 시키라고도 했습니다.
아, 저희는 민원 때문에 주차 스티커도 공동체활성화단체 조직해서 주민이 직접 감시하고, 부착합니다.
논병아리님의 댓글